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혼여행기] 2편 - 두바이 시티투어(1~2일차)

 

 

10.

점심 이후까지 쭉 쉬다가 오후 3시쯤 가이드님 만나서 시티투어 시작함. 권●을 이라는 분이었는데, 가이드는 대만족이었음. 전●로 팀장하고 얘기할 때도 허니문리조트는 일을 정말 잘한다 싶었는데, 가이드까지도 아주 좋았음. 설명도 자세하고 친절했고, 관광에 필요한 모든 절차(Ex. 티켓 발권 등) 다 해줌. 포토스팟도 잘 골라주심. 그리고 2~3팀일 줄 알았는데 우리만 하는 단독투어여서 투어 커스터마이징(마음에 드는 곳 오래 구경하는 대신 다른 곳 하나 뺀다거나 등)도 가능해서 좋았음. 커스터마이징을 하진 않았지만, 일단 마음이 자유로우니 편했음

 

10-1.

여담인데 가이드님이 한국인이어서도 너무 편했음. 나랑 아내랑 계속 방구석 여포처럼 둘이 있을 때는 영어로 말하는 훈련 하자면서 서로 영어 잘하는 척 콩글리쉬로 대화하다가 정작 외국인 보면 번역기 틀고 명사로만 대화하고 그랬는데, 가이드님이랑 한국말로 얘기하게 되니 매우 편했음

 

11.

우선 제일 처음에는 바스타키야라는 전통마을 갔음. 말이 전통마을이지 컨셉만 유지하고 근방 다 갈아엎어서 도로고 뭐고 아주 깨끗했음. 위치는 바닷가였는데, 두바이에서 석유 발견된 게 1960년대 후반이라 그 전까지는 사람들이 어업을 하고 살아서, 바다쪽에 마을이 있었던 거라고 함. 들어가보니 사실상 시장통이었는데, 거의 기념품 샵이었음. 호객행위는 엄청 심함.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매장 느낌임. 여기에 있는 스타벅스가 포토스팟으로 유명하다던데, 다들 거기서 줄서서 사진 찍곤 했음. 우리도 거기서 사진도 찍었고, 카라멜 마끼아또 그란데 사이즈 한 잔 시켜먹기도 함. 26디르함이었으니 약 9600원이었는데, 물가차이가 꽤 난다고 느낌.

 

11-1.

마을 보면서 가이드님이 가옥 구조를 알려줬던 게 신기했는데, 집집마다 천장 쪽으로 요철을 가지는 돌기둥들이 솟아있었음. 그게 와류를 유도해서 바람을 집 안쪽으로 불도록 해 내부 온도를 낮춰주는 구조라고 함. 두바이가 날씨가 덥다보니 그런 구조가 발달했다고 함. 이제는 에어컨이 있어서 괜찮지만.

 

12.

그 다음으로는 두바이프레임을 보러 갔음. 사진 볼 때는 ㄷ자 모양 건물 90도 꺾어서 세워놓은 줄 알았는데 ㅁ자 모양이었음. 프레임이라는 게 액자라는 말이라 ㅁ모양이라고 함. 수년 전 두바이 엑스포 열릴 때 지은 기념건축물이라고 하는데, 그 건축물 기준으로 양 옆으로 두바이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있다고 함. 어느 쪽에서 보는지에 따라 보이는 곳이 달라지는 것임. 그래서 이게 두바이의 과거와 미래를 담은, 세상에서 가장 큰 액자라는 의미가 있다고 함. 여기는 들어가지는 않고 인증샷만 남기고 왔음

 

13.

프레임 다음에는 세이크 모하메드 궁전을 갔음. 가는 길에 가이드님이 역사 등에 대해 얘기를 좀 해주셨는데, 아랍 에미레이트는 7개의 토호국이 모여서 만든 연합체라고 함. 두바이, 아부다비, 샤르쟈 등등... 얘네는 화폐, 군사, 외교 측면에서 하나의 국가처럼 통일하여 지내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다른 국가들이라고 함. 그래서 나라마다 왕이 있음. 다만, 연합체를 이끌어가기 위해 연합 단위로 대통령을 뽑는데, 보통은 아부다비 왕이 대통령을 먹고 두바이 왕이 부통령을 먹는다고 함. 아부다비가 가장 돈이 많고(석유 무한맵), 두바이가 두번째로 돈이 많기 때문(석유 고갈되어가지만, 관광도시로 성공). 역시 자본은 강력한 것...

 

13-1.

궁전은 별 게 없었음. 조경이 깔끔하다 정도? 사진도 어차피 밖에서밖에 못 찍어서 남길 수 있는 게 많이 없었음. 아, 경찰차가 G바겐이었던 것이 조금 인상깊었음. 부유한 국가임이 느껴지는 그런 부분들이 군데군데 있었음

 

14.

다음 행선지는 skyview 라는 곳이었음. 전망 좋은 곳이고, 스카이 슬라이딩이라고 통유리로 된 미끄럼틀 태워주는 곳이었음. 전망 보니 두바이가 엄청 발달한 곳이라는 게 확 느껴졌고, 미끄럼틀도 나름 재밌었음. 통유리라 바닥이 보여 무서울 줄 알았는데, 나는 상남자라 그런지 안무서웠음. 근데 아내도 안무서웠다고 하는 거 보면 그냥 별로 안 무서운 걸수도.

(참고로 여기 표가 나중에 갈 브루즈 칼리파 전망대 표랑도 연동이라고, 잃어버리지 말라고 했었음.)

 

15.

스카이뷰 구경하고서는 마디낫 수크라는 전통시장 갔음. 맨 처음 갔던 전통마을하고 거의 비슷한데, (1) 여기는 현대식으로 재해석을 많이 해놔서 살짝 다른 느낌도 있었고, (2) 버즈 알 아랍이라는 7성급 호텔이 잘보이는 포토스팟이 있어서 따로 행선지에 또 넣어둔 듯 함. 현대식 재해석이라는 건, 시장 정비를 깔끔하게 많이 해놓고 호객행위를 없앴다는 것, 전통시장 전체에 돔을 덮어서 구경은 전통시장을 하는 것 같지만 내부 전체가 에어컨으로 시원하다는 것에서 느껴졌음. 버즈 알 아랍 나오는 곳 사진도 예쁘게 잘 나와서 좋았음. 직접 가기엔 너무 비싼 호텔...

 

15-1.

기념품 샵에서는 낙타인형이랑 두바이 초콜렛(짭), 자석을 하나 샀음. 인형은 아내가 좋아해서, 초콜렛은 하도 유명해서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자석은 이제부터 여행 다니는 도시마다 사모으기로 해서 삼.

 

16.

그리고 대만의 브루즈 칼리파를 감. 사실 버즈 칼리파, 브루즈 할리파 등 사람마다 이름 부르는게 제각각이라 호칭은 잘 모르겠음. 여튼 이게 그 세상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라고 함. (미션임파서블에서 탐크루즈가 타고 올라간 빌딩이 여기라는 듯. 그래서 건물 안에서 틀어놓는 음악중 미션임파서블 BGM도 있었음) 여기 124층에서 전망을 보는 게 우리 프로그램 안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대기가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밌게 보고 왔음. 두바이 전체가 한 눈에 다 보였고, 도시 곳곳이 불빛으로 가득해서 야경도 예뻤음.

 

17.

두바이 도시 전체를 보면서, 오늘 투어를 하는 중에 가이드님이 얘기해준 두바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생각이 나곤 했음. 두바이는 정말 좋은 도시라고 함. 인프라나 치안은 서울보다도 좋을 정도고, 도시 전체가 볼 게 많고 예쁘다는 이야기를 하셨음. 그런데, 그 이면에는 왕궁 앞 정원 청소를 비롯해 온갖 곳에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다는 얘기도 하셨음. 두바이에는 파키스탄이나 인도에서 돈 벌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함. 그 사람들은 노동자 캠프라고 불리는 곳에서 지내는데, 도시 외곽의 방 2개짜리 아파트에 20명씩 몰아서 사는 곳이라고 함. 아침마다 그들을 운반하는 통근차량이 있고, 그걸 타고 와서 그들은 최저임금도 없이 일한다고 함. 두바이에는 언제나 저임금 노동자들이 넘쳐나고, 노동자를 보호하는 그 어떤 법도 없기 때문에, 주 6일씩 일하고 한 달에 40만원씩 받으면서도 그냥 일을 한다고 함. 두바이 물가가 엄청 비싸다고 해도 군데군데 그런 노동자들을 위한 저렴한 인도나 파키스탄 음식을 파는 식당들도 있어서, 집을 제공받으며 밥은 그렇게 떼우며 본국으로 계속 돈을 보낸다고 함.

* 여담이지만 두바이 거지가 연봉 6천이라는 등 그런 얘기는 아예 낭설이라고 함. 다 일해야 함.

 

17-1.

각종 범죄가 없는 이유도, 이런 구조적인 면에 기인하는 면이 크다고 함. 이 곳 로컬들(=두바이 사람들)은 전체 거주자의 10%밖에 안되고, 90%는 외국인이라고 함. 로컬들은 애초에 산유국에서 돈 많게 태어나 정부의 각종 보조금을 받으며 풍요롭게 살고, 실제 경제 곳곳에서 일을 하는 건 외국인들이라고 함. 두바이는 풍부한 자본을 지렛대삼아 외국인을 굴려서 경제를 유지하는 나라인 것. 여튼 여기도 식당이나 카페 자리에 물건 놓고 다녀도 도둑맞지 않는 곳이라고 하는데, 그런 거 훔칠만한 위치에 있는 저소득층이 다 외국인들이기 때문이라고 함. 괜히 범죄 저질렀다가 비자 끊기면 가족들한테 돈도 못 벌어다주고 입국 에이전시 비용만 빚으로 남아 가족에게 오히려 짐이 되는 가장이 되어버리는 사람들...

 

17-2.

그래서 뭐랄까, 두바이는 그저 아름다운 도시라기보단... 화려하게 가슴아픈 도시인 듯

 

18.

궁상 그만 떨고 다음 행선지 얘기하자면, 두바이몰이었음. 따로 찾아갈 필요는 없었음. 전망대 보고 나와서는 바로 두바이몰로 연결됐기 때문. 그래서 가이드님도 우리 태워다주고는 바로 돌아가셨음. 원래 매형이 알려준 Bice Mare를 가고 싶었는데(다음날 점심 예약을 해주셨었는데, 보니까 기념품이나 선물 살 수 있는 시간이 다음날 오전밖에 없어서 취소하고 오늘 저녁에 가려고 했었음), 식당 위치가 두바이몰 밖으로 나가야 해서 포기함. 대신 가이드님이 추천해주신 두바이몰 내의 tribes 라는 식당을 감. 2층에 있었음.(근데 층수가 L, GL, 1, 2로 되어있었나 그래서 사실상 4층이었던 듯) 거기 테라스자리가 분수쇼 보면서 밥먹을 수 있는 자리기도 하고, 식당 자체가 양고기를 맛있게 하는 집이기도 해서 좋다고 하셨었음. 밤 9시 50분쯤 식당 도착했는데, 분수쇼가 진짜 잘보이는 자리여서 재밌게 보면서 밥먹음.(30분 단위로 분수쇼 했는데, 10시거랑 10시 반꺼 보고 나옴) 주문은 플래터라고, 양/소/돼지/닭 세트로 나오는 고기메뉴 시켰음. 직원이 샐러드 안시키냐고 해서 영업인줄 알고 와이프가 단호한 악센트로 멋지게 "No, Finish" 라고 하니 직원이 웃으면서 돌아갔는데, 먹다 보니 너무 고기만 있어서 결국 샐러드 추가해서 시킴. 그 직원이 다시 우리쪽 지나가다가 샐러드 시킨 거 보고 아까보다 더 방긋 웃으며 따봉하고 갔음. 밥도 맛있었는데 직원이 너무너무 친절해서 기분도 좋아져서 팁도 3불 주고 옴

* 돼지고기 벌금내면 팔 수 있다고 함. 외국인들한테 잘 팔리면 그냥 벌금내고 파는 듯

 

19.

나와서는 수족관 구경도 했고(입장까진 X, 백화점 내에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음), Waterfall 이라는 다이빙하는 사람들 모형 붙어있는 폭포도 보고 옴. 폭포 멋있고 웅장하게 잘 만들어놓긴 했는데, 왜 이렇게까지 유명한지는 잘 모르겠음. 찾아보니 두바이가 어업으로 살던 옛 시절을 상기하며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 블로그 글이 있는데 신빙성이 없어서 그냥 무시하고, 멋있게 잘만들어서 인기 많은가보구나 생각하기로 함

 

20.

끝나고는 택시타고 와서 골아떨어짐. 택시가 우버보다 싸서, 앞으로는 택시를 타고다녀야겠다고 생각했음

* 가이드님 얘기로는 택시에서 거스름돈 안주고 그런 것도 다 짤짤이 정도 선에서의 얘기지, 70디르함 나왔을 때 100 냈다가 못 받는 경우는 없다고 함. 그러면 싸워서 받아야 한다고 함

 

 

 

<사진>

바스타키야라는 전통마을(대부분이 시장)
전통시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 이 앞의 스타벅스 로고 앞에서 사진찍는게 유행이라고 함. 그래서 나가보면 사람들 사진찍으려고 줄서있기도 하고 그럼. 우리도 찍었는데 아내 카메라에만 있음. 로고 나와있는 사진은 나중에 아내 블로그에는 올라올 수도.
특이한 가옥구조(11-1 참고)
두바이 프레임. 과거와 현재를 담는 액자라고 하는데 실제로 구도심 신도심이 프레임 안에 담기는 걸 보려면 헬기를 타야할 듯 하다. 아주 비싼 미술관 입장권인 샘... 지상에서 보면 이렇게 하늘만 담긴다.
세이크 모하메드 궁전. 여기 경찰차 넘어서는 접근할 수 없어서, 여기가 사진 찍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점임.
스카이뷰 전망. 어차피 투어 코스 안에 여기보다 높은 브루즈 칼리파(사진 가운데에 있는 건물) 전망대 가는 것도 있어서, 여기는 전망보다는 투명유리 미끄럼틀(스카이뷰 슬라이딩) 타는 게 메인인 듯.
마디낫 수크. 아침에 본 바스타키야랑 중복인 것 같지만, 거긴 마을이라면 여긴 완전히 시장뿐이다. 또한 조금 더 현대화가 되어있어서 깔끔함.(호객도 없음)
마디낫 수크 내부. 여기는 중앙홀인데, 보이듯이 모든 길은 결국 중앙홀 쪽으로 모임.
마디낫 수크 내부의 포토스팟. 저 버즈알 아랍이 잘 보이기 때문. 새삼 느끼지만 두바이는 특이한 건축물을 참 많이 짓는다 싶음. 근데 그게 정책적으로도 괜찮은 거 같은 게, 기념품샵 다니다 보면 그 건물들 모형이나 그림으로 만들어진 기념품들이 많음. 성공적인 랜드마크 마케팅인 듯.
브루즈 칼리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도시 전경. 저 EMAAR이라는 회사가 두바이 건축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1위 건설사라고 하던데, 여기서도 그렇고 길 다니면서 봐도 EMAAR 붙어있는 건물들이 진짜 많았음.
두바이몰의 Tribes 식당에서 바라보는 전망. 정말 압도적인 도시 느낌이다. 참고로 저 호수에서는 30분 단위로 분수쇼를 함.
Tribes 음식. 무슨 플래터 세트를 시켰던 것 같다. 아직 샐러드 추가주문 전이라 사진에는 고기만 있음.
두바이 몰 내부에 있는 수족관. 이런 벽면이 4층 전체에 걸쳐 쭉 이어져있어 구경하기 좋다. 수족관이랑 상관 없는 여담이지만, 지금 사진 맨 왼쪽에 있는 분이 엄청 예뻤던 게 기억이 난다.
Waterfall 이라는 폭포. 여기서 택시승강장이 가깝다.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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