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전세 → 전세 이사시 이사일에 따른 고려요소

 

작년 7월경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하며 전세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에 대한 얘기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내용이 길어질 수 있어 서두에 표를 통한 요약을 적어놓았고,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 이야기의 상당부분은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이론적임을 미리 밝혀둔다. 실제로 큰 문제가 발생했던 것은 아니라는 의미며, 여러가지 문제들 사이에서 예민함이 매우 심해진 내가 모든 불안에 대비했던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현실에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전세금을 돌려받는 것이 걱정인 상황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름 괜찮을 것이다.

 

목차는 크게 문제/대응/여담 - 의 3가지다.

 

----------------------------------------------------------------------------

 

 

1. 문제

 

 문제의 임차목적물은 신길역 3번출구쪽 중마루 공원 근방의 오피스텔이었다. 신축이어서 22년 7월경에 첫 입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는 과정에서도 신탁물건이어서 고민을 꽤 했었다. 다행히 이리저리 알아봐도 문제소지는 없어 입주를 했었고, 혼자 살 집이라 전입도 당연히 나 하나만 했다. 그런데 나갈 때가 되니 이게 오피스텔이라는 것과 내가 단독전입이 되어있다는 것 두 부분에서 고민이 생겼다.

 

 

① 오피스텔

 

 개인적인 경험들에 기반한 얘기긴 하지만,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기간텀이 긴 수요가 잘 없다. 2~3개월 후에 들어오겠다고 날짜를 맞춰놓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다. 정말 길어봤자 두 달이고, 보통은 한달 내로 입주를 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나는 아파트로 집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파트는 2~3개월 정도로 텀을 두고 입주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에 맞추려면 나도 미리미리 집을 알아봐야 했다. 정리하면, 오피스텔 새 입주자가 구해지는 걸 기다렸다가 그 날짜에 맞춰 내 아파트를 알아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극단적인 경우, 오피스텔 계약만료일 언저리까지 기다리다가 새 입주자가 구해졌는데 2주 후에 들어오겠다고 하면 망하는 거였다. 2주 내에 집 알아보고 은행 들러서 대출 금리 비교해보고 관련 서류 준비하는 등의 절차 진행이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약만료 2~3달 전쯤부터는 오피스텔 신규세입자 확보 여부와 무관하게 나는 내가 갈 집을 알아봐야만 했다.

 

 

② 단독전입

 

 단독전입이기 때문에, 나는 전입을 옮기는 순간 무조건적으로 대항력을 상실할 수 밖에 없었다. 대항력을 유지하는 방법은 임차권등기를 걸고 난 후 전출을 가는 방법 뿐인데, 이것도 무적의 방법은 아니다.

 

[1] 임차권등기는 전세계약의 계약만료일이 지난 이후에만 접수가 가능하고,

[2] 접수일로부터 등기일까지 통상 2주 정도가 소요되며,

[3] 등기시점에 전입을 유지하고 있으면 이후에 전출을 가더라도 효력발생일을 전입일로 소급하여주지만 등기시점에 타 주택으로 전출을 가 있으면 효력발생일이 등기일이 되기 때문이다.

 

 가령 내가 8/1 에 기존 주택 계약이 만료되어 8/2 에 임차권등기 접수를 했고, 8/16 에 등기가 완료되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기존 주택 계약만료일의 익일인 8/2 을 입주일로 하는 신규주택을 계약을 잡아놨는데, 신규주택 전세대출을 내주는 은행에서 입주일 기준 3일 내로 신규주택으로 전입 후 등본제출을 하라고 한다고 가정해보자.(*1) 그러면 최소 8/5에는 기존 오피스텔에서 전입을 빼야 하며, 이에 따라 8/5~8/15 사이에는 그 오피스텔에 대한 내 권리가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이 경우 그 사이에 집주인이 저당권 등의 물권을 잡아놓거나,(*2) 새로운 세입자를 급하게 받아버리면 8/16 에 임차권등기가 완료되어도 아무 의미가 없다. 이미 더 빠른 날짜로 잡혀있는 다른 권리들이 있기 때문에 후순위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집주인이 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8/13 에 신규 세입자를 받아버린 후 오피스텔에 문제가 생길 경우, 오피스텔을 처분해서 돈이 나오더라도 8/13 세입자에게 먼저 변제가 이루어지고 8/16 등기자인 나는 거기서 남은 돈만 변제받게 된다.

 

 즉, 새 집으로 전입을 옮기기 전에 (1) 전세보증금을 반환받거나 (2) 임차권등기를 걸어서 1순위 임차권을 확보해놓지 않는 이상 그 이후로는 내 전세보증금을 확실히 반환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이다.(*3)

 

 * 1 : 전입 후 등본제출은 모든 은행이 요구한다. 해당 대출자금이 전세금으로 쓰인 것이 맞는지, 다른 자금으로 유용된 건 아닌지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요구기한은 다를 수 있는데, 카카오뱅크의 경우 전입일로부터 3일 이내였다.(만약 "전입일로부터 한달 이내" 같은 식으로 요구기한이 널널한 은행에서 대출 예정이라면 이 글은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 2 : 임차권등기는 접수일부터 등기일까지 소요기간이 길지만, 저당권 같은 물권은 접수 당일 설정되어 효력발생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먼저 접수된 임차권보다도 늦게 접수된 저당이 더 선순위가 될 수도 있다.

 * 3 : 보증보험도 1순위 임차권등기가 없으면(임차권등기를 안 걸고 나가거나, 전출 이후에 걸어서 후순위가 되는 경우) 이행해주지 않는다. 대충 이런 포지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야 네가 1순위 임차권까지는 만들어와야 내가 그걸로 집주인하고 싸워서 돈 다 받아내지. 2순위 임차권 가지고는 3천 정도밖에 못 받아낼텐데 지금 이걸 가져와서 너한테 전세금 3억 선변제 해달라는거야? 그런 건 우리도 못 받아줘."

 

 

 

2. 대응

 

 

① 총론

 

 우선, "이렇게만 하면 전세보증금을 100% 지킬 수 있다." 같은 무적의 방법은 거의 없다.

 

 이론상 전세보증금 전액을 확정적으로 돌려받는 경우가 하나 있는데, (1) 전세보증금 전액에 대해 전세보증보험이 가입되어 있고, (2) 새로 옮길 집에 전입을 강제당하지 않으면(=기존 집에서 전입을 안 빼도 되면) 된다.(*4)

 

 이 경우 계약만료일 이후로도 계속 기존 집 전입을 유지하고, 임차권등기를 완료한 후 보증보험사에 사고처리를 하면 된다. 그러면 보증보험기관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선지급 받을 수 있다. 그 뒤는 보증기관과 집주인간의 문제라 신경쓸 필요가 없다.

 

 물론 이 외의 경우에도 날짜 맞춰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기만 하면 웬만하면 전세금을 돌려받기는 한다. 다만 예외적이고 극단적인 1%의 경우(*5)가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100%라고 할 수 없을 뿐이다.

 

 * 4 : 만약 단독전입이 아니면 확정적으로 돌려받기는 비교적 쉽다. 최초에 가족과 함께 입주해있으면, 새 집 옮길 때는 전세대출 받을 사람만 전입을 빼고 다른 사람은 남겨둬서 대항력을 유지하면 된다.(단, 후술하겠지만 최초 계약시점부터 함께 입주한 것이 아니라 중간에 전입해온 경우에는 대항력 승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 5 : (Ex) 새로운 세입자한테 전세금 받으면 돈 준다고 해서 이사했는데, 3일이 지나도록 집주인은 돈을 안 주고 나는 새 집 은행대출때문에 전입 빼야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그 상황에선 새 집으로 전입을 안 옮기면 일단 은행에서 대출회수가 들어오기 때문에 전입을 옮기는 건 필수고, 그 이후는 소송을 통해 돌려받거나 해야하는데 집주인이 변제능력이 없는 등의 문제가 있으면 100% 현금반환이 어려울 수 있다.

 

 

② 각론 : 나의 경우

 

 나는 기존 오피스텔에 새 입주자가 들어오는 걸 더 기다릴 수가 없는 여건이어서 기존 집 전세계약 만료일에 맞추어 새로운 집에 계약을 해뒀고, 새로운 집 입주와 관련한 전세대출이 예정되어 있어서 새 집 계약시작일(=기존 집 계약만료일)로부터 3일 내에 전입신고가 강제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집주인이 퇴거 4개월 전 퇴거 예정과 전세금 반환에 대해 얘기할 때는 "지금까지 날짜 못 맞춘 적 한 번도 없었다, 이사일(계약만료일) 맞춰 전세금 반환 해주겠다"고 하다가, 날짜가 다가와도 세입자가 안 구해지자 세입자가 구해져야 돈을 줄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집주인의 언행이 계속 있어서, 불안해진 나는 현 상황에서 가능한 대응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 인터넷 검색, 관계기관(주택도시보증공사(HUG)) 및 법률전문가들(대한법률구조공단, 법무법인 3곳)의 조언을 기반으로 한 내 최종 대응은 아래 2가지였다.

 

[1] 엄마를 기존 오피스텔로 전입신고하여 내 전입이 빠져도 (1) 전입, (2) 점유가 유지되도록 함

 : 승계를 통해 대항력 유지하다가, 유사시 1순위 임차권등기를 걸고 사고처리로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으려는 목적

 * 본 계약자의 전출에 따른 대항력 승계가 되려면 (1) 최초 계약시점부터 가족(직계존비속, 형제 등)이 함께 입주하여 거주해왔거나 (2) 배우자가 전입해 있어야(배우자는 특수관계라 중도전입시에도 대항력 승계가 인정된다고 함)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법무법인 2곳), 배우자 아닌 가족의 중도전입이더라도 대항력 승계를 입론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서(법률구조공단, 법무법인 1곳)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진행했다.

 

[2] 반환확약서(금액·반환일정 명시 필요, 인감날인(or서명) 필요) 및 인감증명서(or본인서명사실확인서) 요구하여 수령

 : 바로 위 [1]번 계획이 실패(=대항력 승계 인정 X, 1순위 임차권 설정 X)하고 송사가 벌어졌을 때, 사기죄 형사소송을 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두어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 반환을 압박하려는 목적

 * 반환확약서를 받아두면 사기죄로 형사소송을 걸 수 있다고 한다. 이러면 임대차계약 위반 민사소송과 사기죄 형사소송이 모두 가능하여 유사시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서 법정싸움을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집주인 입장에서도 그 상황이 부담이 될테니 최대한 열심히 전세보증금을 반환하려고 할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 집주인이 법인임대인일 경우 법인 파산 등의 이슈가 생기면 개인 재산으로라도 반환하게끔 반환확약서에 연대보증도 받아야 한다. 즉, [ㅁㅁㅁ 대표이사 김철수] 뿐만 아니라 [연대보증인 개인 김철수] 의 인감날인(or 서명)과 인감증명서(or본인서명사실확인서)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아래에 이를 반영한 서명란 예시를 만들어봤으니 참고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세입자는 내 계약만료일로부터 10일 정도 텀을 두고 들어왔고, 집주인은 그 날 그 세입자로부터 돈을 받아 내게 전세금을 반환했다. 따라서 다행히 임차권등기를 걸거나 형사소송을 넣을 필요는 없어졌다.

 

 

3. 여담

 

 이번 일을 겪으며, 전세제도의 허술함에 많이 놀랐다. 상당히 큰 돈이 오고가는 시장인데도 제도의 완결성보다는 거래자들간의 신뢰가 시장의 기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보증보험 제도도 당황스러웠는데, 평범한 1인가구에게는 효용이 있기가 어렵고 역설적이게도 돈이 많은 사람들만 보증보험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당황스러웠다.(*6)

 * 6 : 보증보험을 받으려면 1순위 임차권이 있어야 함 → 1순위 임차권을 걸려면 등기완료시까지 대항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함(=전입 못 뺌) → 그런데 새 집으로 갈 때 은행이 요구하는 기간 내에 전입이 불가하면 전세대출 불가 → 새 집 전세를 은행대출 없이 본인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람만 1순위 임차권을 걸 수 있고, 보증보험을 받을 수 있음.

 

 전세제도의 허술함과 더불어 또 하나 느꼈던 것은, 상대에게 호의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집주인을 상대하며 느꼈는데, 내가 선택지를 열어줄수록 바라는 게 많아지길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다시 생각해보면 양보하지 말고 그냥 쭉 강경하게 나가면 좋았을 것 같다. 

 참고로 내가 살던 오피스텔의 임대인은 법인임대인이어서 돈이 없을 리가 없는 사람이었다.(개인이었으면 나도 적당히 참작은 했을 것이다) 당장의 융통은 어려울지는 몰라도, 일찍 통보받은 이상 기일에 맞춰서 전세금 정도는 마련해놔야 했거늘 그러지 않았던 것이다.

 

 이 아래로 내가 겪었던 일을 시간순으로 기록해두며, 글을 마친다.

 

 

 ① 계약만료 4개월 전

  (1) 계약연장 없이 나갈 것임을 통보

  (2) 계약만료일에 전세금 반환 가능한지 확인 : "그럼요. 내가 아직까지 한 번도 실수한 적 없어요."

 

 ② 계약만료 2개월 전   

  (1) 계약만료일 맞추어 신규주택 계약했음을 통보

  (2) 계약만료일에 전세금 반환 가능한지 재확인 : "세입자 안 와도 어떻게든 해볼테니 걱정 마요. 단, 상황이 어찌될지 몰라 100% 확답은 어려워요."

  (3) 집주인 태도에 불안하여 마통 한도대출 대폭 확대

 

 ③ 계약만료 1개월 전 : 1차 세입자 등장(불발)

  (1) 계약만료일 +14일 후 입주 희망자 등장. 날짜를 계약만료일로 맞춰주거나, 내 전세보증금에 대한 14일치 이자(내 신용대출 이자율인 5.19%)를 지급하면 받아들이겠다고 회신(*7)

  (2) 집주인 측에서 그 이자를 왜 본인이 부담하냐고 거절

  * 7 : 추후 이 부분을 가장 후회했음. 돈 없다고 어떻게든 날짜 맞춰달라고만 했어야 하는데, 돈 늦게 줄거면 이자 내라는 얘기를 하니까 집주인 입장에서는 '아 이놈이 일단 자체적인 융통이 가능하구나. 당장 줄 필요는 없구나.' 하고 생각이 든건지 따로 돈 구해오려는 노력을 안 함. 더 화가 난 건, 세입자 본인이 융통할 수 있으면 굳이 이자까지 받지 말고 그냥 좀 늦게 받아가줘도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모습이었음.

 

 ④ 계약만료 1개월 전 : 2차 세입자 등장(수용)

  (1) 계약만료일 +10일 후 입주 희망자 등장. 1차 때와 같은 회신.

  (2) 집주인 측에서 이자비용 절반까지는 부담해줄테니 이번 계약은 진행하자고 제안. 개인적으로 바쁜 시기라 이 정도 선에서 받아들임.(*8)

   * 8 : 집주인이 너무 이상했던 게, 이자 반밖에 안 내면서 그마저도 당연한 일이 아니라 본인이 손해를 감수해주는 일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는 눈치였음. 주선했던 부동산도 쓰레기같은 게, 집주인한테 이렇게 이자까지 주는 경우는 못 봤다고 이번 사람이 너무 이상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함. 공실리스크는 임대인이 지는 것이 당연한 거고, 그동안 이런 요구가 없었으면 사람들이 그냥 넘어가준 것일 뿐 그걸 안 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

 

⑤ 계약만료 3주 전~1주 전

  (1) 부모님께 확인해보니 다음번 세입자와 계약이 체결되면 기존 세입자한테 전세금의 10%는 먼저 돌려주는 관례가 있다는 것을 듣고, 집주인에게 연락해서 잔금은 10일 늦게 받는 건 알겠으니 새 세입자 계약하면 내 전세금 10%는 먼저 달라고 요구

  (2) 집주인이 계약만료일 전 반환의무 없다며 거절. 나는 다음과 같이 이의제기함 : "그러면 나도 10일 기다려줄 의무 없지 않느냐. 계약금은 계약내용에 따라 늦게 받으라고 하고, 잔금은 계약내용대로 하기 힘드니 관례대로 늦게(새 세입자 들어올 때) 받으라고 하고 이게 앞뒤가 맞냐. 계약내용대로 가건 관례대로 가건 둘 중 하나만 해라." 그러나 집주인 측은 잔금 늦게 받는 건 같이 합의된 일이라 다른 얘기 아니냐고 주장하며 끝까지 거절.

  (5) 집주인이 돈이 없어서 안 주는 건 줄 알고 잔금도 늦게 받는다고 해주고, 반환 지연에 따른 이자도 반이나 양보해줬는데 이렇게 나오니 매우 괘씸했음.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돈이 없어서 늦게 주려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돈이 있어도 늦게 주려는 사람임이 확인된 것이었음. 이런 사람이면 내가 전세보증금 반환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수단을 잃어버리면 어떻게든 반환을 안 하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올라옴

  (6) 일단, 오피스텔의 5개 호실을 샘플링해서 등기부를 떼어봄. 타권리 없는 단독소유임을 확인. 그러나 전세금이 끼어있는 점을 감안하면 압류를 해도 돈을 못 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법인 차원에서는 파산처리 등 기술적인 방법으로 변제의무를 회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음.(*9) 고민하다가 오피스텔 이름 끝에 "2차"가 붙는다는 것을 고려, 1차 오피스텔이 있을 것임을 추측해서 1차에 해당하는 오피스텔을 찾아낸 후 그곳 등기부도 샘플링해 떼어봄. 거기서 운좋게 집주인 개인명의를 발견하였고, 그것을 추적해 광진구 자양동에 집 한채(매매가 26억, 채권최고액 10.7억), 송파구 문정동에 집 한 채(매매가 17억, 지분 50%) 있음을 확인, 문제시 개인재산을 통해서 충분히 변제받을 수 있겠다고 판단.(*10)

  (7) 각종 법령 검색 및 법무법인 상담들을 진행하여, 어머니의 전입 이전과 반환확약서&인감증명서를 수령

 * 9 : 추후 알게 된 것이지만, 파산도 요건이 많아 채무회피를 위해 기술적으로 쉽게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함.

 * 10 : 이 때 '와 이놈 최소한 지 아파트 담보대출로 돈 마련할 수 있었는데 그걸 안 한거네?' 하는 괘씸하다는 생각과, '그래도 문제 터지면 일단 돈 받을 구멍은 있어 다행이다' 라는 양가감정이 들었다. 법인임대인 우는 소리는 역시 들을 가치가 없는 것 같다. 

 

⑥ 계약만료일 이후, 새로운 세입자가 입주하자 전세금 전액 반환 완료. 끝.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10편 - 몰디브에서 귀국까지

 

 

72.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고프로로 숙소 뷰로 보이는 일출 과정을 타임랩스 촬영 돌려놨음. 결과물이 마음에 들게 나왔음.

 

73.

체크아웃하는 날이라 특별히 한 게 없었음. 아침에 짐정리좀 하고 나가서 오리발 반납하고 아침 먹고 돌아와서 쉬다가 마저 준비 끝냄. 아침 먹을 때 버틀러가 찾아와서, 체크아웃 전에 자기가 방에 방문해서 투숙기간중 발생한 비용들 결제처리 해주겠다고 함.(결제는 체크아웃 전 아무때나 리셉션 와서 할 수도 있고, 버틀러한테 요청하면 버틀러가 방에 와서 해줄 수도 있음. 어제 편지에도 있었던 내용) 딱히 요청할 생각은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러면 수상비행기 타러 갈 때까지 집 밖에 안 나가고 푹 쉴 수 있겠다 싶어서 좋다고 함.

 

73-1.

쉬는 동안 아내는 목욕도 했는데, 만족도가 높아보여 나도 좋았음. 동시에, 바카루의 수도시설은 어떻게 되는거지 하는 궁금증이 문득 듦.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해야하니까 바다로는 당연히 배출을 못할 것이고, 집 밖에서 보면 수도관이 안보이는데... 아마 매설한 형태가 아닌가 싶었음. 찾아봐도 잘 안 나와서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함. 새삼 신기했음.

 

73-2.

가방 챙기면서 챙거왔던 책은 따로 빼가려고 했는데, 아내가 그냥 위탁수하물에 넣어버림. 저항해보고자 했으나, 비행기 타고 올 때도 여기 와서도 한 번도 책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명분이 밀려 제압당하고 책을 보내줄 수 밖에 없었음.

 

74.

집에서 푹 쉬고 있었는데, Longey가 체크아웃 시간인 2시 반이 넘어서도 안 옴. 사실 아침에 얘기할 때 1시~1시 반 사이에 온다고 한 걸로 들었는데,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내가 잘못 들은 것 같기도 해서 일단 다시 묻진 않고 있었음. 3시 40분경에 이쯤이면 언제 오냐고 물어볼까 하는 찰나 3시 55분에 오겠다고, 그게 우리가 편할 거라는 카톡이 옴.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침대에 좀 더 늘어져서 대기함. 그러다가 짐 차 와서 캐리어 싣고, 그 직후 버틀러 와서 결제처리 하고 수상비행기 탑승장까지 차타고 이동함.

 

75.

수상비행기 타고 말레 수상비행기 탑승장까지 도착하니 또 바카루 밴으로 그대로 말레공항까지 옮겨줌. 거기서 자그마한 기념품 몇 개 사고 바로 두바이로 건너감.

 

75-1.

여담이지만, 말레공항의 공식 명칭은 벨레나 국제공항(Velana international airport)임. 말레는 수도 이름이고, 공항 이름은 벨레나인데 그냥 다들 편하게 말레 공항이라고 부르는 것. 나도 몰디브 입국시 필요한 IMUGA 여행자 신고서 작성하다가 알게 됐었음. 입국시 공항 선택지에 말레공항이라는 게 아예 없었기 때문. 이게 갑자기 생각난 이유는 허니문 리조트 안내문에서 입출국 모두에 대해 여행자 신고서 작성해야 한다고 되어있어서 말레공항에서 출국 전 신고하려고 했기 때문인데, 출국시에는 필요 없는 걸로 바뀌어있었음. 여행사 정보가 아직 최신화가 인 된 듯. 여튼 필요 없어진 덕분에 편하게 그냥 출발함.

 

76.

두바이에는 두바이 시간 기준 저녁 9시 반쯤 도착함. 공항 도착하니까 와이파이가 잘 돼서 좋았음. 도착해서는 라운지를 찾아봄. 9시 반부터 새벽 3시 반까지 공항에서 버텨야하는데 공항 벤치에서 쉬기에는 너무 버거웠기 때문. 여행 준비할 때 아할란 라운지(Ahlan Lounge)가 제일 좋다는 후기를 봤던 기억이 있어 아할란 라운지로 가려고 다시 한 번 검색해봤는데, 그 좋다는 라운지는 게이트 B쪽에 있는 라운지였음. 우리는 게이트 A쪽에서 탑승을 해야했는데, B쪽에서 라운지를 가면 일찍 나와서 A쪽까지 공항 트램을 타고 이동해야 했음. 그래서 조금 아쉽더라도 미리 트램을 타고 A쪽 게이트로 가서, 거기에 있는 아할란 라운지를 감. 쉬다가 바로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싶었기 때문. 나는 신한 트레블카드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을 만들어둔 게 있어서 라운지 이용권을 무료로 받았고, 아내는 3만 8천원 내고 라운지 이용권을 삼.(한 번 사면 5시간 이용 가능)

 

76-1.

라운지 이용권은 [The Lounge] 라는 어플을 통해 했음. 라운지 가서 직원하고 직접 얘기해서 구매할 수도 있겠지만, 앱에서 하는 게 편한 듯. 그리고 사실 이용권을 사고 말고 하기 이전에 어디에 어떤 라운지가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그걸 알아보려면 더 라운지 어플로 보는 게 제일 좋음. 공항 선택하면 라운지 목록 쫙 정리되어 나옴. 공항 경유시간이 길 경우 아주 유용한 듯.

 

76-2.

잘 아는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 이건 여행 직전에 매형이 일정표 점검해주면서 알려주신 것임. 이런 게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앎. 매형이 체크해주지 않았다면 신혼여행 막판을 6시간 공항 의자에서 쭈그려 버텼을 거라 생각하니 아찔했음...

 

76-3.

A게이트쪽 아할란 라운지는 찾아가기가 약간 복잡함. 면세점 있는 층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디올 매장이 보이는데, 그 뒤쪽에 호텔 올라가는 엘베를 타고 호텔이 있는 6층까지 가야함. 그리고 호텔 리셉션의 맞은편에 있는 통로로 들어가서 쭉 걷다 보면 나옴. 호텔 건물에 부속으로 붙어있는 라운지인 것.

 

76-4.

라운지는 전반적으로 무난무난했음. 밥도 무난무난 쉬는 곳도 무난무난. 다만 음료가 물밖에 안 나오는 게 아쉬웠음. 캔음료 파는 곳처럼 생긴 곳이 있어 물어보니, 음료는 호텔 이용객에게만 준다고 함. 아 근데 이게 인생 유일한 라운지라 아쉬운 건지 다른 라운지들도 원래 다 그런건지 모르겠어서 안 아쉬운 것 같기도. 그리고 공간에 대해 얘기하자면, 식당처럼 되어있는 영역이 두군데, 안마의자 2개 있는 휴식영역이 한군데, 침대로 진화하다가 중간에 그만둔듯이 생긴 소파 6개가 있는 휴식영역이 한군데 있음. 마지막 영역은 길다란 소파 4개도 2개씩 테이블 가운데 두고 ㄱ자 모양으로 되어있기도 함. 우리는 6개 있는 소파 하나씩 잡아서 자다가 출발시간 맞춰 일어나서 나옴.

* 샤워실 있음. 근데 안써봐서 얼마나 좋은지는 잘 모르겠음

 

77.

라운지 얘기를 먼저 하긴 했지만, 바로 라운지에 간 건 아님. 일단 나도 이용권 발급받고 아내도 이용권 구매해둔 후, 바로 가지 않고 면세점 조금 둘러봤음. 면세점 모든 곳이 열려있어서 좋았음. 여행 준비할 때 두바이공항 면세점 홈페이지에는 브랜드 매장들(샤넬, 디올, 에르메스, 까르띠에 등)에 대한 얘기만 있어서 초콜릿이나 자그마한 기념품 파는 곳들도 열려있을지는 그걸 보고 알 수가 없었고, 블로그들도 24시간 다 연다는 곳도 있고 몇군데만 연다는 곳도 있어서 최대한 마지막날 되기 전에 미리 사야겠다고 보수적으러 생각했었는데(실제로 그래서 사서 몰디브까지 들고 다녀옴), 일단 A게이트쪽 면세점은 계속 열려있는 듯. 10시쯤 갔을 때도, 새벽 2시쯤 탑승하러 가는 길에 봤을 때도 다 열려있었음. 여기서 초콜릿 몇 개 더 사서 라운지로 올라갔었음.

 

77-1.

면세점 구경하면서 보니, 면세라고 딱히 싸지 않은 것 같음. 달러환율 1,300원으로 잡고 계산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관세까지 붙여 들어온 물건 사는 거랑 가격이 그닥 다르지 않았음. 더 비싼 것도 많았던 듯. 두바이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가격적인 메리트가 없다고 느낌.

 

78.

귀국길 비행기는 앞이 빈 공간인 좌석에 추가금을 얹어 예약해놨는데, 앉으러 가는 길에 마음이 무거웠음. 그 좌석 예약할 때 위급상황시 승무원의 말을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을만큼 영어에 익숙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안내문이 있었기 때문. 지나온 신혼여행의 시간들이 생각나며, 이 얼마나 오만한 선택이었는가 하며 반성하게 됨. 그런데 너무 길게는 안 했고, 그러다가 그냥 위급상황이 안 일어나면 되지 뭐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함.

 

78-1.

근데 이 좌석 처음 앉았을 때 당황스러웠음. 앞에 아무도 없어서 공간이 넓어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 장점이 없는 줄 알았기 때문. TV도 식탁도 USB포트도 다 없는 줄 알았음. 알고보니 다행히 군데군데 숨겨져있어서 꺼내서 쓰면 되었을 뿐, 모두 있었음. 그래서 아내랑 게임도 같이 하곤 하면서 놀았음.

 

79.

지금은 비행기 타고 가는 귀국길임. 나는 글을 쓰고 있고, 와이프는 퍼즐게임을 하고 있음. 참 행복한 여행이었다 싶음. 집 가면 사진을 좀 정리해봐야겠음.

 

 

 

<사진 & 영상>

새벽부터 돌려놓은 바다를 향한 타임랩스. 30초쯤까지는 아예 어둡고, 그 이후부터는 조금씩 변화가 보인다.

오리발 반납하러 떠나는 길에 한 컷
마지막날 아침식사. 체크아웃 하는 날까지도 조식은 포함되어 있다.
떠나기 전에 돌아보는 5박 6일간의 우리 집
수상비행기 타러 가는 길
수상비행기에서 바라보는 바카루
수상비행기 타고 오는 길에 보는 말레
수상비행기 내려서 바로 바카루 밴 탑승함. 한 대 더 보이길래 찍어봤다.
두바이 도착해서 본 전광판. 새벽 3시 30분 인천행 비행기였는데, 아직 A 게이트라고밖에 안나옴. 알고보니 구체적인 게이트 번호는 23:30에 나오는 거였다.(나중에 라운지 전광판에서 상세 상황판 연결해주는 QR링크 있길래 들어가보니, 23:30에 나온다고 안내 나와있었음) 여튼 이 때 일단 A로 이동함.
A 게이트 있는 쪽으로는 공항트램 타고 이동함. 인천공항하고 비슷한 느낌.
A게이트쪽 면세점 구역으로 엘베 타고 올라가면(3층이었던 듯) 사진과 같은 풍경이 보이는데, 저기 노란 화살표 해놓은 쪽에 6층으로 통하는 엘베가 있다. 6층에 호텔 있는데, 그냥 가면 된다. 아할란 라운지가 호텔에 붙어있음.
6층에 내리면 바로 호텔 리셉션이 보이는데, 그 맞은편의 이 통로로 쭉 들어가면 라운지 리셉션이 나옴
A게이트쪽 아할란 라운지 식당
아할란 라운지 식당 2
아할란 라운지 음식들
라운지에서 퍼온 접시. 음식 사진도 저렇고 내 접시도 이래서 오해할 수 있겠지만, 야채나 채소류도 많이 있다.
라운지 휴식처 1. 안마의자가 있는 휴식공간은 사진을 못 남겼다.
라운지 식당의 기둥 쪽에 이렇게 USB 포트로 충전할 수 있게 되어있다.
면세점 명품관. 24시간 열려있다.
면세점 매장. 여기도 24시간 열려있는 게 맞았다. 기념품이나 초콜렛같은 거 여기서 살 수 있음.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경치. 저 가운데 뚫린 곳으로 보이는 곳이 면세점 일반매장이다. 새벽 2시쯤 찍은 사진인데, 이 때까지도 잘 열려있었다.
서울에 거의 도착해갈 때 비행기 안에 나오는 지도 한 번 찍어봤다. 우리가 다녔던 두바이와 말레가 모두 보여서 기분이 묘했음.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9편 - 몰디브 5일차

 

 

66.

풀로 시간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다음날은 체크아웃) 쉬면서 보내려고 함. 5박 숙박중 인빌라 조식(방으로 아침 가져다주는 것) 한 번 해주는 거 오늘로 잡았음. 가져다주고 세팅까지 예쁘게 해줘서 아주 좋았음.

 

66-1.

인빌라 조식 신청하면 계란 뭘로 할거냐(프라이, 스크럼블 등), 소세지는 어떤 종류가 좋냐(소, 돼지, 닭) 등등을 전날 버틀러가 물어볼 때 미리 알려줘야 하는데, 소세지 선택이 탁월했음. 아침 가서 먹어볼 때 비프나 포크는 짠 편이었던 기억이 있어서 치킨을 시켰는데 치킨소세지는 짠 맛이 심하지 않아서 좋았음.

 

67.

끝나고는 메라나(Merana)라고 하는 마사지 겸 스파하는 곳에 다녀옴. 허니문 특전으로 1시간 마사지권 받은 게 있었는데 이것도 오늘 씀. 마사지하는 방은 마사지용 침대 자리의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서, 엎드려서 마사지받는동안 우리 밑 바다로 지나다니는 물고기들이 보였음.

 

68.

저녁 때까지는 헬스장 구경도 하고, 스노클링 하기도 하면서 쭉 시간 보냄. 헬스장은 바다 뷰여서 신기했고, 스노클링은 집 앞이랑 블루홀이 익숙해져서 해변쪽으로 나가봤는데 거긴 물고기가 거의 없어서 그냥 되돌아옴. 오가는 길에 해변가에 돌아다니는 소라게들 봤던 게 재밌었음.

 

69.

저녁에는 라군바를 감. 4일간 네군데 다 돌아봤는데, 음식은 다 맛있어서 뷰가 좋은 곳을 한 번 더 가보기로 함. 가장 바다에 가까운 좌석에 앉았는데 바람이 엄청 심하게 불었음. 진짜 심했음. 음식 안 날아가는 게 신기했음.

 

69-1.

라군바 가니까 '오빤 늘 이런식이야' 커플(53-1 참고)이 있어서 혼자 반가운 느낌이 듦

 

69-2.

음식 기다리면서는 테이블 근처 바다 구경했는데, 물고기들 많은 와중에 엄청 큰 가오리랑 엄청 큰 물고기가 지나갔음. 특히 가오리는 엄청 컸음. 물속에서도 보였으면 좋았을텐데 싶었지만, 물 위에서 본 것 만으로도 럭키하다고 생각

 

70.

집 돌아가는 길엔 또 코코넛 클럽 들렀는데, 이번에는 포켓볼을 함. 코코넛 클럽이 놀거리가 많아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음. 몰디브가 비록 휴양지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오락요소들을 잘 갖춰놔서 적당한 기간으로는 지루할 일 없을 듯 함.

 

71.

집에 돌아오니 편지(방문 감사하다 행복하게 살고 다음에 또 와라 등등 써진 편지)랑, 그동안 바카루에서 썼던 추가금 내역(체크아웃시 일괄결제 필요)이 있었음. 편지에 체크아웃이랑 수상비행기 스케줄이 나와있어서 좋았음. 그리고 테라스 쪽에 가오리 그림이랑 See you Soon 적혀있기도 했는데, 고객감동 이벤트인 듯. 떠나기까지도 좋은 리조트구나 싶었음

 

71-1.

체크아웃은 3시 반, 수상비행기 출발은 4시 반이었음. 바카루 4시 반 출발이면 몰디브 공식 시간으로는 3시 반 출발인 거여서, 종국적으로 4시 반쯤 말레공항 도착하는 일정이었음. 6시 20분 비행기 타기엔 충분했음. 수상비행기 탑승하기 전까지 방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체크아웃 시간이 넉넉해서 좋았음. 청소한다고 일찍 내보내봐야 고객들 더운 데서 하염없이 비행기만 기다려야 하고, 즐겁게 놀고 가는 길에 기분만 안좋아질테니 이렇게 스케줄 짤 수 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함. 섬 리조트의 특수성인 듯

 

 

 

<사진>

인빌라조식 세팅
인빌라조식 가까이서 찍어본 것
메라나 마사지 가는 길
마사지 받는 곳. 엎드려서 얼굴구멍 통해 밑에 보다보면 종종 물고기가 지나간다.
마사지 끝나면 이런 곳에서 쉬게 해줌. 화장실을 통해 지나가야 이 공간이 나온다. 처음에 직원들이 안내해줄 때 휴식공간으로 안내한다면서 화장실로 들어가라고 하길래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통과해보니 이런 공간이 나옴.
주전자 뒤에 코코넛이 가려져 있다. 그냥 먹으면 밋밋해서 꿀 찍어먹어야 맛있음.
마사지 받고 돌아가는 길에 잠깐 드러본 헬스장. 바다뷰 헬스장이다.
저녁 먹으러 라군바 가는 길
라군바에서도 가장 바다쪽 자리에 앉았다. 경치가 꽤나 좋았음.
음식과 함께 보는 경치
라군바 디저트. 스타터나 메인은 첫날이랑 비슷하게 시켜서 굳이 사진 안 올렸는데 디저트는 아예 다른 걸 골라봤다. 치즈케익이랑 참깨아이스크림인데 첫 날 디저트보다 얘네가 더 맛있었다.
마지막날 저녁 먹고 오면 이런 편지가 놓여있다. 이거랑 같이 체크아웃할 때 결제해야할 금액 계산서도 놓여있음.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8편 - 몰디브 4일차

 

 

61.

스노클링까지 익숙해지니까 이제 진정한 몰디브다워졌음. 할 얘기가 없어졌다는 의미임. 몰디브에 온 지 4일만에 익숙해짐.

 

62.

하나 특별한 일은 아침 먹으러 가기 전에 속옷 빨래를 했다는 것임. 속옷 한 벌에 7달러라, 차마 빨래를 맡길 수가 없었음.(빨래는 빨래용 가방에 넣어서 방 안에 두면 알아서 빨래해서 가져다준다고 함) 한동안 몰디브에서 지내며 브루주아가 된 기분이었는데, 쭈그려 앉아서 도합 여섯 벌의 속옷을 손빨래를 하며 다시 서민의 정체성을 되찾은 느낌이 났음.

 

63.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삼각대 갖고 다니며 사진 찍고, 스노클링 하면서 시간 보냈음.

 

63-1.

스노클링 할 때 목 뒤에는 선크림 발랐는데 손등에는 생각을 못하고 선크림을 못바름. 그랬더니 다녀와서 손등이 엄청 타서 샤워할 때 물이 닿으니 통증이 있었음. 다행히 회사 과장님이 챙겨주셨던 알로에 수딩젤이 있었어서 그거 발라서 가라앉힘.

 

64.

저녁은 Isoleeta 라는 바카루 메인풀장에 붙어있는 이탈리안 음식 위주인 식당으로 갔는데, 스타터랑 디저트는 아주 좋았지만 메인은 아쉬웠음. 메인은 마르게리따 피자랑 치킨 어쩌고 파스타라는 시그니처 메뉴 했는데, 마르게리따는 그냥 체인점 피자 맛이었고 치킨이랑 파스타 같이 나온 거는 둘 다 싱거웠음.

* 조금 늦은 설명이지만, HB+ 상품은 매일 저녁 마음에 드는 식당에서 저녁 먹는 방식. 바쿠, 오누, 이솔레타는 스타터 1개, 메인요리 1개, 디저트 1개 고르면 코스로 나오는 방식이었고, 라군바는 코스요리로 나오는 방식은 같은데 고르는 개수가 스타터 4개, 메인요리 2개, 디저트 1개인 것만 달랐음.(대신 하나하나의 양이 적음)

 

64-1.

그런데 문제는 이솔레타 옆의 풀장에 있는 물을 마시러 박쥐들이 근처를 날아다니는 것이었음.(바닷물은 짜니까 자꾸 수영장 물을 먹으러 오는 듯) 그리고 개중에 한 마리가 메인요리 먹는 중에 바로 우리 위 나무에 매달려서 수영장에서 묻혀온 물을 음식과 우리를 향해 뚝뚝 떨어뜨림. 슬픈 경험이었음. 근데 사실 메인요리가 별로 맛이 없었어서, 먹다 남겨도 미안하지 않을 명분이 생겨 좋기도 했음. 여튼 박쥐는 세균이 많은 생물이므로, 결국 우리는 메인요리를 포기함. 또한 직원한테 말해서 디저트는 실내로 자리를 옮겨서 먹음.

 

64-2.

포트와인도 먹었는데 맛있었음. 엄청 도수가 높은 느낌인데 단 맛이 많이 나서 신기했음.

 

64-3.

그리고 밥먹으면서 문득 깨달은 건데, 라군바/바쿠/오누/이솔레타 중 오누만 유일하게 실내 공간이 있음. 나머지들은 전부 야외 식당임. 라군바는 오버워터 형태로 바다 위에 지어진 바다뷰, 바쿠는 모래사장이 보이는 해변 뷰, 이솔레타는 메인풀장 뷰라 그런 듯. 오누는 숲속 뷰다보니 실내가 있을만 하기도 했음.

 

65.

오다가 코코넛클럽 들러서 조금 놀다가 옴. 어제 안해본 것 중에는 젠가랑 다를 했음. 젠가는 내가 간단하게 이김. 다트는... 이전에도 말했지만 부부끼리는 즐겁게 노는 것이 중요하지 승패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함. 여튼 새삼이지만 바카루는 놀거리가 많아서 좋았음.

 

65-1.

아, 코코넛클럽 끝나고는 칵테일 한 잔 더 하고 싶어서 Vakku 들렀는데 거긴 식사만 된다고 해서 거절당했음. 버틀러한테 아무 식당에서나 자유롭게 음료나 술 마실 수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잘못된 기억이었던 듯. 집 와서 확인해보니 아무 때나 가도 술이랑 음료 계속 제공하는 곳은 라군바랑 CABANA 둘뿐이었음.

 

 

<사진 & 영상>

이솔레타 전경
이솔레타 전경 2. 실제로 밥을 먹을 때는 이런 풍경이 보였다.
이솔레타 스타터1. 해산물에 양념한 요리였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이솔레타 스타터2. 비프 카르파쵸. 이것도 당연히 맛있었다.
이솔레타 메인요리 중 치킨 어쩌고 파스타. 위에 있는 게 치킨인데 밋밋했다. 아래 파스타도 밋밋했다. 전반적으로 간을 잘 안 한 느낌이었음.
이솔레타 메인요리 중 마르게리따 피자. 체인점들하고 다르지 않은 맛이었음. 근데 크기가 미친듯이 크다.

이솔레타에서 겪은 박쥐의 급습

이솔레타 디저트. 위 사건으로 인해 촬영장소가 실내로 바뀜. 디저트는 맛있었지만, 메인이 양이 많아서 이미 배가 부르다보니 다 못 먹었다.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7편 - 몰디브 3일차

 

 

50.

몰디브는 휴양지라 딱히 적을 내용이 없어서 5일치가 한 편이 될 줄 알았는데 하루에 한편꼴로 글이 나오니 신기함. 오늘은 아침부터 바다 구경하러 테라스 나갔다가, 문 닫는 순간 테라스가 잠겨버려서 아내와 함께 테라스에 갇혀버림. 버틀러 Longey 한테 우리좀 꺼내달라는 메시지 보내서 직원이 와서 우리 구해주고 감.

 

51.

일찍 나와서 Amaany에서 아침 먹은 후, Splash(바카루 리조트 내의 레저업체) 가서 오리발도 빌리고 카약 타는 것도 신청함. 카약 타고 리조트에 바로 붙어있는 샌드뱅크라는 관광용 모래섬 가보려고 했는데(카약으로 15분 거리라고 함), 가는 중간에 되돌아옴. 아내는 노 젓기가 힘들어서, 나는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파도가 거세지길래 무서워서 돌아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임. 그래서 바다에 뜬 채 30분 정도 놀다가 돌아와서 카약 반납함.

* 카약 타기랑 오리발 대여는 무료임(나머지 액티비티들은 돈 내고 해야함)

 

52.

돌아와서는 삼각대 갖고 나가서 오버워터빌라 근방에서 사진 찍음. 예쁘게 잘 나와서 좋았음.

 

53.

그리고 대망의 스노클링 재도전을 하러 감. 이번에는 방에서 이어지는 바다 말고, 방에서 1분정도 거리에 스노클링 할 수 있도록 바다로 이어둔 공용 계단이 있었는데, 그쪽으로 가서 하기로 함. 거기가 블루홀(근방보다 수심이 깊어 바다가 푸르게 보이고 물고기가 많이 사는 곳) 바로 앞이라 스노클링 포인트라고 했기 때문. 아내와 함께 오리발까지 풀템 장착하고 거기서 스노클링 재도전을 함.

 

53-1.

스노클링 재도전 전에 짤막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오리발 사이즈 너무 크게 빌려와서 교환하러 가는 길에 싸움난 한국 커플을 본 것임. 둘 다 스노클링하러 나왔다가 뭔가 빠뜨려서 되돌아가야 하는데 룸 카드키를 놓고 나온 정황이었음. 여자가 "오빤 늘 그런식이야!" 하고 있었고, 남자는 지네 방 바다로 이어지는 계단 통해 들어가서라도 문 열겠다고 뛰어내리려고 하고 있었음.(다이빙 금지구역이었기 때문에 진심이라기보단 남자 나름의 시위같았음) 결국 지나가던 직원이 문 열어주긴 했는데, 뭐랄까... 수습도 쉬운 문제인데 저렇게 별 거 아닌걸로 싸우는 걸 보니 새삼 우리의 결혼생활에 감사하는 마음이 듦

 

53-2.

본론으로 돌아와서, 스노클링은 정말 엄청났음. 아내가 왜 어제 우리집 앞은 물고기가 없는 편이라고 했는지 확 느껴졌음. 엄청난 종류의 각양 각색의 물고기들이 엄청난 수로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는데 가히 장관이었음. 아주아주 신비롭고 재미난 광경이었음. 그래서 구경하러 그 근처 이곳 저곳을 헤엄쳐다님.

 

53-3.

공포감도 덜했음. 숨이 잘 안 들어오거나 바닷물이 살짝 들어오는 상황이 또 생기긴 했지만, 숨은 잠시만 기다리면 그 다음번에는 다시 잘 쉬어졌고, 바닷물은 기구 문제라기보다는 나도모르게 오래 수영하다보면 입을 벌려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음. 여튼 위기가 생겨도 전보다 잘 대응이 되었고, 이게 되기 시작하니까 스노클링이 재밌어졌음.

 

54.

한참 놀다가 돌아와서는 또 라면 먹었음. 신라면이랑 불닭볶음면 먹었고, 햇반도 물중탕해서 고추장소스랑 비벼먹었는데 아주 맛있었음. 그리고 쉼.

 

55.

돌이켜보면 나는 싫은 건 곧죽어도 안 하는 사람이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싫은 걸 해보게 됨. 싫은 걸 해보다가 좋아진 건 더더욱 오랜만이었음. 사실 아내는 혼자라도 다녀오겠다고 했지 같이 하자는 그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았음. 그저 신혼여행지에서 부부가 찢어져 다니는 게 아무리 봐도 적합한 형태의 신혼여행은 아닌 듯 해서 내가 알아서 꾸역꾸역 따라간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나름으로는 아내한테 맞추기 위한 노력이었는데, 이렇게 조금씩 진정한 결혼을 이뤄나가는 것 같아서 뿌듯했음. 그리고 뭐가 됐건 같이 하니 더 재밌고 좋았던 것 같음. 해서, 몰디브에 대한 생각은 하루만에 다시 바뀜. 좋은 휴양지인 듯 함.

 

56.

쉬면서 샤워기 필터 교체도 했음. 황색으로 변색되어 있었기 때문. 어제 기록에서도 다뤘지만, 이게 아무래도 수질은 우리나라보다 덜 좋아서 그런지 필터 챙겨온 게 확실히 잘한 것 같음. 가령 세면대에서는 세수를 해도 얼굴이 계속 미끈거렸음. 그래서 결국 필터 단 샤워기 쪽으로 와서 마무리하곤 했음. 여튼 그런 거 하다가 시간 맞춰 자전거 타고 저녁 먹으러 오누로 감.

 

57.

오누 예약은 18:30 이었는데, 우리가 18:10쯤 도착하니 아직 오픈 전이라고 잠시 후에 와달라고 함. 그래서 근처 VAKKARU RESERVE(추가요금 내고 비싼 와인 먹는 곳)랑 CAVANA(풀장이 붙어있는, 술 파는 곳)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옴.

* VAKKARU RESERVE 추가금 있는게 맞는지 정확히 모르겠음. 어차피 안 갈거라 따로 안물어봤음.

 

58.

오누는 아주 좋았음. 직원들도 다른 곳들에 비해 친절하고(자주 찾아와서 필요한 거 물어봐주고 농담도 건네고 가곤 함), 음식도 아주 맛있었음. 다 맛있어서 비슷비슷했지만, 그래도 그 중 오누가 조금 더 맛있었던 느낌. 인테리어도 엄청 예쁘게 신경써놨던데, 이게 가만히 보니 오누는 바다뷰가 아니라 숲 속에 있어서 그런 것 같음. 라군바, 바쿠는 바다나 해변이 보이는 식당이다보니 뷰가 너무 큰 장점인데, 오누는 숲 속에 있다보니 뷰 부분을 화려한 인테리어와 테이블 데코레이션으로 채운 느낌. 거기에 직원들의 친절도까지 얹었고. 여튼 그래서 밥도 맛있고 직원들 덕에 기분도 좋아서 거기서는 우리쪽 담당하시는 여자분한테 3불, 싱글벙글맨 남자분(이름이 AZZAM이었던 듯)한테 3불 팁 드리고 옴.

 

58-1.

오누 메뉴중에 쌈장스테이크라고 HB+여도 추가금이 붙는 메뉴가 있었는데, 유명하다고 해서 주문해서 먹어봄. 고기 질이 엄청 좋은 것 같다는 느낌들 들었는데(알차고 묵직한 느낌), 아주 맛있긴 했지만 엄청나게 유명할 정도까진 아닌 느낌이었음. 추가금 20불이었는데, 계산확인서(서명용. 실제 계산은 체크아웃할 때 일괄로 함) 보니 서비스팁 10% 로 2불, 세금 3불 정도가 붙어서 25불 나왔음.

 

58-2.

그러고보니 도착해서 밥먹는 와중에 버틀러한테 저녁먹으러 태워다주냐고 연락이 옴.(18:36에 연락이 옴) 식사시간이 지나서 온 연락이라 웃겼지만, 괜찮다고 답 보내줌. 근데 본인도 민망했는지 식당 찾아와서 돌아가는 길은 자기가 태워다줄테니 필요하면 얼마든지 연락하라고 하고 감.

 

58-3.

첫 칵테일은 나는 맨하탄, 아내는 모히또를 주문함. 멘하탄은 약간 청주 느낌이 나는 도수 높은 진한 술 느낌이어서 별로였고, 모히또는 역시나 맛있었음. 두번째는 나는 교토브리즈, 아내는 마르게리따 패션후르츠 버전을 시켰는데 둘 다 맛있었음. 보통 맛있는 칵테일은 쥬스같은 맛이 나는 듯. 마르게리따도 후르츠 버전으로 하니 컵 주위에 소금을 안 둘러서 맛이 아주 좋았음.

 

59.

밥먹고는 라군바 가서 칵테일 한 잔 더 함. 나와 아내 각각 섬머 소울, 쉐도우 인 다크 주문했는데 둘 다 아주 맛있었음. 시그니처 칵테일 부분에 있는거라 추가금 나오는 거 아닌가 하며 시켰는데, HB+라 추가금 없었음. 앞으로는 시그니처 칵테일 쪽에서 시켜야겠다고 생각함. 뭔가 기본 칵테일들보다 더 맛있는 거 같음. 먹는 와중에 옆에 있는 외국인이 말을 걸었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대화가 중간에 끊김. 영어공부 해두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 새삼 듦

 

60.

끝나고는 코코넛클럽이라고 각종 실내스포츠랑 보드게임들 있는 놀이장이 있는데 거기 감. 가서 탁구도 치고, 축구 게임도 하고 철판 위에 떠다니는 원판 넣기(이름 찾아보니 에어하키라고 함)도 하고 재밌게 놀았음. 탁구와 에어하키는 내가 이김. 축구 게임은... 사실 부부가 와서 함께 즐겁게 노는 게 중요하지 승패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함. 여튼 그러다가 10시쯤 버틀러한테 연락해서 데리러 와달라고 함. 집 와서는 씻고 바로 잠.

 

60-1.

버틀러 운전 보면서 새삼 기억이 났는데, 얘네는 교육이 되게 잘 되어있는 것 같음. 가다가 반대편에 사람 오면 눈부실까봐 라이트 끄고 비상등 키고 있다가 지나가면 출발하는 디테일도 있고, 언젠가 아침 먹을 때 쌀국수 주문하니까 주는 나무젓가락이 좋아서 빈그릇 내어놓을 때 나무젓가락은 식기쪽으로 빼뒀는데 다음 접시 담으러 다녀와보니 나무젓가락이 새걸로 교체되어 있었음. 조식 뷔페에서 과일 주문하면 현장에서 깎아서 주는데, 과일 상태가 안좋은 날에는 시식용으로 하나 깎아주면서 "오늘은 망고가 좀 신데 괜찮냐" 같은 식으로 물어봐주기도 함. 5성호텔이라는 건 이런 섬세한 서비스에서부터 만들어지는구나 싶었음.

 

 

 

<사진 & 영상>

테라스에 감금되면 보이는 풍경.
가까이 가보면 문고리가 걸려있는 게 보인다. 한국에서 카드로 잠긴 문 열 때처럼 미세한 물건 집어넣어서 걸쇠를 위로 올려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사실 한국에서도 한 번도 성공 못해본 방법이었음) 다행히 핸드폰은 갖고 나갔어서 직원에게 구조요청을 할 수 있었다.
"오빤 늘 그런식이야!"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53-1 참고) 저 노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남자가 뛰어내리겠다고 걸터앉았던 부분이다.
블루홀 가러 집 나오는 길에 경치가 멋져서 찍음

 

블루홀쪽에서 스노클링하면서 찍은 영상

샤워기 필터 교체하기 전에 나란히 놓고 찍은 사진. 이틀정도 쓰니까 오른쪽처럼 변색됨.
노을 질 때의 풍경. 아주 멋지다. 오누 가는 길에 찍었던 것 같아서 7편에 첨부함.
오누 실내
오누 야외
오누 스타터. 왼쪽에 있는 게 참치샐러드다. 아내가 찾아본 블로그에서 오누 참치타다끼 맛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메뉴판 한참 찾아봤는데, 알고보니 타다끼는 그 블로그 주인이 멋대로 했던 표현이고 메뉴명은 튜나 샐러드였음. 역시 블로그는 믿을 게 못 된다. 그래도 처 참치는 매우 맛있었음. 다른 스타터 하나는 앞뒤로 놓여있는 건 똠양꿍인데, 고수향이 진해서 별로였다.
오누 메인. 생선은 캐치 어쩌고였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근데 굉장히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래는 쌈장스테이크이데, 저 어디에 쌈장이 들어가는 건지 잘 모르겠다. 고기에 쌈장이 발라져있지도 않고, 나온 소스도 쌈장이라기엔 좀 묽고..(묽은 고추장 느낌) 여튼 이름은 안 어울렸지만 고기는 매우 맛있어서 잘 먹었다.
오누 디저트
오누에서 밥먹고 라군바로 자리 옮겨서 마신 칵테일. 왼쪽이 '쉐도우 인 다크', 오른쪽이 '썸머 소울' 이다. 왼쪽은 이름만 어두울 뿐 먹어보면 달달한 맛이 난다. 오른쪽도 맛있다. 여러개 먹어보며 느낀건데, 칵테일들은 달달한 쥬스 맛이 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코코넛 클럽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6편 - 몰디브 2일차

 

 

42.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샤워기를 교체했음. 우리나는 정수가 잘 되지만 외국은 안 그렇다보니 정수필터가 장착된 여행용 샤워기가 있는데 그거 쓰면 좋다고 해서 사왔던 것. 샤워기 하나, 필터 4개를 아내가 사왔는데, 나중 얘기지만 필터가 금세 변색되는 걸 보니 잘 사왔다 싶었음.

 

43.

조식은 Amaany 에서 먹음. 조식은 여기서만 함. 음식은 전반적으로 만족이었음. 일단 두바이 조식에 비해서 종류가 엄청 많았음. 음식들이 조금 짜게 만들어진 느낌은 있었지만 그건 외국 식당 어디나 마찬가지인 정도로만 그랬고, 대체로는 맛있었음.(훈연한 참치가 있어서 먹어봤는데, 이거 하나는 지나치게 짰음. 소금구이 느낌... 소금에 구운 요리 말고 소금으로 만든...) 신기한 건 라군바, 바쿠, 오누, 이솔레타 등등 저녁 식당 직원들이 아침에는 다 여기에 모여서 일함. 그래서 음식들 맛이 괜찮을 수 밖에 없는 듯. 그렇다보니 밥먹는 중에 오누 직원이 와서 저녁에 우리 식당 와달라고 영업도 하고 그랬음.

 

43-1.

계속 느꼈던 건, 직원들이 너무 친절함. 근데 또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기분좋고 행복한 사람들만 만나다보니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 같기도. 정신상태가 아주 좋은 사람들만 만난다는 점에서 리버스 정신과의사같은 직업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44.

조식 먹고 나서는 자전거를 타고 근처 한 바퀴 둘러봤었음. 해변가쪽으로 나가서 소라게도 보고, 오는 길에 메인 리셉션에 붙어있는 탁구장에서 탁구도 치고 놂.(15:10 으로 내가 이김)

 

44-1.

자전거는 좀 아쉬웠음. 낡기도 했는데, 낡은 건 둘째치고 기능이 좀 이상했음. 일단 내 건 손 브레이크가 오른쪽에만 있는데 그마저도 잘 안 먹히고, 역방향으로 패달을 밟을 때 브레이크가 걸리는 난생 처음보는 기이한 자전거였음. 너무 기이하다보니 타는 순간 불만보다는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지?' 하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음. 아내 건 패달 밟는데 힘이 많이 필요해서 운송기구보단 운동기구에 가까운 자전거였음. 그래도 금방 익숙해져서 둘 다 그냥 잘 타고 다님.

 

45.

돌아와서는 집 아래에서 스노클링을 함. 우리는 오버워터 빌라다보니 집에서 바다로 바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어서 바로 스노클링이 가능했음. 이것을 기점으로 몰디브에 대한 생각이 바뀜...

* 스노클링 : 고글 쓰고 바다로 얼굴 집어넣고 물고기 구경하는 것(입으로 물고 숨쉴수 있게 해주는 호흡기구(?)도 있음. 그래서 숨쉬는 건 문제 없음)

 

45-1.

스노클링은 상상과 굉장히 달랐음. 첫째로, 각종 블로그 후기를 봐도 그렇고 종종 들었던 얘기도 그렇고, 스노클링은 수영을 못해도 할 수 있다는 게 내 배경지식이었음. 구체적으로, 내가 상상한 스노클링은 발이 바닥에 닿는 곳에서 고개만 담그거나, 원할 때 엎드린 자세로 물고기 구경하는 거였음. 둘째로, 오버워터 빌라면 그래도 내려갔을 때 허리정도까지만 물이 잠기는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음. 하지만 2m~3m 수준의 수심이어서 발이 땅에 닿기에는 택도 없었음. 문제는, 나는 수영을 아예 못한다는 것이었음.

 

45-2.

일단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클링 장비를 끼고 내려갔는데 발이 땅에 닿지 않아서 무서웠음. 구명조끼가 있어서 몸이 물에 뜬다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까지 10분 정도 걸린 듯 함. 그 후에야 엎어진 채로 호흡기구만 머리 위로 두고라도 바다 속을 보면서 돌아다닐 수 있게 됐는데, 종종 작은 물고기들도 보이고 바다 속도 예뻐서 재밌었음. 문제는 이게 호흡기구 통해 숨쉬는 게 공기중 숨쉬는 것에 비해 너무 갑갑했고, 움직이면서 점점 숨이 차기 시작해서 무서웠음. 숨쉬려고 고개 쳐들고 호흡기구 빼서 숨쉬려다가 물좀 먹으니 더 패닉이 와서 얼른 다시 끼고 겨우겨우 집까지 돌아옴.

 

45-3.

그래서 잠시 쉬는데, 내가 수영을 못하니 아내가 편하게 못 노는 게 속상한듯 해서 미안했음.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도 지금 잠깐 속상한 것이 과부가 되어 돌아가는 것보단 훨씬 나을테니, 이건 돈을 주고 안전하게 액티비티로 하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함. 근데 아내 얘기를 들어보니 스노클링은 액티비티를 한다고 딱히 사람 하나가 딱 붙어서 지켜주는 건 아니라고 함. 안전요원이 있기는 하지만 십수명에 한 명 뿐이라는데, 그 정도면 그냥 우리가 직접 하다가 위험할 때 소리지르면 근처 사람이 구해주러 오는 것과 딱히 실질이 다르지 않을 것 같았음. 결국 직접 해내보는 쪽으로 결론이 기울음...

 

45-4.

일단은 바로 다시 들어가기엔 겁이 나서 쉬는데, 아내는 심심하다고 혼자 내려가서 스노클링을 함. 그걸 보면서, 그리고 혼자서 복기를 하면서 다음 번에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봤음. 유용한 결론은 하나 나왔는데, 숨이 차면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호흡하면서 물 위에 엎어진 채 있기로 함. 파도에 조금 밀려가도 그만큼의 거리는 나중에 움직여서 잡을 수 있으니, 괜히 더 허우적거리면서 힘 빼고 호흡만 가빠져 패닉이 오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함.

 

45-5.

그리고 다시 들어가서, 위 방법으로 훨씬 괜찮게 바다에서 시간을 보냈음. 그러다가 중간에 아내가 호흡이 가쁘면 고개를 들고 밖에서 숨쉬라고 해서 해봤는데,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균형이 안 잡히니 뒤집히려고 하고, 제대로 뜨지도 못하니 파도가 칠 때 입에 또 물이 들어와서 패닉이 옴. 본능적으로 크게 소리를 질렀는데, 어차피 주위에 아무도 없었음. 일단 살아야 하니 입에 다시 호흡기구를 물고 집까지 복귀함. 그런데 몸 뒤집힐 때 호흡기구 윗부분도 물에 잠겼는지 짠 맛이 오락가락하고, 통로에 물이 꼈는지 숨쉴 때마다 후루루루하는 얼마 안남은 요구르트 병 빨대로 빨아들이는 듯한 소리가 남. 매우 불안했는데, 그래도 어떻게 겨우겨우 집까지 되돌아옴.

 

46.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지 살짝 두통이 오는 것도 같고 해서 저녁 먹으러 갈 때까지 쉬었음. 그러면서 많은 생각이 듦. 내가 생각한 신혼여행은 두바이에서 빡세게 일정을 보내되 몰디브에서는 평화롭게 집에서 푹 쉬면서 집 앞 물고기나 종종 구경하고 하는 것이었음. 그런데 상상과 다른 스노클링이 껴버리며 몰디브도 휴양지가 아니게 되어버림. 이러다간 여행을 다녀와서 더 지쳐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46-1.

몰디브는 천국이라는 얘기는 아무래도 수영 잘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 같음. 나는 진짜 천국 갈뻔함. 누군가가 몰디브에 대해 "수영 못해도 할 거 있어요 스노클링같은 거 수영 못해도 할만해요" 하면 한 번 더 의심해야함. 스노클링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당한 물고기로는 만족 못하기 때문에, 결국 수영능력을 필요로 하는 지점까지 가야하기 때문. 미친듯이 수중환경이 좋은 리조트고 & 룸 자리까지 잘 배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함.

 

46-2.

쉬는 사이에 한국에서 사온 진짬뽕 컵라면이랑 참치김치 볶음밥 해먹었는데 맛있었음. 커피포트밖에 쓸 수 있는 기구가 없어서 참치김치 볶음밥은 첫날 준 샴페인 칠링용 양동이 보관해뒀던 거 꺼내서 물중탕했음. 여기서 먹으니 더 맛있는 듯.

 

47.

저녁은 Vakku 라는 레스토랑 다녀옴. 고기 위주로 취급하고 해변가에 있는 식당임.(사실 고기 위주인지는 불확실함, 우리가 고기만 시킨 걸수도 있음) 여기도 라군바만큼 좋았음. 와규 날고기랑 오리 가슴살이랑 어쩌고저쩌고 등등 맛있어 보이는거 골라서 먹었는데 역시나 맛있었음. 칵테일은 나는 섹스온더비치를 먹음. 복숭아랑 오렌지 섞인 맛이 났음. 아내는 두 잔 주문함. 첫번째 건 드라이 마티니였는데 맑은 고량주 느낌이 났고, 별로 맛이 좋지 않았던 듯 함. 두번째 건 씨브리즈였는데 기억이 희미함. 발음이 욕설같아서 기억에 남음.

 

48.

저녁먹고 나서는 헬스장도 구경가보고, 밤하늘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집에 돌아왔음. 왔더니 욕조를 아주 예쁘게 거품을 채워놓고 꽃잎을 올려놓아서 감동적이었음. 그런데 정작 욕조가 크고 미끄러워서 그 안에서는 얼굴이 물에 빠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데 90%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함. 어떻게든 낭만을 즐겨보려 했으나 결국 이게 맞나 싶어서 나와서 그냥 샤워함. 그래도 기분좋고 재미있었음.

 

49.

잠들기 전에는 아내와 함께 간단히 내일부터의 계획을 짰음. 그리고 거의 바로 잤는데, 나는 잠들기 전 마음의 준비도 했음. 내일부터는 휴양이 아니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 이게 아예 예상이 안 된 상황인 건 아니었는데, 아무리 바빠도 수영만큼은 따로 시간 내서 배워둘걸 하는 후회가 들었음. 나는 정적이고 아내는 동적이니 앞으로 맞추어 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밤이었음.

 

 

 

<사진>

아침 일찍 샤워기 우리가 가져온 정수용으로 교체함
조식 식당 Amaany. 저 안으로 들어가면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음.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돌려보면 바로 옆이 해변가임. 풍경이 좋음.
뷔페 메뉴 중 물고기들 메뉴. 저 맨 뒤쪽에 있는 애가 그 엄청나게 짠 맛이 나는 훈연한 참치다.(43 참고)
조식 접시. 우측은 쌀국수인데, 따로 달라고 하면 받을 수 있다. 받는 곳 앞에 소스들도 나열되어 있는데, 나는 칠리소스 2숟가락, 칠리오일 반숟가락, 갈릭오일 반숟가락 넣어서 먹었다. 뭘 알고 한 건 아니고 그냥 한건데 맛있어서 뿌듯했음.
문제의 기이한 자전거.(44-1 참고) 보이듯이 왼손 부분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오른손 브레이크는 잘 먹히지 않으며, 노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패달을 밟으면 브레이크가 걸린다. 체크아웃 하는 날 보니 이 자전거는 집 앞에서 치워놨던데, 수리하러 가져간 게 아닌가 싶음.
스노클링을 했던 집 앞 바다. 바다는 아름답지만 무서운 곳이다.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빠져 나와서 먹었던 컵라면과 컵밥. 왼쪽에 있는 콜라는 바카루 라운지 에디션이다. 좋은 뜻은 아니고, 바카루 라운지에서 수상비행기 기다릴 때 슬쩍 챙겨왔다는 뜻이다.
레스크랑 바쿠 경치. 왼쪽 저 사람들은 라이브공연하는 사람들인데, 밥먹는동안 공연한다. 노래나 연주나 꽤 잘하는 편인 것 같음.
바쿠 스타터다. 왼쪽이 비프 카르파쵸고 오른쪽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맛은 둘 다 좋았다.
바쿠 메인요리 중 오리고기. 메뉴명은 덕 브레스트 어쩌고였다. 나는 맛있었는데, 아내는 다른 것들에 비해 덜 맛있었다고 함.
바쿠 메인요리 중 양고기. 이건 나도 아내도 다 맛있어했음.
바쿠 디저트
밥먹고 돌아오니 만들어져 있던 허니문 욕조 이벤트.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5편 - 몰디브 입국

 

 

32.

두바이 출발할 때는 호텔 입구 직원이 우버기사 쪽으로 안내해줘서 40디르함에 타고 가게 됨. 기사가 비지니스냐 퍼스트클래스냐 물어봤는데, 역시 부티가 나는건가 싶었더니 그건 아니었음. 비지니스랑 퍼스트클래스는 탑승장 위치가 아예 달라서 물어봤던 것.(우린 이코노미였음) 공항에서는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고, 굳이 뽑자면 2가지 정도가 기억남. 위탁수하물 접수할 때 몰디브 입국용 QR 코드 받았는지 확인했던 거랑, 공항 기념품샵 보니 어제 다녀온 까르푸에 비해 40~50% 가량 더 비쌌던 것 정도.

* 몰디브 입국용 QR은 몰디브 입국 96시간 전에 이무가인가 하는 홈페이지에서 여행자 신고 하고 입국 QR코드 받는 건데(여행사는 72시간 전에 하라고 안내해줬는데, 공홈이 96시간으로 나옴), 홈피에서 Treveller Declaration 이라고 되어있는 곳 들어가서 작성하면 됨. 이거 안해두면 비행기 안 태워준다고 하던데, 수하물 접수장에서 확인하는 거 보니 사실이었던 듯.

 

33.

몰디브 입국은 입국수속하고 세관통과 2개 절차 거쳐서 했는데, 둘 다 조금 대충인 느낌이 났음. 입국수속은 화면에 여권/숙소 바우처/돌아가는 항공편 티켓/QR 코드 준비하라고 떠있어서 줄 서서 기다리면서 세팅 끝냈는데, 직원이 여권만 봄. 숙소 바우처 보여주니 절레절레, 귀환티켓 보여주니 또 절레절레, QR코드 보여주니 또 절레절레하며 그냥 지나가라고 했음. 그리고 위탁수하물 찾아서 출구쪽 세관 통로로 갔더니 세관통과도 위탁수하물 전부가 아니라 하나 샘플링해서 대충 확인함. 사람 많아서 일일이 빡세게 보는 게 불가해서 그럴 수 밖에 없는 듯.

 

34.

입국수속 세관통과 마치면 바카루 직원이 맞이해줌. 그 사람 따라가면 수상비행기 접수대에 위탁수하물 맡기고, 말레공항에서 바카루 수상비행기장까지 또 이동함.(리조트가 말레공항에서 좀 먼 편이라 배가 아니라 수상비행기 타고 이동해야 함) 바카루 로고가 그려진 검은색 밴을 타고 이동하는데 한 10분정도 걸린 듯. 5년 전쯤 바카루 다녀왔던 회사 과장님이 봉고 타고 이동해서 바카루 가는 게 맞는건지 인신매매 아닌지 무서웠다고 했었는데, 그 사이에 리조트가 많이 발전을 했는지 우리는 차량이 넓고 깔끔해서 안무섭고 편했음.

 

35.

수상비행기 탑승장은 아주 소형 공항 느낌임. 거기에 바카루 라운지가 있음. 바카루 가는 사람들은 그 라운지에서 대기하면 됨. 탑승장에 도착은 10시 40분쯤 했는데, 한참 기다렸다가 12시 반쯤 출발함. 기다리는 동안 바카루 라운지에서 과자 좀 먹고 탄산음료 좀 챙기고(리조트 가면 다 유료라고 라운지에서 좀 챙겨놓으라는 블로그 글 봤던 기억이 있었음) 하면서 시간 보냈음. 그 사이에 무슨 서약서 주는데, 하나는 리조트에서 우리한테 여권 제대로 돌려줬음을 확인한다는 확인서였고(바카루 직원이 수상비행기 등록할 때 여권 가져갔다가 돌려줌), 하나는 바카루 안에서 물건 쓰다가 다치는 것(Ex. 자전거 타다가 바다에 빠진다거나)은 모두 본인책임이라는 서약서였음.

* 나는 말레공항에 수상비행기장도 같이 있는 줄 알았고, 그래서 바카루 라운지가 말레공항 내에 있는 공항라운지인 줄 알았음. 여행사에서 입국시에만 바카루 라운지 이용 가능하다는 듯이 말한 게 이상했는데 와보니 이해가 됨. 리조트 갈 때야 수상비행기를 기다려야 하지만, 말레공항 복귀할 때는 라운지 쓸 일 없이 그냥 탑승장 도착하면 바로 밴 타고 공항 복귀하면 되는 것.(물론, 기상예보 등으로 섬에서 일찍 나올 경우 말레공항 늦게 가고 그 사이에 바카루 라운지에서 시간 보낼 수 있다고 함)

 

36.

비행기는 경비행기인데도 구름 위까지 날음. 그리고 종종 아래로 보이는 각종 리조트들이 있었는데 위에서 봐도 예뻤음. 12시 반쯤 출발해서 1시 반쯤 도착했으니 1시간 정도 걸린건데, 그 시간동안 그런 거 구경하면서 갔음.

 

37.

도착하고는 매우 편했음. 직원들이 짐도 다 들어주고, 매우 친절함. 언어가 영어인 게 조금 불친절한 느낌이긴 했음. 직원은 생긋생긋 말했지만 설명중 반은 이해를 못함. BTS나 블랙핑크같은 애들이 조금만 더 분발해서 얼른 한국어가 널리 퍼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여튼 우리 버틀러는 Longey 라는 흑인이었는데, 수상비행기 탑승장(리셉션에 바로 붙어있음)에서부터 리조트용 소형 차량(캐스퍼보다도 작은 테마파크용 느낌의 차량. 이후 식당 데려다주거나 할 때도 항상 이 차량을 이용함)에 태워줘서 편하게 방까지 갈 수 있었음. 방까지 가면서 이것저것 설명 많이 들음.

 

37-1.

설명들 기억나는 건, 바카루의 시간은 휴대폰에 뜨는 시계보다 1시간 더 빠르다는 것(Ex. 식당 6시 반에 잡아놨다고 하면 휴대폰 시계로 5시간 반까지 가야함 / 몰디브 본토와 바카루 리조트 섬 위치가 경도 차이가 좀 있어서 몰디브 공식 시간과 1시간 차이나는 듯), 모든 예약은 버틀러인 자기를 통해 하면 된다는 것(카톡 아이디 알려줬음) 등이었음

 

38.

방은 247호를 배정받았는데, 이루말할 수 없이 좋았음. 사진이나 조감도로 봤던 것에 비해 훨씬 좋았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었음. 공간도 큼직큼직하고, 내부에도 외부에도 쉴 수 있게 소파나 간이침대 다 깔려있고 경치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등 최고였음. (근데 1박에 167만원이니까 이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기도. 식비까지 다 들어갔지만 그래도 비싼 가격이긴 함...)

* 우리는 만족도가 엄청 높았는데, 비교대상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음. 인터넷 보니 바카루 가성비 안좋다는 얘기도 종종 있음. 비슷한 퀄리티면서 더 싼 곳도 있는 듯.

 

39.

방정리 하고는 저녁먹으러 감. 저녁은 버틀러가 알아서 4일치 예약을 다양하게 잡아줬는데, 오늘은 라군바(Lagoon Bar)라는 바다 위에 만들어진 식당으로 잡아줬는데, 경치가 아주 좋았음. 여기는 한/중/일/양 구분 없이 다 파는 곳이었고, 음식은 음식은 스타터 4개, 메인 2개, 디저트 1개로 총 7종류 주문이 가능해서 와이프와 함께 14종류를 시킴. 파인다이닝 한 번도 가본적 없어서 잘 모르긴 하는데, 파인다이닝 같은 요리들이 나온 느낌이었음. 맛도 매우 좋았음.

 

39-1.

술이 무료여서 칵테일도 먹어봤는데, 처음에는 같이 모히또, 두번째는 나는 코스모폴리탄 아내는 마르게리따를 먹음. 모히또는 민트맛이 좀 나서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었고, 코스모폴리탄은 잘 모르지만 민트맛 없이 그냥 달달한 맛이어서 좋았음. 마르게리따가 좀 특이했는데, 와인잔 근처에 소금을 둘러놨음. 마시면서 무조건 소금을 먹게 되는 구조임. 이건 소금이 짜서 칵테일이 정작 무슨 맛이었는지를 모르겠음. 얘네는 소금으로 이런 이상한 짓까지 하는데 왜 정작 나트륨 소비국 1위는 우리나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여튼 마르게리따는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함.

 

39-2.

[참고] 나중에 알게 된 내용이지만, 식당 설명을 이쪽에 미리 좀 적어두고자 함. 바카루에는 조식 식당 하나, 저녁 식당 4개가 있음. 조식은 Amaany라는 곳이고, 해변이 보이는 경치임. 그리고 호텔들 조식 식당이 다 그렇듯 뷔페식임. 저녁은 라군바(Lagoon Bar), 바쿠(Vakku), 오누(Onu), 이솔레타(Isoletta) 4군데가 있는데, 사실 음식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은 것 같음. 모든 식당이 해산물 요리나 고기 요리나 다 취급하기 때문. 굳이 따져보자면 라군 바가 해산물 위주의 음식(사시미도 다룸), 바쿠는 고기요리 위주(근데 랍스타가 시그니처인 듯), 오누가 아시아음식, 이솔레타가 이탈리아 음식을 다루는 듯 함. 음식은 이솔레타가 좀 덜 맛있는 거 빼고 다 비슷비슷해서, 위치로 구분해서 설명하는 게 더 편함. 라군바는 바다 위에, 바쿠는 해변가에, 오누는 숲속에, 이솔레타는 메인 풀장 옆에 있음. 저녁은 매일 이 4군데 중에서 골라서 먹으면 됨.

 

40.

올 때는 경치 구경하려고 버틀러한테 걸어갈테니 안 데리러 와도 된다고 함. 그래서 재밌게 구경 잘 하면서 같이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살짝 비가 내리기 시작함. 그러자 한 5분정도 후 대뜸 우리 버틀러가 어디선가 등장하더니, 비가 오니 태워다주겠다고 해서 편하게 또 타고 옴.

 

41.

와서는 조금 쉬고 놀고 하다가 잠. 두바이에서의 여독이 남아있었는지 잠이 잘 와서 아주 푹 잤음.

 

 

 

<사진>

말레공항 수상비행기 접수장
수상비행기 탑승장 로비. 공항에서 밴을 타고 이동하면 이런 곳에 도착함.
바카루 라운지. 한국인은 초상권을 고려하여 얼굴을 지움. 라운지도 좋았는데, 대기시간이 좀 길어서(2시간 정도) 지루했다.
수상비행기 탑승로
방에 도착하면 이렇게 되어있다. 허니문이면 이런 거 해준다고 함. 우측에 있는 건 오자마자 줬던 코코넛 음료인데 잠깐 저기에 뒀고, 그 뒤에 있는 아이패드로는 방 기능 설정과 리조트 정보 조회가 가능하다.
아이패드 방 조작 모드. 커텐, 조명, 에어컨, TV 모두 조정 가능하다.
아이패드 리조트 정보 모드. 사진 속 화면은 식당 탭으로 들어왔을 때의 화면이다. 그러고보니 저 중에서 안구루만 안가봤는데, 저기는 HB+여도 추가금 내고 먹어야 하는 철판구이 집이다. (우리는 HB+ 안에 포함된 식당들만 돌아다녔음)
오면 웰컴음식도 이렇게 차려져있다. 케익이 상당히 맛있었던 기억. 샴페인이 들어있는 얼음양동이는 매우 중요하다. 취사기구가 없기 때문에, 포트에 물 끓여서 햇반이나 컵밥 데워먹을 때 저 양동이를 써야한다.
냉장고. 우유만 무료다.(원래 2개 있었는데 내가 1개 먹고 나서 사진 찍음)
욕실 매우 넓음. 거의 안방하고 동일한 크기. 처음에 조감도 봤을 때 욕실이 너무 넓은데? 생각했는데, 지내다보니 두 사람이 스노클링하고 와서 젖은 몸으로 돌아다니고 씻고 하려면 이정도 넓이가 맞는 것 같다. 지금 공간은 세면대랑 욕조만 있는 욕실이고, 변기칸도 따로 있고, 샤워실도 따로 있음. (뒤에 유리문으로 보이는 곳이 변기칸임)
세면대 옆쪽에는 이렇게 욕조랑 간이침대가 있음. 뒤에는 샤워실도 있고. 참고로 욕실에서 바다쪽으로 문 열고 나갈 수 있음. 바다쪽에서 욕실로 왔다갔다 하기 편함.
다시 침대로 와서 바라보는 뷰
테라스 뷰.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사진은 들어온 날 바로 찍은 건 아니고, 2일째인가 3일째인가 놀다가 찍은거다. 스노클링하다가 젖은채로 저 간이침대에 누워서 침대가 젖어버렸다. 들어갔을 첫 날에는 사진보다 훨씬 깨끗했다. (참고로 해가 굉장히 쨍쨍해서 젖은채로 누웠다 일어나도 다 마른다)
테라스 뷰 2. 이것도 방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넣으려고 뒤늦게 찍은 사진인데, 자세히 보면 놀던 흔적이 보일테니 자세히 말고 대충 보면 된다.
라군바에서 바라보는 경치
라군바에서 바라보는 경치 2. 지금 보이는 쪽으로 해가 져서, 늦저녁에 저 부분의 노을을 보면 아주 예쁘다.
영화 내부자들 마지막 대사 때문에 유명한 모히또. 민트맛이 남에도 불구하고 달달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음.
첫번째 스타터. 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새우튀김, 와규비프 어쩌고, 스파이시 튜나 온더 크런치 라이스(?), 관자 순. 정확한 메뉴명은 모르겠으니 같은 메뉴 드시고 싶은 분들은 현장에서 메뉴판 잘 해석하셔야 함. 여튼 음식은 예외 없이 전부 매우 맛있었음. 하나 의문인 건 스파이시 튜나였는데, 단 하나의 매움도 존재하지 않고 그냥 맛있기만 했는데 왜 스파이시인지 모르겠음. 두바이부터 몰디브까지 쭉 느낀건데, 여행이 끝나고 온 지금 되새겨보면 얘네들 음식에는 매운 음식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음. 매운 걸 한 번도 못 먹어봄.
두번째 스타터. 좌상단부터...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 롤 종류 3개랑 연어사시미였는데 얘네도 맛있었음.
메인이다. 가장 좌측이 포크벨리 어쩌고였나 그랬던 거 같은데, 껍데기부분 딱딱헤서 떼어내고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떼어내고 먹으면 아주 부드럽고 맛있음. 메뉴 설명은 생략한다. 어차피 이거 말고 다른 거 주문해도 왠만하면 맛있을거임.
디저트. 하나는 모찌, 하나는 제일 비싼 어쩌고저쩌고 세트였다. 세트 세번째에 보이는 저 만두같이 생긴 건 안에 초콜릿이 들어있음. 이것들도 맛있었는데 배불러서 결국 다는 못먹었다.
집 돌아가는 길의 숲 속 야경
숲길을 지나면 나오는 오버워터빌라들 있는 구간 경치. 사실 이 날은 중간에 버틀러가 태워줘서 여기 차 타고 지나갔음. 이건 다른 날 찍은 사진인데, 그냥 5편에서 집 가는 길 쭉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올려봄.
워터빌라 들어가는 길에 하늘 보면 별이 많다. 바카루는 여러모로 경치가 좋은 곳임.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4편 - 두바이 사막투어(3일차)

 

 

26.

돌아와서 이제 좀 쉬다가 사막투어 갈 준비 하려고 했는데, 준비중에 프론트데스크에서 전화옴. 사막투어 하러 내려와달라는 전화였음. 14:30 부터 픽업한다고 했는데, 14:20 분에 전화와서 재촉이 온 것. 여튼 5분만 기달려달라고 하고 바쁘게 준비해서 30분에 나감. 내려가보니 이미 한국인 커플이 한 팀 있었는데, 거기에 합류해서 넷이서 차 타고 사막투어 하러 감.

 

26-1.

가는 길에 포르투갈 커플 한 팀을 더 픽업했는데, 얘네가 지각을 많이 했음. 한 30분 정도 늦음. 그거 다 기다리는 거 보니, 우리도 괜히 서둘렀나 싶었음. 단체패키지라 다른 팀에 피해갈까봐 서둘렀던 건데... 여튼 이 이후로 가이드분 운전이 굉장히 거칠어지셨음. 사막투어 첫 프로그램이 듄베이싱이라고, SUV타고 사막을 거칠게 놀이기구처럼 달리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정도면 그걸 도로에서 하고 있는 수준 아닌가 싶었음. 포르투갈 커플 남자는 가장 늦게 타서 조수석에 탔는데, 중간중간 가이드를 쳐다보긴 했지만 자기네가 늦어서 운전이 빨라진 거다보니 결국 별 말은 못함.

 

27.

도착하고는 잠깐 휴식시간이 있었음. 그 사이에 구글맵 보니 아부다비 반대쪽으로 와있던데, 왜 아부다비 사막투어라고 했는지 의문. 여튼 좀 쉬다가 바로 듄베이싱 시작했음. 타고온 SUV차로 그대로 듄베이싱 했는데, 상당히 재미있었음. 심한 언덕 올라가기, 심한 언덕 내려가기, 벽 타듯이 언덕 주행하기, 그러다가 미끄러지기 등등 거의 차량주행보다 놀이기구 탑승에 가까웠음. 차량 서스펜션이 엄청 좋은건지, 모래바닥이 부드러워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주행에 따른 충격도 전혀 없었음. 다 울렁울렁으로 소화됨.

 

28.

중간에는 멈춰서 사진찍을 시간도 주고, 샌드보딩도 함. 사진은 사막 풍경이 생각보다 예뻐서 잘나옴. 샌드보딩은 썰매처럼 비료포대 타고 모래바닥 내려가는 건 줄 알았는데, 스노우보드를 줌.(약간 고장난 고물 스노우보드 재활용 느낌이긴 했음) 근데 발 고정하면 위험하니까, 한쪽 발만 살짝 넣고(잠그지는 않음), 한쪽 발은 보드 위에 올리기만 한 채로 모래언덕 내려감. 내려가다가 고꾸라지는 사람도 있었는데, 나랑 와이프는 안 넘어지고 쭈욱 잘 내려갔음.

 

29.

샌드보딩까지 끝나고는 한참 떨어진 곳에 있는 DUBAI LEISURE 라고 간판 붙어있는 행사장 같은 곳으로 감. 거기가 남은 행사들(낙타체험, 바비큐파티, 공연관람) 다 하는 곳이었음. 6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7시까지 자유시간 줬음.

 

29-1.

낙타체험도 그 자유시간 안에 하고 싶으면 알아서 하면 하는거였는데, 행사장 출입구쪽으로 나가면 그 바로 왼편에서 할 수 있었음. 낙타 타고 작게 한바퀴 도는거임. 한 1분 정도. 줄이 좀 있긴 한데, 자유시간이 하도 길어서 충분했음. 낙타가 생각보다 되게 귀엽게 생기고 덩치가 커서 보는 것도 재밌었음.

 

29-2.

바비큐 파티는 그냥 적당한 소규모 뷔페같은 거 열어서 공연 하는동안 알아서 가져다먹는 시스템임. 거기에 구운 고기도 있어서 바비큐 파티라고 하는 듯. 각종 블로그 후기에서 밥이 맛없다는 얘기를 많이 봐서 기대가 없었는데,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음. 카레에 들어간 닭고기 조각에 뼈가 있어서 잉 이게 뭐지 했던거랑 꼬치구이 중 떡갈비처럼 생긴 게 양념이 아예 없어서 공허한 맛이 났던 거 정도만 빼면 괜찮았음.

 

29-3.

공연은 불쇼, 남자 회전무용(?), 여자 전통무용같은 거 총 3개 함. 불쇼가 제일 재밌었고, 회전무용은 그냥 화려한 치마 입고 10분동안 빙글빙글 돌면서 묘기 부리는 거임. 신기하긴 했는데 약간 지루한 느낌도 있었음. 여자 전통무용은 사실 중간부터 헐벗고 추는 거 보니 이슬람 전통무용이 절대 아닌 것 같은데(이슬람이었으면 무용 창시자 참수당해서 후대로 전파가 안됐을 무용임), 뭐였는지 모르겠음. 무슬림 복장 입은 사람들 다 무표정하게 보고 호응도 별로 없어서 공연자 속상하겠다 싶었음.

 

30.

돌아오니 9시 반정도였는데, 씻고 나오니 10시 반이었음. 새벽 4시 20분이 몰디브 출발 비행기라 2시쯤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해서 안 자고 가려고 했는데, 잠들어버렸다가 11시 반에 깨버림. 그 때까지 아내가 깨어있었는데, 거의 잠들기 직전의 컨디션이어서 잠들었던 게 미안했음. 그래서 아내 침대로 옮겨와 잠들게 두고 한시간가량 급하게 짐 챙겼음. 와이프는 12시 반쯤 일어났고, 마저 준비 마치고 1시 반쯤 공항으로 출발함.

 

30-1.

힘든 일정일거라 예상은 했지만, 두바이는 확실히 강행군이었던 것 같음. 특히 마지막 일정이 쉽지 않았음. 사실 처음에는 새벽 말고 좀 늦은 출발 하려고 했는데, 전●로 팀장님이 그렇게 하면 몰디브 밤늦게 도착해서 하는 거 없이 숙박비만 백수십만원 날리게 되는거라고 얘기해서 바꿨던 건데, 합리적인 선택이긴 했으나 해내기는 쉽지 않았음. 결국 해냈지만.

 

31.

두바이 일정은 그렇게 마무리가 됨. 두바이 일정 정리하면서, 이야기 속에 녹여내기 쉽지 않아 생략했지만 기록 남겨두고 싶은 두 가지 이야기가 있어서 사족으로 붙임. 첫번째는, 두바이는 건축가들이 본인이 구현하고 싶은 건물 마음껏 구현할 수 있는 도시라고 함. 그래서 건축가들의 꿈의 도시라고 함. 실제로 지나다니면서 지평선을 보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건물들이 모양이 죄다 제각각임. 피라미드 형태도 있고... 보면서 아이고 땅아깝다 저거 높이 올려야지 - 생각하는 나를 보며 역시 한국인이다 싶었음. 두번째는, 모스크 근처는 집값이 싸다는 얘기임. 하루에 5번씩 기도소리가 울리고 기도가 짧으면 20분 길면 1시간이라 매우 시끄러워서 근처 집값이 싸다고 함. 로컬들이야 다 무슬림이니 상관 없겠지만, 인구의 90%를 형성하는 외국인들한테는 그게 그저 소음이니까, 그쪽 수요가 적어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듯. 여튼 이슬람 사원 근처 집값이 저렴한 무슬림 국가라는 게 재미있어서 기록으로 남겨봤음.

  

  

  

<사진 & 영상>

사막 도착하니 이런 풍경이 있었음. 원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저 4륜 오토바이 빌려서 사막에서 놀기도 하고 그러는 듯. 우리는 안 했음.
듄베이싱. 안타깝게도 사진으로는 그 엄청난 역동성이 잘 담기지 않음. 개중에 그나마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제일 잘 보여주는 구도의 사진으로 골라봤음.
듄베이싱 하다가 잠깐 멈춘 사막 한복판. 여기서 경치 구경도 하고 샌드보딩도 함. 문제는 모래바람이 엄청나게 많이 불어서, 눈이고 입이고 다 들어오는 느낌. 스카프 챙겨올걸 싶었는데, 옆에 한국 커플 말로는 스카프 해도 다 들어와서 의미 없다고도 함.
낙타 얼굴 근접샷. 어두워서 잘 안 나옴. 크기가 생각보다 매우 크다. 매우.

 

불쇼.

두바이레저 내부 뷔페. 공연 중간에 여기서 밥 가져올 시간을 줌. 고기 주는 곳은 밖에 있음 (사람이 앞에 서있고, 접시 내밀면 고기 올려줌)
저녁식사 접시. 고기도 그럭저럭 맛있다. 다만... 고기에도 불쇼를 해놓은건지 탄 부분이 꽤 있었음.
두바이에서 몰디브로 떠나며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3편 - 두바이 까르푸(3일차)

 

 

21.

어제 투어를 하면서 기념선물들을 까르푸에서 사기로 아내와 정함. 나는 원래 한국 복귀하는 날에 두바이 공항에서 6시간 경유하니까 그 때 공항 내부에서 사려고 했는데, 가격차이가 꽤 있다는 정보를 아내가 듣고 와서 그렇게 정함.(몰디브에서는 살 게 아무것도 없어서 기념품이나 선물은 두바이 안에서 죄다 해결해야만 했음)

 

21-1.

그런데 오후 3시에는 또 사막투어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바쁘게 다녀와야 하는 상황이어서 조금 일찍 준비하고 나가야 했음. 그래서 조식도 8시쯤 나가서 일찍 먹었고, 까르푸로 10시 반에 출발함

 

22.

조식 식당은 어제와 위치가 달라져있었음. 하루마다 번갈아서 하는건지, 한 쪽 다 차면 다른 쪽 채우는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새로운 식당 가봐서 재밌었음. 메뉴는 똑같았음. 특별한 일이라고는 어제 깜빡하고 못 찍어둔 돼지 겨드랑이 다진고기 튀김(8-1 참고) 사진을 찍었다는 것. 정확한 이름은 FALAFEL 이었음.

 

23.

까르푸 나갈 준비하면서는 추가적인 정보를 하나 얻었는데, 방청소 요청 방법임. 두바이호텔은 "Room cleaning" 버튼이 없음. 그래서 전날도 투어 다녀오면서 방청소 부탁하고 싶었는데, 그 버튼을 못 찾아서 그냥 알아서 적당한 시간대에 해주는건가? 하다가 어영부영 나갔음. 그러나 돌아왔을 때 정리가 안 되어 있어서 실망을 금치 못했음. 근데 오늘 나가려고 하다보니 문고리에 책갈피처럼 "MAKE UP ROOM" 팻말이 있는거임. 아! 저걸 나가면서 바깥 문고리에 걸어놓고 나가면 되겠구나! - 싶었음. (실제로 걸어놓고 다녀오니 청소 아주 깔끔히 되어있었음.)

 

23-1.

근데 방청소 방법을 찾은 나머지 너무 뿌듯해 객실 카드키를 두개 다 방 안에 두고 나옴. 문 닫고 씨익 웃으면서 방청소 팻말 문고리에 탁! 거는 순간 아뿔싸 하며 떠오름. 근데 프론트에 가서 얘기했더니 신경쓰지 말고 마지막날 한꺼번에 반납하라면서 카드키 하나 더 만들어줌.

 

24.

까르푸는 에미레이트몰에 있는 곳으로 다녀옴. 편도로 30분 정도 거리였음. 갈 때 탄 택시가 차량 번호가 4자리였는데, 문득 가이드님이 해줬던 얘기가 생각남. 두바이에서 차량번호는 신분을 표시한다고 했음. 일반적인 외국인들은 5자리, 4자리부터는 로컬, 3자리는 로컬 중에서도 지위가 있는 사람, 두자리는 국회의원이나 왕족 로열패밀리, 한자리는 찐 왕족 - 이랬나 그랬음. 여튼 4자리면 로컬일텐데, 택시기사를 하는 게 뭔가 낯선 느낌이었음. 로컬이면 뭔가 보조금 외의 수입수단으로 직업을 가지더라도, 지네 가족 부의 세습에 도움이 되게끔 되도록 지식산업 업종에 종사하지 않으려나 싶었기 때문.

돌아오는 길에 탄 택시는 대부분의 택시처럼 5자리였음. 여긴 기사님 자체가 특이했는데, 매우 쾌활하고 자꾸 말을 걸었음.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손흥민이 최고의 축구선수라고 막 얘기하심. 축구 잘은 모르지만 손흥민이 맨유는 아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그냥 기분탓인가보다 하고 적당히 맞장구 쳐줌. 영어가 잘 안되는데 자꾸 말을 걸어서 쉽지 않았음.

 

25.

까르푸에서는 초콜릿하고 비누 샀음. 얼마나 필요할지 계산해보기엔 시간이 없었어서 마구잡이로 대충 사다보니 47만원 정도가 나옴. 여기서 디르함 현금 다 털고, 잔액 카드결제로 함. 들고 올 때 보니 백을 3개나 받아서 비행기에 어떻게 들고 탈지 고민이 됐는데, 다행히 아내가 챙겨둔 여분 가방이 있었음. 기존 캐리어 와꾸좀 다시 잡고 여분 가방까지 이용하니까 어떻게든 다 담아지긴 해서 다행이었음.

 

 

 

<사진>

돼지 겨드랑이 고기 튀김.(22번 참고) 1편에도 첨부한 사진인데, 여기에도 첨부한다. 집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돼지고기랑은 아무 상관 없고 병아리콩이랑 누에콩으로 만드는 음식이라고 함.
에미레이트몰 사진. 까르푸를 가까운 데로 안 가고 여기로 왔는데, 이런 거 구경해서도 좋았다.
까르푸 외관. 몰 안에 있어서 그런지 엄청나게 컸다.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2편 - 두바이 시티투어(1~2일차)

 

 

10.

점심 이후까지 쭉 쉬다가 오후 3시쯤 가이드님 만나서 시티투어 시작함. 권●을 이라는 분이었는데, 가이드는 대만족이었음. 전●로 팀장하고 얘기할 때도 허니문리조트는 일을 정말 잘한다 싶었는데, 가이드까지도 아주 좋았음. 설명도 자세하고 친절했고, 관광에 필요한 모든 절차(Ex. 티켓 발권 등) 다 해줌. 포토스팟도 잘 골라주심. 그리고 2~3팀일 줄 알았는데 우리만 하는 단독투어여서 투어 커스터마이징(마음에 드는 곳 오래 구경하는 대신 다른 곳 하나 뺀다거나 등)도 가능해서 좋았음. 커스터마이징을 하진 않았지만, 일단 마음이 자유로우니 편했음

 

10-1.

여담인데 가이드님이 한국인이어서도 너무 편했음. 나랑 아내랑 계속 방구석 여포처럼 둘이 있을 때는 영어로 말하는 훈련 하자면서 서로 영어 잘하는 척 콩글리쉬로 대화하다가 정작 외국인 보면 번역기 틀고 명사로만 대화하고 그랬는데, 가이드님이랑 한국말로 얘기하게 되니 매우 편했음

 

11.

우선 제일 처음에는 바스타키야라는 전통마을 갔음. 말이 전통마을이지 컨셉만 유지하고 근방 다 갈아엎어서 도로고 뭐고 아주 깨끗했음. 위치는 바닷가였는데, 두바이에서 석유 발견된 게 1960년대 후반이라 그 전까지는 사람들이 어업을 하고 살아서, 바다쪽에 마을이 있었던 거라고 함. 들어가보니 사실상 시장통이었는데, 거의 기념품 샵이었음. 호객행위는 엄청 심함.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매장 느낌임. 여기에 있는 스타벅스가 포토스팟으로 유명하다던데, 다들 거기서 줄서서 사진 찍곤 했음. 우리도 거기서 사진도 찍었고, 카라멜 마끼아또 그란데 사이즈 한 잔 시켜먹기도 함. 26디르함이었으니 약 9600원이었는데, 물가차이가 꽤 난다고 느낌.

 

11-1.

마을 보면서 가이드님이 가옥 구조를 알려줬던 게 신기했는데, 집집마다 천장 쪽으로 요철을 가지는 돌기둥들이 솟아있었음. 그게 와류를 유도해서 바람을 집 안쪽으로 불도록 해 내부 온도를 낮춰주는 구조라고 함. 두바이가 날씨가 덥다보니 그런 구조가 발달했다고 함. 이제는 에어컨이 있어서 괜찮지만.

 

12.

그 다음으로는 두바이프레임을 보러 갔음. 사진 볼 때는 ㄷ자 모양 건물 90도 꺾어서 세워놓은 줄 알았는데 ㅁ자 모양이었음. 프레임이라는 게 액자라는 말이라 ㅁ모양이라고 함. 수년 전 두바이 엑스포 열릴 때 지은 기념건축물이라고 하는데, 그 건축물 기준으로 양 옆으로 두바이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있다고 함. 어느 쪽에서 보는지에 따라 보이는 곳이 달라지는 것임. 그래서 이게 두바이의 과거와 미래를 담은, 세상에서 가장 큰 액자라는 의미가 있다고 함. 여기는 들어가지는 않고 인증샷만 남기고 왔음

 

13.

프레임 다음에는 세이크 모하메드 궁전을 갔음. 가는 길에 가이드님이 역사 등에 대해 얘기를 좀 해주셨는데, 아랍 에미레이트는 7개의 토호국이 모여서 만든 연합체라고 함. 두바이, 아부다비, 샤르쟈 등등... 얘네는 화폐, 군사, 외교 측면에서 하나의 국가처럼 통일하여 지내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다른 국가들이라고 함. 그래서 나라마다 왕이 있음. 다만, 연합체를 이끌어가기 위해 연합 단위로 대통령을 뽑는데, 보통은 아부다비 왕이 대통령을 먹고 두바이 왕이 부통령을 먹는다고 함. 아부다비가 가장 돈이 많고(석유 무한맵), 두바이가 두번째로 돈이 많기 때문(석유 고갈되어가지만, 관광도시로 성공). 역시 자본은 강력한 것...

 

13-1.

궁전은 별 게 없었음. 조경이 깔끔하다 정도? 사진도 어차피 밖에서밖에 못 찍어서 남길 수 있는 게 많이 없었음. 아, 경찰차가 G바겐이었던 것이 조금 인상깊었음. 부유한 국가임이 느껴지는 그런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었음

 

14.

다음 행선지는 skyview 라는 곳이었음. 전망 좋은 곳이고, 스카이 슬라이딩이라고 통유리로 된 미끄럼틀 태워주는 곳이었음. 전망 보니 두바이가 엄청 발달한 곳이라는 게 확 느껴졌고, 미끄럼틀도 나름 재밌었음. 통유리라 바닥이 보여 무서울 줄 알았는데, 나는 상남자라 그런지 안무서웠음. 근데 아내도 안무서웠다고 하는 거 보면 그냥 별로 안 무서운 걸수도.

(참고로 여기 표가 나중에 갈 브루즈 칼리파 전망대 표랑도 연동이라고, 잃어버리지 말라고 했었음.)

 

15.

스카이뷰 구경하고서는 마디낫 수크라는 전통시장 갔음. 맨 처음 갔던 전통마을하고 거의 비슷한데, (1) 여기는 현대식으로 재해석을 많이 해놔서 살짝 다른 느낌도 있었고, (2) 버즈 알 아랍이라는 7성급 호텔이 잘보이는 포토스팟이 있어서 따로 행선지에 또 넣어둔 듯 함. 현대식 재해석이라는 건, 시장 정비를 깔끔하게 많이 해놓고 호객행위를 없앴다는 것, 전통시장 전체에 돔을 덮어서 구경은 전통시장을 하는 것 같지만 내부 전체가 에어컨으로 시원하다는 것에서 느껴졌음. 버즈 알 아랍 나오는 곳 사진도 예쁘게 잘 나와서 좋았음. 직접 가기엔 너무 비싼 호텔...

 

15-1.

기념품 샵에서는 낙타인형이랑 두바이 초콜렛(짭), 자석을 하나 샀음. 인형은 아내가 좋아해서, 초콜렛은 하도 유명해서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자석은 이제부터 여행 다니는 도시마다 사모으기로 해서 삼.

 

16.

그리고 대만의 브루즈 칼리파를 감. 사실 버즈 칼리파, 브루즈 할리파 등 사람마다 이름 부르는게 제각각이라 호칭은 잘 모르겠음. 여튼 이게 그 세상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라고 함. (미션임파서블에서 탐크루즈가 타고 올라간 빌딩이 여기라는 듯. 그래서 건물 안에서 틀어놓는 음악중 미션임파서블 BGM도 있었음) 여기 124층에서 전망을 보는 게 우리 프로그램 안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대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밌게 보고 왔음. 두바이 전체가 한 눈에 다 보였고, 도시 곳곳이 불빛으로 가득해서 야경도 예뻤음.

 

17.

두바이 도시 전체를 보면서, 오늘 투어를 하는 중에 가이드님이 얘기해준 두바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생각이 나곤 했음. 두바이는 정말 좋은 도시라고 함. 인프라나 치안은 서울보다도 좋을 정도고, 도시 전체가 볼 게 많고 예쁘다는 이야기를 하셨음. 그런데, 그 이면에는 왕궁 앞 정원 청소를 비롯해 온갖 곳에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다는 얘기도 하셨음. 두바이에는 파키스탄이나 인도에서 돈 벌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함. 그 사람들은 노동자 캠프라고 불리는 곳에서 지내는데, 도시 외곽의 방 2개짜리 아파트에 20명씩 몰아서 사는 곳이라고 함. 아침마다 그들을 운반하는 통근차량이 있고, 그걸 타고 와서 그들은 최저임금도 없이 일한다고 함. 두바이에는 언제나 저임금 노동자들이 넘쳐나고, 노동자를 보호하는 그 어떤 법도 없기 때문에, 주 6일씩 일하고 한 달에 40만원씩 받으면서도 그냥 일을 한다고 함. 두바이 물가가 엄청 비싸다고 해도 군데군데 그런 노동자들을 위한 저렴한 인도나 파키스탄 음식을 파는 식당들도 있어서, 집을 제공받으며 밥은 그렇게 떼우며 본국으로 계속 돈을 보낸다고 함.

* 여담이지만 두바이 거지가 연봉 6천이라는 등 그런 얘기는 아예 낭설이라고 함. 다 일해야 함.

 

17-1.

각종 범죄가 없는 이유도, 이런 구조적인 면에 기인하는 면이 크다고 함. 이 곳 로컬들(=두바이 사람들)은 전체 거주자의 10%밖에 안되고, 90%는 외국인이라고 함. 로컬들은 애초에 산유국에서 돈 많게 태어나 정부의 각종 보조금을 받으며 풍요롭게 살고, 실제 경제 곳곳에서 일을 하는 건 외국인들이라고 함. 두바이는 풍부한 자본을 지렛대삼아 외국인을 굴려서 경제를 유지하는 나라인 것. 여튼 여기도 식당이나 카페 자리에 물건 놓고 다녀도 도둑맞지 않는 곳이라고 하는데, 그런 거 훔칠만한 위치에 있는 저소득층이 다 외국인들이기 때문이라고 함. 괜히 범죄 저질렀다가 비자 끊기면 가족들한테 돈도 못 벌어다주고 입국 에이전시 비용만 빚으로 남아 가족에게 오히려 짐이 되는 가장이 되어버리는 사람들...

 

17-2.

그래서 뭐랄까, 두바이는 그저 아름다운 도시라기보단... 화려하게 가슴아픈 도시인 듯

 

18.

궁상 그만 떨고 다음 행선지 얘기하자면, 두바이몰이었음. 따로 찾아갈 필요는 없었음. 전망대 보고 나와서는 바로 두바이몰로 연결됐기 때문. 그래서 가이드님도 우리 태워다주고는 바로 돌아가셨음. 원래 매형이 알려준 Bice Mare를 가고 싶었는데(다음날 점심 예약을 해주셨었는데, 보니까 기념품이나 선물 살 수 있는 시간이 다음날 오전밖에 없어서 취소하고 오늘 저녁에 가려고 했었음), 식당 위치가 두바이몰 밖으로 나가야 해서 포기함. 대신 가이드님이 추천해주신 두바이몰 내의 tribes 라는 식당을 감. 2층에 있었음.(근데 층수가 L, GL, 1, 2로 되어있었나 그래서 사실상 4층이었던 듯) 거기 테라스자리가 분수쇼 보면서 밥먹을 수 있는 자리기도 하고, 식당 자체가 양고기를 맛있게 하는 집이기도 해서 좋다고 하셨었음. 밤 9시 50분쯤 식당 도착했는데, 분수쇼가 진짜 잘보이는 자리여서 재밌게 보면서 밥먹음.(30분 단위로 분수쇼 했는데, 10시거랑 10시 반꺼 보고 나옴) 주문은 플래터라고, 양/소/돼지/닭 세트로 나오는 고기메뉴 시켰음. 직원이 샐러드 안시키냐고 해서 영업인줄 알고 와이프가 단호한 악센트로 멋지게 "No, Finish" 라고 하니 직원이 웃으면서 돌아갔는데, 먹다 보니 너무 고기만 있어서 결국 샐러드 추가해서 시킴. 그 직원이 다시 우리쪽 지나가다가 샐러드 시킨 거 보고 아까보다 더 방긋 웃으며 따봉하고 갔음. 밥도 맛있었는데 직원이 너무너무 친절해서 기분도 좋아져서 팁도 3불 주고 옴

* 돼지고기 벌금내면 팔 수 있다고 함. 외국인들한테 잘 팔리면 그냥 벌금내고 파는 듯

 

19.

나와서는 수족관 구경도 했고(입장까진 X, 백화점 내에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음), Waterfall 이라는 다이빙하는 사람들 모형 붙어있는 폭포도 보고 옴. 폭포 멋있고 웅장하게 잘 만들어놓긴 했는데, 왜 이렇게까지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음. 찾아보니 두바이가 어업으로 살던 옛 시절을 상기하며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 블로그 글이 있는데 신빙성이 없어서 그냥 무시하고, 멋있게 잘만들어서 인기 많은가보구나 생각하기로 함

 

20.

끝나고는 택시타고 와서 골아떨어짐. 택시가 우버보다 싸서, 앞으로는 택시를 타고다녀야겠다고 생각했음

* 가이드님 얘기로는 택시에서 거스름돈 안주고 그런 것도 다 짤짤이 정도 선에서의 얘기지, 70디르함 나왔을 때 100 냈다가 못 받는 경우는 없다고 함. 그러면 싸워서 받아야 한다고 함

 

 

 

<사진>

바스타키야라는 전통마을(대부분이 시장)
전통시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 이 앞의 스타벅스 로고 앞에서 사진찍는게 유행이라고 함. 그래서 나가보면 사람들 사진찍으려고 줄서있기도 하고 그럼. 우리도 찍었는데 아내 카메라에만 있음. 로고 나와있는 사진은 나중에 아내 블로그에는 올라올 수도.
특이한 가옥구조(11-1 참고)
두바이 프레임. 과거와 현재를 담는 액자라고 하는데 실제로 구도심 신도심이 프레임 안에 담기는 걸 보려면 헬기를 타야할 듯 하다. 아주 비싼 미술관 입장권인 샘... 지상에서 보면 이렇게 하늘만 담긴다.
세이크 모하메드 궁전. 여기 경찰차 넘어서는 접근할 수 없어서, 여기가 사진 찍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점임.
스카이뷰 전망. 어차피 투어 코스 안에 여기보다 높은 브루즈 칼리파(사진 가운데에 있는 건물) 전망대 가는 것도 있어서, 여기는 전망보다는 투명유리 미끄럼틀(스카이뷰 슬라이딩) 타는 게 메인인 듯.
마디낫 수크. 아침에 본 바스타키야랑 중복인 것 같지만, 거긴 마을이라면 여긴 완전히 시장뿐이다. 또한 조금 더 현대화가 되어있어서 깔끔함.(호객도 없음)
마디낫 수크 내부. 여기는 중앙홀인데, 보이듯이 모든 길은 결국 중앙홀 쪽으로 모임.
마디낫 수크 내부의 포토스팟. 저 버즈알 아랍이 잘 보이기 때문. 새삼 느끼지만 두바이는 특이한 건축물을 참 많이 짓는다 싶음. 근데 그게 정책적으로도 괜찮은 거 같은 게, 기념품샵 다니다 보면 그 건물들 모형이나 그림으로 만들어진 기념품들이 많음. 성공적인 랜드마크 마케팅인 듯.
브루즈 칼리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시 전경. 저 EMAAR이라는 회사가 두바이 건축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1위 건설사라고 하던데, 여기서도 그렇고 길 다니면서 봐도 EMAAR 붙어있는 건물들이 진짜 많았음.
두바이몰의 Tribes 식당에서 바라보는 전망. 정말 압도적인 도시 느낌이다. 참고로 저 호수에서는 30분 단위로 분수쇼를 함.
Tribes 음식. 무슨 플래터 세트를 시켰던 것 같다. 아직 샐러드 추가주문 전이라 사진에는 고기만 있음.
두바이 몰 내부에 있는 수족관. 이런 벽면이 4층 전체에 걸쳐 쭉 이어져있어 구경하기 좋다. 수족관이랑 상관 없는 여담이지만, 지금 사진 맨 왼쪽에 있는 분이 엄청 예뻤던 게 기억이 난다.
Waterfall 이라는 폭포. 여기서 택시승강장이 가깝다.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이전버튼 1 2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인버스개복치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5.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