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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10.30 [2024년 신혼여행기] 7편 - 몰디브 3일차 8

[2024년 신혼여행기] 7편 - 몰디브 3일차

 

 

50.

몰디브는 휴양지라 딱히 적을 내용이 없어서 5일치가 한 편이 될 줄 알았는데 하루에 한편꼴로 글이 나오니 신기함. 오늘은 아침부터 바다 구경하러 테라스 나갔다가, 문 닫는 순간 테라스가 잠겨버려서 아내와 함께 테라스에 갇혀버림. 버틀러 Longey 한테 우리좀 꺼내달라는 메시지 보내서 직원이 와서 우리 구해주고 감.

 

51.

일찍 나와서 Amaany에서 아침 먹은 후, Splash(바카루 리조트 내의 레저업체) 가서 오리발도 빌리고 카약 타는 것도 신청함. 카약 타고 리조트에 바로 붙어있는 샌드뱅크라는 관광용 모래섬 가보려고 했는데(카약으로 15분 거리라고 함), 가는 중간에 되돌아옴. 아내는 노 젓기가 힘들어서, 나는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파도가 거세지길래 무서워서 돌아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임. 그래서 바다에 뜬 채 30분 정도 놀다가 돌아와서 카약 반납함.

* 카약 타기랑 오리발 대여는 무료임(나머지 액티비티들은 돈 내고 해야함)

 

52.

돌아와서는 삼각대 갖고 나가서 오버워터빌라 근방에서 사진 찍음. 예쁘게 잘 나와서 좋았음.

 

53.

그리고 대망의 스노클링 재도전을 하러 감. 이번에는 방에서 이어지는 바다 말고, 방에서 1분정도 거리에 스노클링 할 수 있도록 바다로 이어둔 공용 계단이 있었는데, 그쪽으로 가서 하기로 함. 거기가 블루홀(근방보다 수심이 깊어 바다가 푸르게 보이고 물고기가 많이 사는 곳) 바로 앞이라 스노클링 포인트라고 했기 때문. 아내와 함께 오리발까지 풀템 장착하고 거기서 스노클링 재도전을 함.

 

53-1.

스노클링 재도전 전에 짤막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오리발 사이즈 너무 크게 빌려와서 교환하러 가는 길에 싸움난 한국 커플을 본 것임. 둘 다 스노클링하러 나왔다가 뭔가 빠뜨려서 되돌아가야 하는데 룸 카드키를 놓고 나온 정황이었음. 여자가 "오빤 늘 그런식이야!" 하고 있었고, 남자는 지네 방 바다로 이어지는 계단 통해 들어가서라도 문 열겠다고 뛰어내리려고 하고 있었음.(다이빙 금지구역이었기 때문에 진심이라기보단 남자 나름의 시위같았음) 결국 지나가던 직원이 문 열어주긴 했는데, 뭐랄까... 수습도 쉬운 문제인데 저렇게 별 거 아닌걸로 싸우는 걸 보니 새삼 우리의 결혼생활에 감사하는 마음이 듦

 

53-2.

본론으로 돌아와서, 스노클링은 정말 엄청났음. 아내가 왜 어제 우리집 앞은 물고기가 없는 편이라고 했는지 확 느껴졌음. 엄청난 종류의 각양 각색의 물고기들이 엄청난 수로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는데 가히 장관이었음. 아주아주 신비롭고 재미난 광경이었음. 그래서 구경하러 그 근처 이곳 저곳을 헤엄쳐다님.

 

53-3.

공포감도 덜했음. 숨이 잘 안 들어오거나 바닷물이 살짝 들어오는 상황이 또 생기긴 했지만, 숨은 잠시만 기다리면 그 다음번에는 다시 잘 쉬어졌고, 바닷물은 기구 문제라기보다는 나도모르게 오래 수영하다보면 입을 벌려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음. 여튼 위기가 생겨도 전보다 잘 대응이 되었고, 이게 되기 시작하니까 스노클링이 재밌어졌음.

 

54.

한참 놀다가 돌아와서는 또 라면 먹었음. 신라면이랑 불닭볶음면 먹었고, 햇반도 물중탕해서 고추장소스랑 비벼먹었는데 아주 맛있었음. 그리고 쉼.

 

55.

돌이켜보면 나는 싫은 건 곧죽어도 안 하는 사람이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싫은 걸 해보게 됨. 싫은 걸 해보다가 좋아진 건 더더욱 오랜만이었음. 사실 아내는 혼자라도 다녀오겠다고 했지 같이 하자는 그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았음. 그저 신혼여행지에서 부부가 찢어져 다니는 게 아무리 봐도 적합한 형태의 신혼여행은 아닌 듯 해서 내가 알아서 꾸역꾸역 따라간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나름으로는 아내한테 맞추기 위한 노력이었는데, 이렇게 조금씩 진정한 결혼을 이뤄나가는 것 같아서 뿌듯했음. 그리고 뭐가 됐건 같이 하니 더 재밌고 좋았던 것 같음. 해서, 몰디브에 대한 생각은 하루만에 다시 바뀜. 좋은 휴양지인 듯 함.

 

56.

쉬면서 샤워기 필터 교체도 했음. 황색으로 변색되어 있었기 때문. 어제 기록에서도 다뤘지만, 이게 아무래도 수질은 우리나라보다 덜 좋아서 그런지 필터 챙겨온 게 확실히 잘한 것 같음. 가령 세면대에서는 세수를 해도 얼굴이 계속 미끈거렸음. 그래서 결국 필터 단 샤워기 쪽으로 와서 마무리하곤 했음. 여튼 그런 거 하다가 시간 맞춰 자전거 타고 저녁 먹으러 오누로 감.

 

57.

오누 예약은 18:30 이었는데, 우리가 18:10쯤 도착하니 아직 오픈 전이라고 잠시 후에 와달라고 함. 그래서 근처 VAKKARU RESERVE(추가요금 내고 비싼 와인 먹는 곳)랑 CAVANA(풀장이 붙어있는, 술 파는 곳)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옴.

* VAKKARU RESERVE 추가금 있는게 맞는지 정확히 모르겠음. 어차피 안 갈거라 따로 안물어봤음.

 

58.

오누는 아주 좋았음. 직원들도 다른 곳들에 비해 친절하고(자주 찾아와서 필요한 거 물어봐주고 농담도 건네고 가곤 함), 음식도 아주 맛있었음. 다 맛있어서 비슷비슷했지만, 그래도 그 중 오누가 조금 더 맛있었던 느낌. 인테리어도 엄청 예쁘게 신경써놨던데, 이게 가만히 보니 오누는 바다뷰가 아니라 숲 속에 있어서 그런 것 같음. 라군바, 바쿠는 바다나 해변이 보이는 식당이다보니 뷰가 너무 큰 장점인데, 오누는 숲 속에 있다보니 뷰 부분을 화려한 인테리어와 테이블 데코레이션으로 채운 느낌. 거기에 직원들의 친절도까지 얹었고. 여튼 그래서 밥도 맛있고 직원들 덕에 기분도 좋아서 거기서는 우리쪽 담당하시는 여자분한테 3불, 싱글벙글맨 남자분(이름이 AZZAM이었던 듯)한테 3불 팁 드리고 옴.

 

58-1.

오누 메뉴중에 쌈장스테이크라고 HB+여도 추가금이 붙는 메뉴가 있었는데, 유명하다고 해서 주문해서 먹어봄. 고기 질이 엄청 좋은 것 같다는 느낌들 들었는데(알차고 묵직한 느낌), 아주 맛있긴 했지만 엄청나게 유명할 정도까진 아닌 느낌이었음. 추가금 20불이었는데, 계산확인서(서명용. 실제 계산은 체크아웃할 때 일괄로 함) 보니 서비스팁 10% 로 2불, 세금 3불 정도가 붙어서 25불 나왔음.

 

58-2.

그러고보니 도착해서 밥먹는 와중에 버틀러한테 저녁먹으러 태워다주냐고 연락이 옴.(18:36에 연락이 옴) 식사시간이 지나서 온 연락이라 웃겼지만, 괜찮다고 답 보내줌. 근데 본인도 민망했는지 식당 찾아와서 돌아가는 길은 자기가 태워다줄테니 필요하면 얼마든지 연락하라고 하고 감.

 

58-3.

첫 칵테일은 나는 맨하탄, 아내는 모히또를 주문함. 멘하탄은 약간 청주 느낌이 나는 도수 높은 진한 술 느낌이어서 별로였고, 모히또는 역시나 맛있었음. 두번째는 나는 교토브리즈, 아내는 마르게리따 패션후르츠 버전을 시켰는데 둘 다 맛있었음. 보통 맛있는 칵테일은 쥬스같은 맛이 나는 듯. 마르게리따도 후르츠 버전으로 하니 컵 주위에 소금을 안 둘러서 맛이 아주 좋았음.

 

59.

밥먹고는 라군바 가서 칵테일 한 잔 더 함. 나와 아내 각각 섬머 소울, 쉐도우 인 다크 주문했는데 둘 다 아주 맛있었음. 시그니처 칵테일 부분에 있는거라 추가금 나오는 거 아닌가 하며 시켰는데, HB+라 추가금 없었음. 앞으로는 시그니처 칵테일 쪽에서 시켜야겠다고 생각함. 뭔가 기본 칵테일들보다 더 맛있는 거 같음. 먹는 와중에 옆에 있는 외국인이 말을 걸었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대화가 중간에 끊김. 영어공부 해두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 새삼 듦

 

60.

끝나고는 코코넛클럽이라고 각종 실내스포츠랑 보드게임들 있는 놀이장이 있는데 거기 감. 가서 탁구도 치고, 축구 게임도 하고 철판 위에 떠다니는 원판 넣기(이름 찾아보니 에어하키라고 함)도 하고 재밌게 놀았음. 탁구와 에어하키는 내가 이김. 축구 게임은... 사실 부부가 와서 함께 즐겁게 노는 게 중요하지 승패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함. 여튼 그러다가 10시쯤 버틀러한테 연락해서 데리러 와달라고 함. 집 와서는 씻고 바로 잠.

 

60-1.

버틀러 운전 보면서 새삼 기억이 났는데, 얘네는 교육이 되게 잘 되어있는 것 같음. 가다가 반대편에 사람 오면 눈부실까봐 라이트 끄고 비상등 키고 있다가 지나가면 출발하는 디테일도 있고, 언젠가 아침 먹을 때 쌀국수 주문하니까 주는 나무젓가락이 좋아서 빈그릇 내어놓을 때 나무젓가락은 식기쪽으로 빼뒀는데 다음 접시 담으러 다녀와보니 나무젓가락이 새걸로 교체되어 있었음. 조식 뷔페에서 과일 주문하면 현장에서 깎아서 주는데, 과일 상태가 안좋은 날에는 시식용으로 하나 깎아주면서 "오늘은 망고가 좀 신데 괜찮냐" 같은 식으로 물어봐주기도 함. 5성호텔이라는 건 이런 섬세한 서비스에서부터 만들어지는구나 싶었음.

 

 

 

<사진 & 영상>

테라스에 감금되면 보이는 풍경.
가까이 가보면 문고리가 걸려있는 게 보인다. 한국에서 카드로 잠긴 문 열 때처럼 미세한 물건 집어넣어서 걸쇠를 위로 올려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사실 한국에서도 한 번도 성공 못해본 방법이었음) 다행히 핸드폰은 갖고 나갔어서 직원에게 구조요청을 할 수 있었다.
"오빤 늘 그런식이야!"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53-1 참고) 저 노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남자가 뛰어내리겠다고 걸터앉았던 부분이다.
블루홀 가러 집 나오는 길에 경치가 멋져서 찍음

 

블루홀쪽에서 스노클링하면서 찍은 영상

샤워기 필터 교체하기 전에 나란히 놓고 찍은 사진. 이틀정도 쓰니까 오른쪽처럼 변색됨.
노을 질 때의 풍경. 아주 멋지다. 오누 가는 길에 찍었던 것 같아서 7편에 첨부함.
오누 실내
오누 야외
오누 스타터. 왼쪽에 있는 게 참치샐러드다. 아내가 찾아본 블로그에서 오누 참치타다끼 맛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메뉴판 한참 찾아봤는데, 알고보니 타다끼는 그 블로그 주인이 멋대로 했던 표현이고 메뉴명은 튜나 샐러드였음. 역시 블로그는 믿을 게 못 된다. 그래도 처 참치는 매우 맛있었음. 다른 스타터 하나는 앞뒤로 놓여있는 건 똠양꿍인데, 고수향이 진해서 별로였다.
오누 메인. 생선은 캐치 어쩌고였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근데 굉장히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래는 쌈장스테이크이데, 저 어디에 쌈장이 들어가는 건지 잘 모르겠다. 고기에 쌈장이 발라져있지도 않고, 나온 소스도 쌈장이라기엔 좀 묽고..(묽은 고추장 느낌) 여튼 이름은 안 어울렸지만 고기는 매우 맛있어서 잘 먹었다.
오누 디저트
오누에서 밥먹고 라군바로 자리 옮겨서 마신 칵테일. 왼쪽이 '쉐도우 인 다크', 오른쪽이 '썸머 소울' 이다. 왼쪽은 이름만 어두울 뿐 먹어보면 달달한 맛이 난다. 오른쪽도 맛있다. 여러개 먹어보며 느낀건데, 칵테일들은 달달한 쥬스 맛이 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코코넛 클럽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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