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신혼여행기] 10편 - 몰디브에서 귀국까지

 

 

72.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고프로로 숙소 뷰로 보이는 일출 과정을 타임랩스 촬영 돌려놨음. 결과물이 마음에 들게 나왔음.

 

73.

체크아웃하는 날이라 특별히 한 게 없었음. 아침에 짐정리좀 하고 나가서 오리발 반납하고 아침 먹고 돌아와서 쉬다가 마저 준비 끝냄. 아침 먹을 때 버틀러가 찾아와서, 체크아웃 전에 자기가 방에 방문해서 투숙기간중 발생한 비용들 결제처리 해주겠다고 함.(결제는 체크아웃 전 아무때나 리셉션 와서 할 수도 있고, 버틀러한테 요청하면 버틀러가 방에 와서 해줄 수도 있음. 어제 편지에도 있었던 내용) 딱히 요청할 생각은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러면 수상비행기 타러 갈 때까지 집 밖에 안 나가고 푹 쉴 수 있겠다 싶어서 좋다고 함.

 

73-1.

쉬는 동안 아내는 목욕도 했는데, 만족도가 높아보여 나도 좋았음. 동시에, 바카루의 수도시설은 어떻게 되는거지 하는 궁금증이 문득 듦.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해야하니까 바다로는 당연히 배출을 못할 것이고, 집 밖에서 보면 수도관이 안보이는데... 아마 매설한 형태가 아닌가 싶었음. 찾아봐도 잘 안 나와서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함. 새삼 신기했음.

 

73-2.

가방 챙기면서 챙거왔던 책은 따로 빼가려고 했는데, 아내가 그냥 위탁수하물에 넣어버림. 저항해보고자 했으나, 비행기 타고 올 때도 여기 와서도 한 번도 책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명분이 밀려 제압당하고 책을 보내줄 수 밖에 없었음.

 

74.

집에서 푹 쉬고 있었는데, Longey가 체크아웃 시간인 2시 반이 넘어서도 안 옴. 사실 아침에 얘기할 때 1시~1시 반 사이에 온다고 한 걸로 들었는데,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내가 잘못 들은 것 같기도 해서 일단 다시 묻진 않고 있었음. 3시 40분경에 이쯤이면 언제 오냐고 물어볼까 하는 찰나 3시 55분에 오겠다고, 그게 우리가 편할 거라는 카톡이 옴.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침대에 좀 더 늘어져서 대기함. 그러다가 짐 차 와서 캐리어 싣고, 그 직후 버틀러 와서 결제처리 하고 수상비행기 탑승장까지 차타고 이동함.

 

75.

수상비행기 타고 말레 수상비행기 탑승장까지 도착하니 또 바카루 밴으로 그대로 말레공항까지 옮겨줌. 거기서 자그마한 기념품 몇 개 사고 바로 두바이로 건너감.

 

75-1.

여담이지만, 말레공항의 공식 명칭은 벨레나 국제공항(Velana international airport)임. 말레는 수도 이름이고, 공항 이름은 벨레나인데 그냥 다들 편하게 말레 공항이라고 부르는 것. 나도 몰디브 입국시 필요한 IMUGA 여행자 신고서 작성하다가 알게 됐었음. 입국시 공항 선택지에 말레공항이라는 게 아예 없었기 때문. 이게 갑자기 생각난 이유는 허니문 리조트 안내문에서 입출국 모두에 대해 여행자 신고서 작성해야 한다고 되어있어서 말레공항에서 출국 전 신고하려고 했기 때문인데, 출국시에는 필요 없는 걸로 바뀌어있었음. 여행사 정보가 아직 최신화가 인 된 듯. 여튼 필요 없어진 덕분에 편하게 그냥 출발함.

 

76.

두바이에는 두바이 시간 기준 저녁 9시 반쯤 도착함. 공항 도착하니까 와이파이가 잘 돼서 좋았음. 도착해서는 라운지를 찾아봄. 9시 반부터 새벽 3시 반까지 공항에서 버텨야하는데 공항 벤치에서 쉬기에는 너무 버거웠기 때문. 여행 준비할 때 아할란 라운지(Ahlan Lounge)가 제일 좋다는 후기를 봤던 기억이 있어 아할란 라운지로 가려고 다시 한 번 검색해봤는데, 그 좋다는 라운지는 게이트 B쪽에 있는 라운지였음. 우리는 게이트 A쪽에서 탑승을 해야했는데, B쪽에서 라운지를 가면 일찍 나와서 A쪽까지 공항 트램을 타고 이동해야 했음. 그래서 조금 아쉽더라도 미리 트램을 타고 A쪽 게이트로 가서, 거기에 있는 아할란 라운지를 감. 쉬다가 바로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싶었기 때문. 나는 신한 트레블카드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을 만들어둔 게 있어서 라운지 이용권을 무료로 받았고, 아내는 3만 8천원 내고 라운지 이용권을 삼.(한 번 사면 5시간 이용 가능)

 

76-1.

라운지 이용권은 [The Lounge] 라는 어플을 통해 했음. 라운지 가서 직원하고 직접 얘기해서 구매할 수도 있겠지만, 앱에서 하는 게 편한 듯. 그리고 사실 이용권을 사고 말고 하기 이전에 어디에 어떤 라운지가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그걸 알아보려면 더 라운지 어플로 보는 게 제일 좋음. 공항 선택하면 라운지 목록 쫙 정리되어 나옴. 공항 경유시간이 길 경우 아주 유용한 듯.

 

76-2.

잘 아는 것처럼 말했지만, 사실 이건 여행 직전에 매형이 일정표 점검해주면서 알려주신 것임. 이런 게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앎. 매형이 체크해주지 않았다면 신혼여행 막판을 6시간 공항 의자에서 쭈그려 버텼을 거라 생각하니 아찔했음...

 

76-3.

A게이트쪽 아할란 라운지는 찾아가기가 약간 복잡함. 면세점 있는 층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디올 매장이 보이는데, 그 뒤쪽에 호텔 올라가는 엘베를 타고 호텔이 있는 6층까지 가야함. 그리고 호텔 리셉션의 맞은편에 있는 통로로 들어가서 쭉 걷다 보면 나옴. 호텔 건물에 부속으로 붙어있는 라운지인 것.

 

76-4.

라운지는 전반적으로 무난무난했음. 밥도 무난무난 쉬는 곳도 무난무난. 다만 음료가 물밖에 안 나오는 게 아쉬웠음. 캔음료 파는 곳처럼 생긴 곳이 있어 물어보니, 음료는 호텔 이용객에게만 준다고 함. 아 근데 이게 인생 유일한 라운지라 아쉬운 건지 다른 라운지들도 원래 다 그런건지 모르겠어서 안 아쉬운 것 같기도. 그리고 공간에 대해 얘기하자면, 식당처럼 되어있는 영역이 두군데, 안마의자 2개 있는 휴식영역이 한군데, 침대로 진화하다가 중간에 그만둔듯이 생긴 소파 6개가 있는 휴식영역이 한군데 있음. 마지막 영역은 길다란 소파 4개도 2개씩 테이블 가운데 두고 ㄱ자 모양으로 되어있기도 함. 우리는 6개 있는 소파 하나씩 잡아서 자다가 출발시간 맞춰 일어나서 나옴.

* 샤워실 있음. 근데 안써봐서 얼마나 좋은지는 잘 모르겠음

 

77.

라운지 얘기를 먼저 하긴 했지만, 바로 라운지에 간 건 아님. 일단 나도 이용권 발급받고 아내도 이용권 구매해둔 후, 바로 가지 않고 면세점 조금 둘러봤음. 면세점 모든 곳이 열려있어서 좋았음. 여행 준비할 때 두바이공항 면세점 홈페이지에는 브랜드 매장들(샤넬, 디올, 에르메스, 까르띠에 등)에 대한 얘기만 있어서 초콜릿이나 자그마한 기념품 파는 곳들도 열려있을지는 그걸 보고 알 수가 없었고, 블로그들도 24시간 다 연다는 곳도 있고 몇군데만 연다는 곳도 있어서 최대한 마지막날 되기 전에 미리 사야겠다고 보수적으러 생각했었는데(실제로 그래서 사서 몰디브까지 들고 다녀옴), 일단 A게이트쪽 면세점은 계속 열려있는 듯. 10시쯤 갔을 때도, 새벽 2시쯤 탑승하러 가는 길에 봤을 때도 다 열려있었음. 여기서 초콜릿 몇 개 더 사서 라운지로 올라갔었음.

 

77-1.

면세점 구경하면서 보니, 면세라고 딱히 싸지 않은 것 같음. 달러환율 1,300원으로 잡고 계산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관세까지 붙여 들어온 물건 사는 거랑 가격이 그닥 다르지 않았음. 더 비싼 것도 많았던 듯. 두바이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가격적인 메리트가 없다고 느낌.

 

78.

귀국길 비행기는 앞이 빈 공간인 좌석에 추가금을 얹어 예약해놨는데, 앉으러 가는 길에 마음이 무거웠음. 그 좌석 예약할 때 위급상황시 승무원의 말을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을만큼 영어에 익숙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안내문이 있었기 때문. 지나온 신혼여행의 시간들이 생각나며, 이 얼마나 오만한 선택이었는가 하며 반성하게 됨. 그런데 너무 길게는 안 했고, 그러다가 그냥 위급상황이 안 일어나면 되지 뭐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함.

 

78-1.

근데 이 좌석 처음 앉았을 때 당황스러웠음. 앞에 아무도 없어서 공간이 넓어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 장점이 없는 줄 알았기 때문. TV도 식탁도 USB포트도 다 없는 줄 알았음. 알고보니 다행히 군데군데 숨겨져있어서 꺼내서 쓰면 되었을 뿐, 모두 있었음. 그래서 아내랑 게임도 같이 하곤 하면서 놀았음.

 

79.

지금은 비행기 타고 가는 귀국길임. 나는 글을 쓰고 있고, 와이프는 퍼즐게임을 하고 있음. 참 행복한 여행이었다 싶음. 집 가면 사진을 좀 정리해봐야겠음.

 

 

 

<사진 & 영상>

새벽부터 돌려놓은 바다를 향한 타임랩스. 30초쯤까지는 아예 어둡고, 그 이후부터는 조금씩 변화가 보인다.

오리발 반납하러 떠나는 길에 한 컷
마지막날 아침식사. 체크아웃 하는 날까지도 조식은 포함되어 있다.
떠나기 전에 돌아보는 5박 6일간의 우리 집
수상비행기 타러 가는 길
수상비행기에서 바라보는 바카루
수상비행기 타고 오는 길에 보는 말레
수상비행기 내려서 바로 바카루 밴 탑승함. 한 대 더 보이길래 찍어봤다.
두바이 도착해서 본 전광판. 새벽 3시 30분 인천행 비행기였는데, 아직 A 게이트라고밖에 안나옴. 알고보니 구체적인 게이트 번호는 23:30에 나오는 거였다.(나중에 라운지 전광판에서 상세 상황판 연결해주는 QR링크 있길래 들어가보니, 23:30에 나온다고 안내 나와있었음) 여튼 이 때 일단 A로 이동함.
A 게이트 있는 쪽으로는 공항트램 타고 이동함. 인천공항하고 비슷한 느낌.
A게이트쪽 면세점 구역으로 엘베 타고 올라가면(3층이었던 듯) 사진과 같은 풍경이 보이는데, 저기 노란 화살표 해놓은 쪽에 6층으로 통하는 엘베가 있다. 6층에 호텔 있는데, 그냥 가면 된다. 아할란 라운지가 호텔에 붙어있음.
6층에 내리면 바로 호텔 리셉션이 보이는데, 그 맞은편의 이 통로로 쭉 들어가면 라운지 리셉션이 나옴
A게이트쪽 아할란 라운지 식당
아할란 라운지 식당 2
아할란 라운지 음식들
라운지에서 퍼온 접시. 음식 사진도 저렇고 내 접시도 이래서 오해할 수 있겠지만, 야채나 채소류도 많이 있다.
라운지 휴식처 1. 안마의자가 있는 휴식공간은 사진을 못 남겼다.
라운지 식당의 기둥 쪽에 이렇게 USB 포트로 충전할 수 있게 되어있다.
면세점 명품관. 24시간 열려있다.
면세점 매장. 여기도 24시간 열려있는 게 맞았다. 기념품이나 초콜렛같은 거 여기서 살 수 있음.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경치. 저 가운데 뚫린 곳으로 보이는 곳이 면세점 일반매장이다. 새벽 2시쯤 찍은 사진인데, 이 때까지도 잘 열려있었다.
서울에 거의 도착해갈 때 비행기 안에 나오는 지도 한 번 찍어봤다. 우리가 다녔던 두바이와 말레가 모두 보여서 기분이 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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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신혼여행기] 9편 - 몰디브 5일차

 

 

66.

풀로 시간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다음날은 체크아웃) 쉬면서 보내려고 함. 5박 숙박중 인빌라 조식(방으로 아침 가져다주는 것) 한 번 해주는 거 오늘로 잡았음. 가져다주고 세팅까지 예쁘게 해줘서 아주 좋았음.

 

66-1.

인빌라 조식 신청하면 계란 뭘로 할거냐(프라이, 스크럼블 등), 소세지는 어떤 종류가 좋냐(소, 돼지, 닭) 등등을 전날 버틀러가 물어볼 때 미리 알려줘야 하는데, 소세지 선택이 탁월했음. 아침 가서 먹어볼 때 비프나 포크는 짠 편이었던 기억이 있어서 치킨을 시켰는데 치킨소세지는 짠 맛이 심하지 않아서 좋았음.

 

67.

끝나고는 메라나(Merana)라고 하는 마사지 겸 스파하는 곳에 다녀옴. 허니문 특전으로 1시간 마사지권 받은 게 있었는데 이것도 오늘 씀. 마사지하는 방은 마사지용 침대 자리의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어서, 엎드려서 마사지받는동안 우리 밑 바다로 지나다니는 물고기들이 보였음.

 

68.

저녁 때까지는 헬스장 구경도 하고, 스노클링 하기도 하면서 쭉 시간 보냄. 헬스장은 바다 뷰여서 신기했고, 스노클링은 집 앞이랑 블루홀이 익숙해져서 해변쪽으로 나가봤는데 거긴 물고기가 거의 없어서 그냥 되돌아옴. 오가는 길에 해변가에 돌아다니는 소라게들 봤던 게 재밌었음.

 

69.

저녁에는 라군바를 감. 4일간 네군데 다 돌아봤는데, 음식은 다 맛있어서 뷰가 좋은 곳을 한 번 더 가보기로 함. 가장 바다에 가까운 좌석에 앉았는데 바람이 엄청 심하게 불었음. 진짜 심했음. 음식 안 날아가는 게 신기했음.

 

69-1.

라군바 가니까 '오빤 늘 이런식이야' 커플(53-1 참고)이 있어서 혼자 반가운 느낌이 듦

 

69-2.

음식 기다리면서는 테이블 근처 바다 구경했는데, 물고기들 많은 와중에 엄청 큰 가오리랑 엄청 큰 물고기가 지나갔음. 특히 가오리는 엄청 컸음. 물속에서도 보였으면 좋았을텐데 싶었지만, 물 위에서 본 것 만으로도 럭키하다고 생각

 

70.

집 돌아가는 길엔 또 코코넛 클럽 들렀는데, 이번에는 포켓볼을 함. 코코넛 클럽이 놀거리가 많아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음. 몰디브가 비록 휴양지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오락요소들을 잘 갖춰놔서 적당한 기간으로는 지루할 일 없을 듯 함.

 

71.

집에 돌아오니 편지(방문 감사하다 행복하게 살고 다음에 또 와라 등등 써진 편지)랑, 그동안 바카루에서 썼던 추가금 내역(체크아웃시 일괄결제 필요)이 있었음. 편지에 체크아웃이랑 수상비행기 스케줄이 나와있어서 좋았음. 그리고 테라스 쪽에 가오리 그림이랑 See you Soon 적혀있기도 했는데, 고객감동 이벤트인 듯. 떠나기까지도 좋은 리조트구나 싶었음

 

71-1.

체크아웃은 3시 반, 수상비행기 출발은 4시 반이었음. 바카루 4시 반 출발이면 몰디브 공식 시간으로는 3시 반 출발인 거여서, 종국적으로 4시 반쯤 말레공항 도착하는 일정이었음. 6시 20분 비행기 타기엔 충분했음. 수상비행기 탑승하기 전까지 방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체크아웃 시간이 넉넉해서 좋았음. 청소한다고 일찍 내보내봐야 고객들 더운 데서 하염없이 비행기만 기다려야 하고, 즐겁게 놀고 가는 길에 기분만 안좋아질테니 이렇게 스케줄 짤 수 밖에 없었던 것 같기도 함. 섬 리조트의 특수성인 듯

 

 

 

<사진>

인빌라조식 세팅
인빌라조식 가까이서 찍어본 것
메라나 마사지 가는 길
마사지 받는 곳. 엎드려서 얼굴구멍 통해 밑에 보다보면 종종 물고기가 지나간다.
마사지 끝나면 이런 곳에서 쉬게 해줌. 화장실을 통해 지나가야 이 공간이 나온다. 처음에 직원들이 안내해줄 때 휴식공간으로 안내한다면서 화장실로 들어가라고 하길래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통과해보니 이런 공간이 나옴.
주전자 뒤에 코코넛이 가려져 있다. 그냥 먹으면 밋밋해서 꿀 찍어먹어야 맛있음.
마사지 받고 돌아가는 길에 잠깐 드러본 헬스장. 바다뷰 헬스장이다.
저녁 먹으러 라군바 가는 길
라군바에서도 가장 바다쪽 자리에 앉았다. 경치가 꽤나 좋았음.
음식과 함께 보는 경치
라군바 디저트. 스타터나 메인은 첫날이랑 비슷하게 시켜서 굳이 사진 안 올렸는데 디저트는 아예 다른 걸 골라봤다. 치즈케익이랑 참깨아이스크림인데 첫 날 디저트보다 얘네가 더 맛있었다.
마지막날 저녁 먹고 오면 이런 편지가 놓여있다. 이거랑 같이 체크아웃할 때 결제해야할 금액 계산서도 놓여있음.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8편 - 몰디브 4일차

 

 

61.

스노클링까지 익숙해지니까 이제 진정한 몰디브다워졌음. 할 얘기가 없어졌다는 의미임. 몰디브에 온 지 4일만에 익숙해짐.

 

62.

하나 특별한 일은 아침 먹으러 가기 전에 속옷 빨래를 했다는 것임. 속옷 한 벌에 7달러라, 차마 빨래를 맡길 수가 없었음.(빨래는 빨래용 가방에 넣어서 방 안에 두면 알아서 빨래해서 가져다준다고 함) 한동안 몰디브에서 지내며 브루주아가 된 기분이었는데, 쭈그려 앉아서 도합 여섯 벌의 속옷을 손빨래를 하며 다시 서민의 정체성을 되찾은 느낌이 났음.

 

63.

아침부터 저녁까지는 삼각대 갖고 다니며 사진 찍고, 스노클링 하면서 시간 보냈음.

 

63-1.

스노클링 할 때 목 뒤에는 선크림 발랐는데 손등에는 생각을 못하고 선크림을 못바름. 그랬더니 다녀와서 손등이 엄청 타서 샤워할 때 물이 닿으니 통증이 있었음. 다행히 회사 과장님이 챙겨주셨던 알로에 수딩젤이 있었어서 그거 발라서 가라앉힘.

 

64.

저녁은 Isoleeta 라는 바카루 메인풀장에 붙어있는 이탈리안 음식 위주인 식당으로 갔는데, 스타터랑 디저트는 아주 좋았지만 메인은 아쉬웠음. 메인은 마르게리따 피자랑 치킨 어쩌고 파스타라는 시그니처 메뉴 했는데, 마르게리따는 그냥 체인점 피자 맛이었고 치킨이랑 파스타 같이 나온 거는 둘 다 싱거웠음.

* 조금 늦은 설명이지만, HB+ 상품은 매일 저녁 마음에 드는 식당에서 저녁 먹는 방식. 바쿠, 오누, 이솔레타는 스타터 1개, 메인요리 1개, 디저트 1개 고르면 코스로 나오는 방식이었고, 라군바는 코스요리로 나오는 방식은 같은데 고르는 개수가 스타터 4개, 메인요리 2개, 디저트 1개인 것만 달랐음.(대신 하나하나의 양이 적음)

 

64-1.

그런데 문제는 이솔레타 옆의 풀장에 있는 물을 마시러 박쥐들이 근처를 날아다니는 것이었음.(바닷물은 짜니까 자꾸 수영장 물을 먹으러 오는 듯) 그리고 개중에 한 마리가 메인요리 먹는 중에 바로 우리 위 나무에 매달려서 수영장에서 묻혀온 물을 음식과 우리를 향해 뚝뚝 떨어뜨림. 슬픈 경험이었음. 근데 사실 메인요리가 별로 맛이 없었어서, 먹다 남겨도 미안하지 않을 명분이 생겨 좋기도 했음. 여튼 박쥐는 세균이 많은 생물이므로, 결국 우리는 메인요리를 포기함. 또한 직원한테 말해서 디저트는 실내로 자리를 옮겨서 먹음.

 

64-2.

포트와인도 먹었는데 맛있었음. 엄청 도수가 높은 느낌인데 단 맛이 많이 나서 신기했음.

 

64-3.

그리고 밥먹으면서 문득 깨달은 건데, 라군바/바쿠/오누/이솔레타 중 오누만 유일하게 실내 공간이 있음. 나머지들은 전부 야외 식당임. 라군바는 오버워터 형태로 바다 위에 지어진 바다뷰, 바쿠는 모래사장이 보이는 해변 뷰, 이솔레타는 메인풀장 뷰라 그런 듯. 오누는 숲속 뷰다보니 실내가 있을만 하기도 했음.

 

65.

오다가 코코넛클럽 들러서 조금 놀다가 옴. 어제 안해본 것 중에는 젠가랑 다를 했음. 젠가는 내가 간단하게 이김. 다트는... 이전에도 말했지만 부부끼리는 즐겁게 노는 것이 중요하지 승패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함. 여튼 새삼이지만 바카루는 놀거리가 많아서 좋았음.

 

65-1.

아, 코코넛클럽 끝나고는 칵테일 한 잔 더 하고 싶어서 Vakku 들렀는데 거긴 식사만 된다고 해서 거절당했음. 버틀러한테 아무 식당에서나 자유롭게 음료나 술 마실 수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잘못된 기억이었던 듯. 집 와서 확인해보니 아무 때나 가도 술이랑 음료 계속 제공하는 곳은 라군바랑 CABANA 둘뿐이었음.

 

 

<사진 & 영상>

이솔레타 전경
이솔레타 전경 2. 실제로 밥을 먹을 때는 이런 풍경이 보였다.
이솔레타 스타터1. 해산물에 양념한 요리였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이솔레타 스타터2. 비프 카르파쵸. 이것도 당연히 맛있었다.
이솔레타 메인요리 중 치킨 어쩌고 파스타. 위에 있는 게 치킨인데 밋밋했다. 아래 파스타도 밋밋했다. 전반적으로 간을 잘 안 한 느낌이었음.
이솔레타 메인요리 중 마르게리따 피자. 체인점들하고 다르지 않은 맛이었음. 근데 크기가 미친듯이 크다.

이솔레타에서 겪은 박쥐의 급습

이솔레타 디저트. 위 사건으로 인해 촬영장소가 실내로 바뀜. 디저트는 맛있었지만, 메인이 양이 많아서 이미 배가 부르다보니 다 못 먹었다.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7편 - 몰디브 3일차

 

 

50.

몰디브는 휴양지라 딱히 적을 내용이 없어서 5일치가 한 편이 될 줄 알았는데 하루에 한편꼴로 글이 나오니 신기함. 오늘은 아침부터 바다 구경하러 테라스 나갔다가, 문 닫는 순간 테라스가 잠겨버려서 아내와 함께 테라스에 갇혀버림. 버틀러 Longey 한테 우리좀 꺼내달라는 메시지 보내서 직원이 와서 우리 구해주고 감.

 

51.

일찍 나와서 Amaany에서 아침 먹은 후, Splash(바카루 리조트 내의 레저업체) 가서 오리발도 빌리고 카약 타는 것도 신청함. 카약 타고 리조트에 바로 붙어있는 샌드뱅크라는 관광용 모래섬 가보려고 했는데(카약으로 15분 거리라고 함), 가는 중간에 되돌아옴. 아내는 노 젓기가 힘들어서, 나는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파도가 거세지길래 무서워서 돌아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임. 그래서 바다에 뜬 채 30분 정도 놀다가 돌아와서 카약 반납함.

* 카약 타기랑 오리발 대여는 무료임(나머지 액티비티들은 돈 내고 해야함)

 

52.

돌아와서는 삼각대 갖고 나가서 오버워터빌라 근방에서 사진 찍음. 예쁘게 잘 나와서 좋았음.

 

53.

그리고 대망의 스노클링 재도전을 하러 감. 이번에는 방에서 이어지는 바다 말고, 방에서 1분정도 거리에 스노클링 할 수 있도록 바다로 이어둔 공용 계단이 있었는데, 그쪽으로 가서 하기로 함. 거기가 블루홀(근방보다 수심이 깊어 바다가 푸르게 보이고 물고기가 많이 사는 곳) 바로 앞이라 스노클링 포인트라고 했기 때문. 아내와 함께 오리발까지 풀템 장착하고 거기서 스노클링 재도전을 함.

 

53-1.

스노클링 재도전 전에 짤막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오리발 사이즈 너무 크게 빌려와서 교환하러 가는 길에 싸움난 한국 커플을 본 것임. 둘 다 스노클링하러 나왔다가 뭔가 빠뜨려서 되돌아가야 하는데 룸 카드키를 놓고 나온 정황이었음. 여자가 "오빤 늘 그런식이야!" 하고 있었고, 남자는 지네 방 바다로 이어지는 계단 통해 들어가서라도 문 열겠다고 뛰어내리려고 하고 있었음.(다이빙 금지구역이었기 때문에 진심이라기보단 남자 나름의 시위같았음) 결국 지나가던 직원이 문 열어주긴 했는데, 뭐랄까... 수습도 쉬운 문제인데 저렇게 별 거 아닌걸로 싸우는 걸 보니 새삼 우리의 결혼생활에 감사하는 마음이 듦

 

53-2.

본론으로 돌아와서, 스노클링은 정말 엄청났음. 아내가 왜 어제 우리집 앞은 물고기가 없는 편이라고 했는지 확 느껴졌음. 엄청난 종류의 각양 각색의 물고기들이 엄청난 수로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는데 가히 장관이었음. 아주아주 신비롭고 재미난 광경이었음. 그래서 구경하러 그 근처 이곳 저곳을 헤엄쳐다님.

 

53-3.

공포감도 덜했음. 숨이 잘 안 들어오거나 바닷물이 살짝 들어오는 상황이 또 생기긴 했지만, 숨은 잠시만 기다리면 그 다음번에는 다시 잘 쉬어졌고, 바닷물은 기구 문제라기보다는 나도모르게 오래 수영하다보면 입을 벌려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음. 여튼 위기가 생겨도 전보다 잘 대응이 되었고, 이게 되기 시작하니까 스노클링이 재밌어졌음.

 

54.

한참 놀다가 돌아와서는 또 라면 먹었음. 신라면이랑 불닭볶음면 먹었고, 햇반도 물중탕해서 고추장소스랑 비벼먹었는데 아주 맛있었음. 그리고 쉼.

 

55.

돌이켜보면 나는 싫은 건 곧죽어도 안 하는 사람이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싫은 걸 해보게 됨. 싫은 걸 해보다가 좋아진 건 더더욱 오랜만이었음. 사실 아내는 혼자라도 다녀오겠다고 했지 같이 하자는 그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았음. 그저 신혼여행지에서 부부가 찢어져 다니는 게 아무리 봐도 적합한 형태의 신혼여행은 아닌 듯 해서 내가 알아서 꾸역꾸역 따라간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나름으로는 아내한테 맞추기 위한 노력이었는데, 이렇게 조금씩 진정한 결혼을 이뤄나가는 것 같아서 뿌듯했음. 그리고 뭐가 됐건 같이 하니 더 재밌고 좋았던 것 같음. 해서, 몰디브에 대한 생각은 하루만에 다시 바뀜. 좋은 휴양지인 듯 함.

 

56.

쉬면서 샤워기 필터 교체도 했음. 황색으로 변색되어 있었기 때문. 어제 기록에서도 다뤘지만, 이게 아무래도 수질은 우리나라보다 덜 좋아서 그런지 필터 챙겨온 게 확실히 잘한 것 같음. 가령 세면대에서는 세수를 해도 얼굴이 계속 미끈거렸음. 그래서 결국 필터 단 샤워기 쪽으로 와서 마무리하곤 했음. 여튼 그런 거 하다가 시간 맞춰 자전거 타고 저녁 먹으러 오누로 감.

 

57.

오누 예약은 18:30 이었는데, 우리가 18:10쯤 도착하니 아직 오픈 전이라고 잠시 후에 와달라고 함. 그래서 근처 VAKKARU RESERVE(추가요금 내고 비싼 와인 먹는 곳)랑 CAVANA(풀장이 붙어있는, 술 파는 곳)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옴.

* VAKKARU RESERVE 추가금 있는게 맞는지 정확히 모르겠음. 어차피 안 갈거라 따로 안물어봤음.

 

58.

오누는 아주 좋았음. 직원들도 다른 곳들에 비해 친절하고(자주 찾아와서 필요한 거 물어봐주고 농담도 건네고 가곤 함), 음식도 아주 맛있었음. 다 맛있어서 비슷비슷했지만, 그래도 그 중 오누가 조금 더 맛있었던 느낌. 인테리어도 엄청 예쁘게 신경써놨던데, 이게 가만히 보니 오누는 바다뷰가 아니라 숲 속에 있어서 그런 것 같음. 라군바, 바쿠는 바다나 해변이 보이는 식당이다보니 뷰가 너무 큰 장점인데, 오누는 숲 속에 있다보니 뷰 부분을 화려한 인테리어와 테이블 데코레이션으로 채운 느낌. 거기에 직원들의 친절도까지 얹었고. 여튼 그래서 밥도 맛있고 직원들 덕에 기분도 좋아서 거기서는 우리쪽 담당하시는 여자분한테 3불, 싱글벙글맨 남자분(이름이 AZZAM이었던 듯)한테 3불 팁 드리고 옴.

 

58-1.

오누 메뉴중에 쌈장스테이크라고 HB+여도 추가금이 붙는 메뉴가 있었는데, 유명하다고 해서 주문해서 먹어봄. 고기 질이 엄청 좋은 것 같다는 느낌들 들었는데(알차고 묵직한 느낌), 아주 맛있긴 했지만 엄청나게 유명할 정도까진 아닌 느낌이었음. 추가금 20불이었는데, 계산확인서(서명용. 실제 계산은 체크아웃할 때 일괄로 함) 보니 서비스팁 10% 로 2불, 세금 3불 정도가 붙어서 25불 나왔음.

 

58-2.

그러고보니 도착해서 밥먹는 와중에 버틀러한테 저녁먹으러 태워다주냐고 연락이 옴.(18:36에 연락이 옴) 식사시간이 지나서 온 연락이라 웃겼지만, 괜찮다고 답 보내줌. 근데 본인도 민망했는지 식당 찾아와서 돌아가는 길은 자기가 태워다줄테니 필요하면 얼마든지 연락하라고 하고 감.

 

58-3.

첫 칵테일은 나는 맨하탄, 아내는 모히또를 주문함. 멘하탄은 약간 청주 느낌이 나는 도수 높은 진한 술 느낌이어서 별로였고, 모히또는 역시나 맛있었음. 두번째는 나는 교토브리즈, 아내는 마르게리따 패션후르츠 버전을 시켰는데 둘 다 맛있었음. 보통 맛있는 칵테일은 쥬스같은 맛이 나는 듯. 마르게리따도 후르츠 버전으로 하니 컵 주위에 소금을 안 둘러서 맛이 아주 좋았음.

 

59.

밥먹고는 라군바 가서 칵테일 한 잔 더 함. 나와 아내 각각 섬머 소울, 쉐도우 인 다크 주문했는데 둘 다 아주 맛있었음. 시그니처 칵테일 부분에 있는거라 추가금 나오는 거 아닌가 하며 시켰는데, HB+라 추가금 없었음. 앞으로는 시그니처 칵테일 쪽에서 시켜야겠다고 생각함. 뭔가 기본 칵테일들보다 더 맛있는 거 같음. 먹는 와중에 옆에 있는 외국인이 말을 걸었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대화가 중간에 끊김. 영어공부 해두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 새삼 듦

 

60.

끝나고는 코코넛클럽이라고 각종 실내스포츠랑 보드게임들 있는 놀이장이 있는데 거기 감. 가서 탁구도 치고, 축구 게임도 하고 철판 위에 떠다니는 원판 넣기(이름 찾아보니 에어하키라고 함)도 하고 재밌게 놀았음. 탁구와 에어하키는 내가 이김. 축구 게임은... 사실 부부가 와서 함께 즐겁게 노는 게 중요하지 승패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함. 여튼 그러다가 10시쯤 버틀러한테 연락해서 데리러 와달라고 함. 집 와서는 씻고 바로 잠.

 

60-1.

버틀러 운전 보면서 새삼 기억이 났는데, 얘네는 교육이 되게 잘 되어있는 것 같음. 가다가 반대편에 사람 오면 눈부실까봐 라이트 끄고 비상등 키고 있다가 지나가면 출발하는 디테일도 있고, 언젠가 아침 먹을 때 쌀국수 주문하니까 주는 나무젓가락이 좋아서 빈그릇 내어놓을 때 나무젓가락은 식기쪽으로 빼뒀는데 다음 접시 담으러 다녀와보니 나무젓가락이 새걸로 교체되어 있었음. 조식 뷔페에서 과일 주문하면 현장에서 깎아서 주는데, 과일 상태가 안좋은 날에는 시식용으로 하나 깎아주면서 "오늘은 망고가 좀 신데 괜찮냐" 같은 식으로 물어봐주기도 함. 5성호텔이라는 건 이런 섬세한 서비스에서부터 만들어지는구나 싶었음.

 

 

 

<사진 & 영상>

테라스에 감금되면 보이는 풍경.
가까이 가보면 문고리가 걸려있는 게 보인다. 한국에서 카드로 잠긴 문 열 때처럼 미세한 물건 집어넣어서 걸쇠를 위로 올려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사실 한국에서도 한 번도 성공 못해본 방법이었음) 다행히 핸드폰은 갖고 나갔어서 직원에게 구조요청을 할 수 있었다.
"오빤 늘 그런식이야!"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53-1 참고) 저 노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남자가 뛰어내리겠다고 걸터앉았던 부분이다.
블루홀 가러 집 나오는 길에 경치가 멋져서 찍음

 

블루홀쪽에서 스노클링하면서 찍은 영상

샤워기 필터 교체하기 전에 나란히 놓고 찍은 사진. 이틀정도 쓰니까 오른쪽처럼 변색됨.
노을 질 때의 풍경. 아주 멋지다. 오누 가는 길에 찍었던 것 같아서 7편에 첨부함.
오누 실내
오누 야외
오누 스타터. 왼쪽에 있는 게 참치샐러드다. 아내가 찾아본 블로그에서 오누 참치타다끼 맛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메뉴판 한참 찾아봤는데, 알고보니 타다끼는 그 블로그 주인이 멋대로 했던 표현이고 메뉴명은 튜나 샐러드였음. 역시 블로그는 믿을 게 못 된다. 그래도 처 참치는 매우 맛있었음. 다른 스타터 하나는 앞뒤로 놓여있는 건 똠양꿍인데, 고수향이 진해서 별로였다.
오누 메인. 생선은 캐치 어쩌고였는데 잘 기억이 안 난다. 근데 굉장히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래는 쌈장스테이크이데, 저 어디에 쌈장이 들어가는 건지 잘 모르겠다. 고기에 쌈장이 발라져있지도 않고, 나온 소스도 쌈장이라기엔 좀 묽고..(묽은 고추장 느낌) 여튼 이름은 안 어울렸지만 고기는 매우 맛있어서 잘 먹었다.
오누 디저트
오누에서 밥먹고 라군바로 자리 옮겨서 마신 칵테일. 왼쪽이 '쉐도우 인 다크', 오른쪽이 '썸머 소울' 이다. 왼쪽은 이름만 어두울 뿐 먹어보면 달달한 맛이 난다. 오른쪽도 맛있다. 여러개 먹어보며 느낀건데, 칵테일들은 달달한 쥬스 맛이 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코코넛 클럽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6편 - 몰디브 2일차

 

 

42.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샤워기를 교체했음. 우리나는 정수가 잘 되지만 외국은 안 그렇다보니 정수필터가 장착된 여행용 샤워기가 있는데 그거 쓰면 좋다고 해서 사왔던 것. 샤워기 하나, 필터 4개를 아내가 사왔는데, 나중 얘기지만 필터가 금세 변색되는 걸 보니 잘 사왔다 싶었음.

 

43.

조식은 Amaany 에서 먹음. 조식은 여기서만 함. 음식은 전반적으로 만족이었음. 일단 두바이 조식에 비해서 종류가 엄청 많았음. 음식들이 조금 짜게 만들어진 느낌은 있었지만 그건 외국 식당 어디나 마찬가지인 정도로만 그랬고, 대체로는 맛있었음.(훈연한 참치가 있어서 먹어봤는데, 이거 하나는 지나치게 짰음. 소금구이 느낌... 소금에 구운 요리 말고 소금으로 만든...) 신기한 건 라군바, 바쿠, 오누, 이솔레타 등등 저녁 식당 직원들이 아침에는 다 여기에 모여서 일함. 그래서 음식들 맛이 괜찮을 수 밖에 없는 듯. 그렇다보니 밥먹는 중에 오누 직원이 와서 저녁에 우리 식당 와달라고 영업도 하고 그랬음.

 

43-1.

계속 느꼈던 건, 직원들이 너무 친절함. 근데 또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기분좋고 행복한 사람들만 만나다보니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것 같기도. 정신상태가 아주 좋은 사람들만 만난다는 점에서 리버스 정신과의사같은 직업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44.

조식 먹고 나서는 자전거를 타고 근처 한 바퀴 둘러봤었음. 해변가쪽으로 나가서 소라게도 보고, 오는 길에 메인 리셉션에 붙어있는 탁구장에서 탁구도 치고 놂.(15:10 으로 내가 이김)

 

44-1.

자전거는 좀 아쉬웠음. 낡기도 했는데, 낡은 건 둘째치고 기능이 좀 이상했음. 일단 내 건 손 브레이크가 오른쪽에만 있는데 그마저도 잘 안 먹히고, 역방향으로 패달을 밟을 때 브레이크가 걸리는 난생 처음보는 기이한 자전거였음. 너무 기이하다보니 타는 순간 불만보다는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지?' 하는 생각이 더 먼저 들었음. 아내 건 패달 밟는데 힘이 많이 필요해서 운송기구보단 운동기구에 가까운 자전거였음. 그래도 금방 익숙해져서 둘 다 그냥 잘 타고 다님.

 

45.

돌아와서는 집 아래에서 스노클링을 함. 우리는 오버워터 빌라다보니 집에서 바다로 바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어서 바로 스노클링이 가능했음. 이것을 기점으로 몰디브에 대한 생각이 바뀜...

* 스노클링 : 고글 쓰고 바다로 얼굴 집어넣고 물고기 구경하는 것(입으로 물고 숨쉴수 있게 해주는 호흡기구(?)도 있음. 그래서 숨쉬는 건 문제 없음)

 

45-1.

스노클링은 상상과 굉장히 달랐음. 첫째로, 각종 블로그 후기를 봐도 그렇고 종종 들었던 얘기도 그렇고, 스노클링은 수영을 못해도 할 수 있다는 게 내 배경지식이었음. 구체적으로, 내가 상상한 스노클링은 발이 바닥에 닿는 곳에서 고개만 담그거나, 원할 때 엎드린 자세로 물고기 구경하는 거였음. 둘째로, 오버워터 빌라면 그래도 내려갔을 때 허리정도까지만 물이 잠기는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음. 하지만 2m~3m 수준의 수심이어서 발이 땅에 닿기에는 택도 없었음. 문제는, 나는 수영을 아예 못한다는 것이었음.

 

45-2.

일단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클링 장비를 끼고 내려갔는데 발이 땅에 닿지 않아서 무서웠음. 구명조끼가 있어서 몸이 물에 뜬다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까지 10분 정도 걸린 듯 함. 그 후에야 엎어진 채로 호흡기구만 머리 위로 두고라도 바다 속을 보면서 돌아다닐 수 있게 됐는데, 종종 작은 물고기들도 보이고 바다 속도 예뻐서 재밌었음. 문제는 이게 호흡기구 통해 숨쉬는 게 공기중 숨쉬는 것에 비해 너무 갑갑했고, 움직이면서 점점 숨이 차기 시작해서 무서웠음. 숨쉬려고 고개 쳐들고 호흡기구 빼서 숨쉬려다가 물좀 먹으니 더 패닉이 와서 얼른 다시 끼고 겨우겨우 집까지 돌아옴.

 

45-3.

그래서 잠시 쉬는데, 내가 수영을 못하니 아내가 편하게 못 노는 게 속상한듯 해서 미안했음. 하지만 아내 입장에서도 지금 잠깐 속상한 것이 과부가 되어 돌아가는 것보단 훨씬 나을테니, 이건 돈을 주고 안전하게 액티비티로 하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함. 근데 아내 얘기를 들어보니 스노클링은 액티비티를 한다고 딱히 사람 하나가 딱 붙어서 지켜주는 건 아니라고 함. 안전요원이 있기는 하지만 십수명에 한 명 뿐이라는데, 그 정도면 그냥 우리가 직접 하다가 위험할 때 소리지르면 근처 사람이 구해주러 오는 것과 딱히 실질이 다르지 않을 것 같았음. 결국 직접 해내보는 쪽으로 결론이 기울음...

 

45-4.

일단은 바로 다시 들어가기엔 겁이 나서 쉬는데, 아내는 심심하다고 혼자 내려가서 스노클링을 함. 그걸 보면서, 그리고 혼자서 복기를 하면서 다음 번에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봤음. 유용한 결론은 하나 나왔는데, 숨이 차면 움직이지 않고 천천히 호흡하면서 물 위에 엎어진 채 있기로 함. 파도에 조금 밀려가도 그만큼의 거리는 나중에 움직여서 잡을 수 있으니, 괜히 더 허우적거리면서 힘 빼고 호흡만 가빠져 패닉이 오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함.

 

45-5.

그리고 다시 들어가서, 위 방법으로 훨씬 괜찮게 바다에서 시간을 보냈음. 그러다가 중간에 아내가 호흡이 가쁘면 고개를 들고 밖에서 숨쉬라고 해서 해봤는데, 몸을 일으키는 순간 균형이 안 잡히니 뒤집히려고 하고, 제대로 뜨지도 못하니 파도가 칠 때 입에 또 물이 들어와서 패닉이 옴. 본능적으로 크게 소리를 질렀는데, 어차피 주위에 아무도 없었음. 일단 살아야 하니 입에 다시 호흡기구를 물고 집까지 복귀함. 그런데 몸 뒤집힐 때 호흡기구 윗부분도 물에 잠겼는지 짠 맛이 오락가락하고, 통로에 물이 꼈는지 숨쉴 때마다 후루루루하는 얼마 안남은 요구르트 병 빨대로 빨아들이는 듯한 소리가 남. 매우 불안했는데, 그래도 어떻게 겨우겨우 집까지 되돌아옴.

 

46.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지 살짝 두통이 오는 것도 같고 해서 저녁 먹으러 갈 때까지 쉬었음. 그러면서 많은 생각이 듦. 내가 생각한 신혼여행은 두바이에서 빡세게 일정을 보내되 몰디브에서는 평화롭게 집에서 푹 쉬면서 집 앞 물고기나 종종 구경하고 하는 것이었음. 그런데 상상과 다른 스노클링이 껴버리며 몰디브도 휴양지가 아니게 되어버림. 이러다간 여행을 다녀와서 더 지쳐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46-1.

몰디브는 천국이라는 얘기는 아무래도 수영 잘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 같음. 나는 진짜 천국 갈뻔함. 누군가가 몰디브에 대해 "수영 못해도 할 거 있어요 스노클링같은 거 수영 못해도 할만해요" 하면 한 번 더 의심해야함. 스노클링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당한 물고기로는 만족 못하기 때문에, 결국 수영능력을 필요로 하는 지점까지 가야하기 때문. 미친듯이 수중환경이 좋은 리조트고 & 룸 자리까지 잘 배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함.

 

46-2.

쉬는 사이에 한국에서 사온 진짬뽕 컵라면이랑 참치김치 볶음밥 해먹었는데 맛있었음. 커피포트밖에 쓸 수 있는 기구가 없어서 참치김치 볶음밥은 첫날 준 샴페인 칠링용 양동이 보관해뒀던 거 꺼내서 물중탕했음. 여기서 먹으니 더 맛있는 듯.

 

47.

저녁은 Vakku 라는 레스토랑 다녀옴. 고기 위주로 취급하고 해변가에 있는 식당임.(사실 고기 위주인지는 불확실함, 우리가 고기만 시킨 걸수도 있음) 여기도 라군바만큼 좋았음. 와규 날고기랑 오리 가슴살이랑 어쩌고저쩌고 등등 맛있어 보이는거 골라서 먹었는데 역시나 맛있었음. 칵테일은 나는 섹스온더비치를 먹음. 복숭아랑 오렌지 섞인 맛이 났음. 아내는 두 잔 주문함. 첫번째 건 드라이 마티니였는데 맑은 고량주 느낌이 났고, 별로 맛이 좋지 않았던 듯 함. 두번째 건 씨브리즈였는데 기억이 희미함. 발음이 욕설같아서 기억에 남음.

 

48.

저녁먹고 나서는 헬스장도 구경가보고, 밤하늘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집에 돌아왔음. 왔더니 욕조를 아주 예쁘게 거품을 채워놓고 꽃잎을 올려놓아서 감동적이었음. 그런데 정작 욕조가 크고 미끄러워서 그 안에서는 얼굴이 물에 빠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데 90%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함. 어떻게든 낭만을 즐겨보려 했으나 결국 이게 맞나 싶어서 나와서 그냥 샤워함. 그래도 기분좋고 재미있었음.

 

49.

잠들기 전에는 아내와 함께 간단히 내일부터의 계획을 짰음. 그리고 거의 바로 잤는데, 나는 잠들기 전 마음의 준비도 했음. 내일부터는 휴양이 아니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 이게 아예 예상이 안 된 상황인 건 아니었는데, 아무리 바빠도 수영만큼은 따로 시간 내서 배워둘걸 하는 후회가 들었음. 나는 정적이고 아내는 동적이니 앞으로 맞추어 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밤이었음.

 

 

 

<사진>

아침 일찍 샤워기 우리가 가져온 정수용으로 교체함
조식 식당 Amaany. 저 안으로 들어가면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음.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돌려보면 바로 옆이 해변가임. 풍경이 좋음.
뷔페 메뉴 중 물고기들 메뉴. 저 맨 뒤쪽에 있는 애가 그 엄청나게 짠 맛이 나는 훈연한 참치다.(43 참고)
조식 접시. 우측은 쌀국수인데, 따로 달라고 하면 받을 수 있다. 받는 곳 앞에 소스들도 나열되어 있는데, 나는 칠리소스 2숟가락, 칠리오일 반숟가락, 갈릭오일 반숟가락 넣어서 먹었다. 뭘 알고 한 건 아니고 그냥 한건데 맛있어서 뿌듯했음.
문제의 기이한 자전거.(44-1 참고) 보이듯이 왼손 부분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오른손 브레이크는 잘 먹히지 않으며, 노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패달을 밟으면 브레이크가 걸린다. 체크아웃 하는 날 보니 이 자전거는 집 앞에서 치워놨던데, 수리하러 가져간 게 아닌가 싶음.
스노클링을 했던 집 앞 바다. 바다는 아름답지만 무서운 곳이다.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빠져 나와서 먹었던 컵라면과 컵밥. 왼쪽에 있는 콜라는 바카루 라운지 에디션이다. 좋은 뜻은 아니고, 바카루 라운지에서 수상비행기 기다릴 때 슬쩍 챙겨왔다는 뜻이다.
레스크랑 바쿠 경치. 왼쪽 저 사람들은 라이브공연하는 사람들인데, 밥먹는동안 공연한다. 노래나 연주나 꽤 잘하는 편인 것 같음.
바쿠 스타터다. 왼쪽이 비프 카르파쵸고 오른쪽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맛은 둘 다 좋았다.
바쿠 메인요리 중 오리고기. 메뉴명은 덕 브레스트 어쩌고였다. 나는 맛있었는데, 아내는 다른 것들에 비해 덜 맛있었다고 함.
바쿠 메인요리 중 양고기. 이건 나도 아내도 다 맛있어했음.
바쿠 디저트
밥먹고 돌아오니 만들어져 있던 허니문 욕조 이벤트.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2024년 신혼여행기] 5편 - 몰디브 입국

 

 

32.

두바이 출발할 때는 호텔 입구 직원이 우버기사 쪽으로 안내해줘서 40디르함에 타고 가게 됨. 기사가 비지니스냐 퍼스트클래스냐 물어봤는데, 역시 부티가 나는건가 싶었더니 그건 아니었음. 비지니스랑 퍼스트클래스는 탑승장 위치가 아예 달라서 물어봤던 것.(우린 이코노미였음) 공항에서는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고, 굳이 뽑자면 2가지 정도가 기억남. 위탁수하물 접수할 때 몰디브 입국용 QR 코드 받았는지 확인했던 거랑, 공항 기념품샵 보니 어제 다녀온 까르푸에 비해 40~50% 가량 더 비쌌던 것 정도.

* 몰디브 입국용 QR은 몰디브 입국 96시간 전에 이무가인가 하는 홈페이지에서 여행자 신고 하고 입국 QR코드 받는 건데(여행사는 72시간 전에 하라고 안내해줬는데, 공홈이 96시간으로 나옴), 홈피에서 Treveller Declaration 이라고 되어있는 곳 들어가서 작성하면 됨. 이거 안해두면 비행기 안 태워준다고 하던데, 수하물 접수장에서 확인하는 거 보니 사실이었던 듯.

 

33.

몰디브 입국은 입국수속하고 세관통과 2개 절차 거쳐서 했는데, 둘 다 조금 대충인 느낌이 났음. 입국수속은 화면에 여권/숙소 바우처/돌아가는 항공편 티켓/QR 코드 준비하라고 떠있어서 줄 서서 기다리면서 세팅 끝냈는데, 직원이 여권만 봄. 숙소 바우처 보여주니 절레절레, 귀환티켓 보여주니 또 절레절레, QR코드 보여주니 또 절레절레하며 그냥 지나가라고 했음. 그리고 위탁수하물 찾아서 출구쪽 세관 통로로 갔더니 세관통과도 위탁수하물 전부가 아니라 하나 샘플링해서 대충 확인함. 사람 많아서 일일이 빡세게 보는 게 불가해서 그럴 수 밖에 없는 듯.

 

34.

입국수속 세관통과 마치면 바카루 직원이 맞이해줌. 그 사람 따라가면 수상비행기 접수대에 위탁수하물 맡기고, 말레공항에서 바카루 수상비행기장까지 또 이동함.(리조트가 말레공항에서 좀 먼 편이라 배가 아니라 수상비행기 타고 이동해야 함) 바카루 로고가 그려진 검은색 밴을 타고 이동하는데 한 10분정도 걸린 듯. 5년 전쯤 바카루 다녀왔던 회사 과장님이 봉고 타고 이동해서 바카루 가는 게 맞는건지 인신매매 아닌지 무서웠다고 했었는데, 그 사이에 리조트가 많이 발전을 했는지 우리는 차량이 넓고 깔끔해서 안무섭고 편했음.

 

35.

수상비행기 탑승장은 아주 소형 공항 느낌임. 거기에 바카루 라운지가 있음. 바카루 가는 사람들은 그 라운지에서 대기하면 됨. 탑승장에 도착은 10시 40분쯤 했는데, 한참 기다렸다가 12시 반쯤 출발함. 기다리는 동안 바카루 라운지에서 과자 좀 먹고 탄산음료 좀 챙기고(리조트 가면 다 유료라고 라운지에서 좀 챙겨놓으라는 블로그 글 봤던 기억이 있었음) 하면서 시간 보냈음. 그 사이에 무슨 서약서 주는데, 하나는 리조트에서 우리한테 여권 제대로 돌려줬음을 확인한다는 확인서였고(바카루 직원이 수상비행기 등록할 때 여권 가져갔다가 돌려줌), 하나는 바카루 안에서 물건 쓰다가 다치는 것(Ex. 자전거 타다가 바다에 빠진다거나)은 모두 본인책임이라는 서약서였음.

* 나는 말레공항에 수상비행기장도 같이 있는 줄 알았고, 그래서 바카루 라운지가 말레공항 내에 있는 공항라운지인 줄 알았음. 여행사에서 입국시에만 바카루 라운지 이용 가능하다는 듯이 말한 게 이상했는데 와보니 이해가 됨. 리조트 갈 때야 수상비행기를 기다려야 하지만, 말레공항 복귀할 때는 라운지 쓸 일 없이 그냥 탑승장 도착하면 바로 밴 타고 공항 복귀하면 되는 것.(물론, 기상예보 등으로 섬에서 일찍 나올 경우 말레공항 늦게 가고 그 사이에 바카루 라운지에서 시간 보낼 수 있다고 함)

 

36.

비행기는 경비행기인데도 구름 위까지 날음. 그리고 종종 아래로 보이는 각종 리조트들이 있었는데 위에서 봐도 예뻤음. 12시 반쯤 출발해서 1시 반쯤 도착했으니 1시간 정도 걸린건데, 그 시간동안 그런 거 구경하면서 갔음.

 

37.

도착하고는 매우 편했음. 직원들이 짐도 다 들어주고, 매우 친절함. 언어가 영어인 게 조금 불친절한 느낌이긴 했음. 직원은 생긋생긋 말했지만 설명중 반은 이해를 못함. BTS나 블랙핑크같은 애들이 조금만 더 분발해서 얼른 한국어가 널리 퍼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여튼 우리 버틀러는 Longey 라는 흑인이었는데, 수상비행기 탑승장(리셉션에 바로 붙어있음)에서부터 리조트용 소형 차량(캐스퍼보다도 작은 테마파크용 느낌의 차량. 이후 식당 데려다주거나 할 때도 항상 이 차량을 이용함)에 태워줘서 편하게 방까지 갈 수 있었음. 방까지 가면서 이것저것 설명 많이 들음.

 

37-1.

설명들 기억나는 건, 바카루의 시간은 휴대폰에 뜨는 시계보다 1시간 더 빠르다는 것(Ex. 식당 6시 반에 잡아놨다고 하면 휴대폰 시계로 5시간 반까지 가야함 / 몰디브 본토와 바카루 리조트 섬 위치가 경도 차이가 좀 있어서 몰디브 공식 시간과 1시간 차이나는 듯), 모든 예약은 버틀러인 자기를 통해 하면 된다는 것(카톡 아이디 알려줬음) 등이었음

 

38.

방은 247호를 배정받았는데, 이루말할 수 없이 좋았음. 사진이나 조감도로 봤던 것에 비해 훨씬 좋았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었음. 공간도 큼직큼직하고, 내부에도 외부에도 쉴 수 있게 소파나 간이침대 다 깔려있고 경치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등 최고였음. (근데 1박에 167만원이니까 이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기도. 식비까지 다 들어갔지만 그래도 비싼 가격이긴 함...)

* 우리는 만족도가 엄청 높았는데, 비교대상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음. 인터넷 보니 바카루 가성비 안좋다는 얘기도 종종 있음. 비슷한 퀄리티면서 더 싼 곳도 있는 듯.

 

39.

방정리 하고는 저녁먹으러 감. 저녁은 버틀러가 알아서 4일치 예약을 다양하게 잡아줬는데, 오늘은 라군바(Lagoon Bar)라는 바다 위에 만들어진 식당으로 잡아줬는데, 경치가 아주 좋았음. 여기는 한/중/일/양 구분 없이 다 파는 곳이었고, 음식은 음식은 스타터 4개, 메인 2개, 디저트 1개로 총 7종류 주문이 가능해서 와이프와 함께 14종류를 시킴. 파인다이닝 한 번도 가본적 없어서 잘 모르긴 하는데, 파인다이닝 같은 요리들이 나온 느낌이었음. 맛도 매우 좋았음.

 

39-1.

술이 무료여서 칵테일도 먹어봤는데, 처음에는 같이 모히또, 두번째는 나는 코스모폴리탄 아내는 마르게리따를 먹음. 모히또는 민트맛이 좀 나서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었고, 코스모폴리탄은 잘 모르지만 민트맛 없이 그냥 달달한 맛이어서 좋았음. 마르게리따가 좀 특이했는데, 와인잔 근처에 소금을 둘러놨음. 마시면서 무조건 소금을 먹게 되는 구조임. 이건 소금이 짜서 칵테일이 정작 무슨 맛이었는지를 모르겠음. 얘네는 소금으로 이런 이상한 짓까지 하는데 왜 정작 나트륨 소비국 1위는 우리나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여튼 마르게리따는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함.

 

39-2.

[참고] 나중에 알게 된 내용이지만, 식당 설명을 이쪽에 미리 좀 적어두고자 함. 바카루에는 조식 식당 하나, 저녁 식당 4개가 있음. 조식은 Amaany라는 곳이고, 해변이 보이는 경치임. 그리고 호텔들 조식 식당이 다 그렇듯 뷔페식임. 저녁은 라군바(Lagoon Bar), 바쿠(Vakku), 오누(Onu), 이솔레타(Isoletta) 4군데가 있는데, 사실 음식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은 것 같음. 모든 식당이 해산물 요리나 고기 요리나 다 취급하기 때문. 굳이 따져보자면 라군 바가 해산물 위주의 음식(사시미도 다룸), 바쿠는 고기요리 위주(근데 랍스타가 시그니처인 듯), 오누가 아시아음식, 이솔레타가 이탈리아 음식을 다루는 듯 함. 음식은 이솔레타가 좀 덜 맛있는 거 빼고 다 비슷비슷해서, 위치로 구분해서 설명하는 게 더 편함. 라군바는 바다 위에, 바쿠는 해변가에, 오누는 숲속에, 이솔레타는 메인 풀장 옆에 있음. 저녁은 매일 이 4군데 중에서 골라서 먹으면 됨.

 

40.

올 때는 경치 구경하려고 버틀러한테 걸어갈테니 안 데리러 와도 된다고 함. 그래서 재밌게 구경 잘 하면서 같이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살짝 비가 내리기 시작함. 그러자 한 5분정도 후 대뜸 우리 버틀러가 어디선가 등장하더니, 비가 오니 태워다주겠다고 해서 편하게 또 타고 옴.

 

41.

와서는 조금 쉬고 놀고 하다가 잠. 두바이에서의 여독이 남아있었는지 잠이 잘 와서 아주 푹 잤음.

 

 

 

<사진>

말레공항 수상비행기 접수장
수상비행기 탑승장 로비. 공항에서 밴을 타고 이동하면 이런 곳에 도착함.
바카루 라운지. 한국인은 초상권을 고려하여 얼굴을 지움. 라운지도 좋았는데, 대기시간이 좀 길어서(2시간 정도) 지루했다.
수상비행기 탑승로
방에 도착하면 이렇게 되어있다. 허니문이면 이런 거 해준다고 함. 우측에 있는 건 오자마자 줬던 코코넛 음료인데 잠깐 저기에 뒀고, 그 뒤에 있는 아이패드로는 방 기능 설정과 리조트 정보 조회가 가능하다.
아이패드 방 조작 모드. 커텐, 조명, 에어컨, TV 모두 조정 가능하다.
아이패드 리조트 정보 모드. 사진 속 화면은 식당 탭으로 들어왔을 때의 화면이다. 그러고보니 저 중에서 안구루만 안가봤는데, 저기는 HB+여도 추가금 내고 먹어야 하는 철판구이 집이다. (우리는 HB+ 안에 포함된 식당들만 돌아다녔음)
오면 웰컴음식도 이렇게 차려져있다. 케익이 상당히 맛있었던 기억. 샴페인이 들어있는 얼음양동이는 매우 중요하다. 취사기구가 없기 때문에, 포트에 물 끓여서 햇반이나 컵밥 데워먹을 때 저 양동이를 써야한다.
냉장고. 우유만 무료다.(원래 2개 있었는데 내가 1개 먹고 나서 사진 찍음)
욕실 매우 넓음. 거의 안방하고 동일한 크기. 처음에 조감도 봤을 때 욕실이 너무 넓은데? 생각했는데, 지내다보니 두 사람이 스노클링하고 와서 젖은 몸으로 돌아다니고 씻고 하려면 이정도 넓이가 맞는 것 같다. 지금 공간은 세면대랑 욕조만 있는 욕실이고, 변기칸도 따로 있고, 샤워실도 따로 있음. (뒤에 유리문으로 보이는 곳이 변기칸임)
세면대 옆쪽에는 이렇게 욕조랑 간이침대가 있음. 뒤에는 샤워실도 있고. 참고로 욕실에서 바다쪽으로 문 열고 나갈 수 있음. 바다쪽에서 욕실로 왔다갔다 하기 편함.
다시 침대로 와서 바라보는 뷰
테라스 뷰.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사진은 들어온 날 바로 찍은 건 아니고, 2일째인가 3일째인가 놀다가 찍은거다. 스노클링하다가 젖은채로 저 간이침대에 누워서 침대가 젖어버렸다. 들어갔을 첫 날에는 사진보다 훨씬 깨끗했다. (참고로 해가 굉장히 쨍쨍해서 젖은채로 누웠다 일어나도 다 마른다)
테라스 뷰 2. 이것도 방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넣으려고 뒤늦게 찍은 사진인데, 자세히 보면 놀던 흔적이 보일테니 자세히 말고 대충 보면 된다.
라군바에서 바라보는 경치
라군바에서 바라보는 경치 2. 지금 보이는 쪽으로 해가 져서, 늦저녁에 저 부분의 노을을 보면 아주 예쁘다.
영화 내부자들 마지막 대사 때문에 유명한 모히또. 민트맛이 남에도 불구하고 달달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음.
첫번째 스타터. 좌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새우튀김, 와규비프 어쩌고, 스파이시 튜나 온더 크런치 라이스(?), 관자 순. 정확한 메뉴명은 모르겠으니 같은 메뉴 드시고 싶은 분들은 현장에서 메뉴판 잘 해석하셔야 함. 여튼 음식은 예외 없이 전부 매우 맛있었음. 하나 의문인 건 스파이시 튜나였는데, 단 하나의 매움도 존재하지 않고 그냥 맛있기만 했는데 왜 스파이시인지 모르겠음. 두바이부터 몰디브까지 쭉 느낀건데, 여행이 끝나고 온 지금 되새겨보면 얘네들 음식에는 매운 음식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음. 매운 걸 한 번도 못 먹어봄.
두번째 스타터. 좌상단부터...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 롤 종류 3개랑 연어사시미였는데 얘네도 맛있었음.
메인이다. 가장 좌측이 포크벨리 어쩌고였나 그랬던 거 같은데, 껍데기부분 딱딱헤서 떼어내고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떼어내고 먹으면 아주 부드럽고 맛있음. 메뉴 설명은 생략한다. 어차피 이거 말고 다른 거 주문해도 왠만하면 맛있을거임.
디저트. 하나는 모찌, 하나는 제일 비싼 어쩌고저쩌고 세트였다. 세트 세번째에 보이는 저 만두같이 생긴 건 안에 초콜릿이 들어있음. 이것들도 맛있었는데 배불러서 결국 다는 못먹었다.
집 돌아가는 길의 숲 속 야경
숲길을 지나면 나오는 오버워터빌라들 있는 구간 경치. 사실 이 날은 중간에 버틀러가 태워줘서 여기 차 타고 지나갔음. 이건 다른 날 찍은 사진인데, 그냥 5편에서 집 가는 길 쭉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올려봄.
워터빌라 들어가는 길에 하늘 보면 별이 많다. 바카루는 여러모로 경치가 좋은 곳임.

Posted by 인버스개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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