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 대한 책이다.
자유의 개념, 허용범위, 중요성 등을 다루고 있다.
오늘날 우리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말하는 자유에 대한 이야기들(ex. 나의 자유의 한계는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까지 등)은 거의 이 책에 기인했다고 보면 된다.
책은 2017년에 읽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자유에 대한 개념을 명료히 잡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은 후 자유가 ‘정치’의 영역에 속하는 개념이라는 것, 사회와 개인 사이에서 형성되는 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 것이 나름 좋은 소득이었다.
어린 시절 자유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할 때 주체와 진리를 운운하는 철학의 영역에서 생각하다보니 자꾸 생각이 뜬구름을 잡곤 했고, 거기에 관성이 붙어 성인이 된 이후로도 개념이 명료화되지 않은 채 쭉 흘러왔는데, 책을 읽고 생각이 깔끔해졌다. 자유가 형이상학적 철학에서 다뤄지는 소재가 아니라 현실에 기반한 개념이라는 것을 이해한 것이 내게는 나름 의미 있는 일이었다.
다만 개인 차원에서는 본인이 관심이 많은 게 아니라면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긴 하다.
실생활에 관련된 지식을 주는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삶의 태도를 바꿀만한 자극을 주는 책도 아니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소설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와 우리 공동체를 더 건강하고 좋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거나, 애초에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닌 이상 이 책에서 딱히 유용성이나 흥미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회 차원에서는 이 책이 꽤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오늘날 이런 근본적인 개념들이 희박해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말하기가 조금 조심스럽긴 한데, 나는 최근 우리사회 및 정치부문이 무언가에 대한 통제/허용여부를 다루는 일에서 원칙을 자꾸만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자유와 같은 근본적인 정치이념은 좌우와 같은 정치지향 이전에 건강한 국가를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보존되어야 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지켜지는 것을 살면서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물론 형식적 민주주의로 시작되고, 군부독재기간을 거치는 등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생각해보면 정치적 개념으로서의 자유가 사회에 온전히 부여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내가 걱정이 되는 부분은,
① 이제 경제적 수준과 국민 전반의 교육수준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기관(입법/행정/사법 모두)은 여전히 이전 시대에 비해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고 있고,(오히려 악화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② 이전에는 자유에 대한 국가의 탄압에 국민들끼리 뭉쳐 반발심을 가졌다면, 최근에는 국민들끼리도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유를 제약하고 싶어하는 경우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 것이다.(뉴스기사 덧글 등을 볼 때 정치성향 대립이나 젠더갈등에 따라 서로가 상대영역의 표현의 자유를 틀어막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기도 하고, 그런 상황을 소재로 신문사에서 칼럼이 나오기도 했다)
국가가 국민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것도 문제지만, 국민들이 서로를 통제하고 싶어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세상일수록 자유론이 다시 한 번 조명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고, 그래서 사회 차원에서는 이 책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비록 이 책이 개인 차원에서는 읽을만한 유인이 없는 책이더라도,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결국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참고로, 역사적으로는 의미가 큰 책이지만 오늘날에는 뻔한 이야기로 느껴질법한 내용들이 대다수기도 해서 아마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는 많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 글을 보게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의 감상을 궁금해하기보다는 숙제/과제 때문에 책 내용 요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일 듯 하므로 아래에 내용을 정리해놓는다. (나는 책세상에서 출판(서병훈 역)한 자유론을 봤고, 따라서 리뷰에 나와있는 페이지는 책세상 버전 기준이다. 내용 정리는 2017년에 정리해둔 내용을 그대로 끌고 왔다.)
Cf. 혹여 리뷰를 보기 전에 참고가 될까하여 자유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의 시기를 정리해두자면, 영국의 명예혁명은 1688년, 미국의 독립혁명 전쟁 승리는 1781년, 프랑스 대혁명은 1789~1794년, 자유론 출간은 1859년이다.
<내용 정리>
1. 책의 구성
① 머리말
: 자유의 개념과 탄생배경, 자유가 허용되어야 할 범위와 자유의 영역(종류) ⇒ 책 내용의 방향 제시, 결론 예고.
② 생각과 토론의 자유
: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권하는 것이 좋은 이유, 타인의 생각을 억압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억누르는 게 나쁜 이유.
③ 개별성_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
: 삶의 방식에서 개별성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 획일성 짙은 당대 사회에 대한 지적. ⇒ 행동의 자유 강조
④ 사회가 개인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
: 원리와 규칙, 예시
⑤ 현실 적용
: 논의된 내용들을 현실에 접목시켜 다룸. 자유에 관한 쟁점이 드러나는 구체적인 상황들에 대한 답변,
자유로운 사회를 위해 정치계가 취해야할 노선 제시.(실용적 조언)
2. 장별 내용 축약
① 머리말
1) 이 책은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성질과 한계’를 다룬다.
2) 자유는 인류가 사회를 이룬 후 지배-피지배 관계에서 피지배층이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만든 개념으로, 그 정치적 본질은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3) 오늘날의(1800년대 중반) 정치체제는 지배-피지배 구조와 거리가 멀지만,(영국은 1688년 명예혁명 이후 대의민주제가 발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이 쓰인 1859년에는 상당히 민주적인 정치체제였을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지배자의 자리를 여론이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단일 지배자가 아니라 ‘다수의 횡포(tyranny of the majority)’가 자유의 위험요소다. 이를 방지하는 것은 정치적 독재를 방지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4) 이 책의 목적은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법에 따른 물리적 제재 또는 여론의 힘을 통한 도덕적 강권)를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32page)이다.
5) 책의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인간 사회에서 누구든(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 뿐’
(32page)이다. 단, 이는 성인에게만 적용되는 원리다. 정신적 성숙이 덜 된 사람들(꼬마아이들 등)은 외부 위협 못지 않게 자기 행동에 대한 결과로부터도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사회의 간섭은 타당하다.
6) 자유의 기본 영역으로는 내면적 의식의 영역(생각과 표현의 자유), 삶의 영역(기호, 방식 등 행동의 자유), 결사의 자유 – 로 세 가지가 있다. 이 세가지가 모두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진정 자유로운 사회다.
7) 오늘날(‘오늘날’은 책이 쓰였던 1800년대 중반을 의미한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사적 영역에 대한 사회(≒여론, 주위 시선)의 독재가 변호되곤 하며, 심지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더 커지기 전에 방지되어야 한다.
② 생각의 자유
1) 누군가의 생각을 억압했는데 그 생각이 옳은 생각이었을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것은 우리 사회의 잘못을 찾아내고 진리에 더 가까워질 기회를 박탈한 일으므로 나쁜 일이다.
2) 진리는 억압 속에서도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므로 우리가 굳이 진리에 더 가까워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각종 다른 의견들을 봉쇄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세상에는 진리가 박해 앞에 무릎꿇은 사례도 숱하다. (ex. 우리는 루터만을 기억하지만 루터 이전에도 20번 이상의 종교개혁 시도가 있었다. 패배하고 잊혀졌을 뿐.)
3) 누군가의 생각을 억압했는데 그 생각이 틀리고 기존 생각이 옳은 생각이었을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는 우리 사회가 기존에 인정해온 진리를 두고 토론함으로써 그 진리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근거를 확보할 기회를, 그리고 틀린 생각과의 대비를 통해 기존 진리의 명확성을 다시 한 번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일이므로 나쁜 일이다.
4) 자유롭게 도전받지 못하는 진리는 죽은 진리다. 이것이 이어지면 사람들은 결국 그 진리의 근거는커녕 의미조차 모르게 된다. 기계적으로 외울 뿐이다. 통념만을 따라가는 정신적 노예가 되는 것이다.
5) 현실적으로는 새로운 생각이나 기존의 생각 중 한 쪽만 옳은 경우는 드물다. 상반되는 두 주장에는 보통 진리가 분할되어 담겨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모든 쪽의 의견을 들을 줄 아는 사회가 진리에 이를 가능성이 커진다.
(* 이 대목에서 J.S.Mill은 그리스도교의 윤리적 헤게모니 독점 시도에 대한 비판을 길게 했으나, 내 요약에서 그 부분은 생략한다. 1800년대 중반 영국의 기독교가 어땠는지에는 별 관심이 없다.)
6) ‘철저한 부정과 비판 과정을 거친 뒤 그래도 살아남은 생각’(49page)을 추구하는 것이 최고 수준의 이성적 합리성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경험, 토론, 검증은 중요하다.
7) 결론 : 의견을 가질 자유와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인간의 정신적 복리를 위해 중요하다.
8) Cf. 토론에서의 언어폭력을 막아야 한다. 특히 비주류에 대한 폭력은 더 주의하고 막아야 한다. 그래야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다.
③ 개별성_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
1) 남을 괴롭게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사람은 ‘자신의 책임 아래 남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기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자유’, 즉 행동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
2) 관습만을 따라하는 사람은 이성이 퇴행한다. 관습을 기반으로 스스로의 선택을 거듭해야 사람으로서의 지각, 판단, 도덕적 선호 등이 길러진다. 인간으로서 더 가치있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 밀은 삶에 대한 자주성, 주체성을 갖는 것을 ‘인간으로서 가치있는’ 혹은 ‘인간성 있는’ 것으로 여긴 듯 하다. 자주성·주체성이 없는 삶은 도구적·기계적, 과장해서는 비인간적 삶이라고 본 것 같다.)
3) 오늘날 사회는 사람들 사이의 시선과 검열로 인해 ‘개인의 충동과 선호의 과잉이 아니라 반대로 그런 것이 결핍이 인간 존재를 위협하는 시대’(118page)가 되었다.
4) cf. 칼뱅처럼 인간들 행동에서 고유성이 사라진 상태를 바람직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었다 : “의무가 아닌 것은 모두 죄악이다.” ⇒ 금욕주의적 사고방식
5) 개별성(자유론에서 말하는 ‘개별성’은 ‘행동의 자율성’의 의미로 여기면 될 것 같다), 독창성을 인정하는 사회는 구성원 개개인을 인간으로서 더 가치있는 삶을 살게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형태가 허용되어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한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개별성을 짓밟는 사회에 속한 구성원들은 정신적으로 허약해진다.
6) 개별성을 인정하는 것은 또한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개별성을 인정하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관습의 굴레로부터의 해방을 내포한다. 발전이란 본디 관습의 횡포에 적대적이다.
(* 다양성의 발현이 사회퇴보가 아니라 사회진보로 필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 주목할만한 것 같다. 인간에 대한 굳은 믿음이 보인다.)
7) 오늘날의 영국은 여론이 국가를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며 다수의 통념을 뛰어넘으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그 어떤 사회적 후원도 하지 않아 걱정이다.
(* 밀은 이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을 뿐 이런 상황에 대한 해결방안은 딱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 장은 지적으로 끝났다.)
④ 사회가 개인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
1) 개인은 다음 두 규칙을 지키는 선 하에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 규칙의 내용은 첫째, 타인의 이익이나 권리를 침해하지 말 것. 둘째, 사회 및 사회구성원 방어·보호를 위해 필요한 노동과 희생 중 자기 몫을 감당할 것. 사회는 개인이 위 규칙을 어길 경우 개인에게 간섭하여 규칙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
2) 인간의 행위 중 다른 사람에게 완전히 아무런 영향이 없는 행위는 극히 드물다. 그래서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일에는 논란이 따를 수 밖에 없는데, 밀은 그 부분은 5장 「현실적용」에서 다뤘고 이 장에서는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의 기준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다만, 이 장 앞부분에서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법한 일들(무시, 피해다니기, 친구랑 뒤에서 욕하기 등)에는 너그러워야 한다는 논조를 내비쳤다. 이런 일에까지 침해여부를 측정하는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융통성이 없는 일이라는 듯한 뉘앙스였다.
3)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인 것은 아니다. 행위가 ‘다른 개인이나 공공에게 명백하게 해를 끼치거나 그럴 위험성이 분명할 때’ 도덕이나 법률의 적용 대상이 되어야 한다. 가령, 같은 음주여도 시민이 밤에 혼자 술을 마시는 것은 괜찮지만 공직자가 근무시간중에 술을 마시는 것은 처벌 대상이다.
(* 이는 위 ‘1)’의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4) 그 외의 경우 사회는 개인에게 간섭해서는 안된다. 이 제재가 중요한 이유는, 사소하게나마 사회의 간섭을 허용할 경우 그 간섭은 잘못도니 곳에서 잘못된 방법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수의 편의와 기분에 따라 소수를 억압하는 경우를 주의해야 한다. (실제 사례들 : 이슬람 정부의 종교 강요, 청교도·미국 초기 금욕주의)
⑤ 현실 적용
: 이 장에서는 어디까지가 개인에게만 관련된 일이어서 사회가 간섭하면 안되는 일이고 어디부터가 사회가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시들을 다루며 그 경계를 보다 선명히 드러낸다. 많고 다양한 사례들 위주로 내용이 전개되는 장이라 핵심을 추려 정리하는 것이 어렵기에, 그리고 그 내용들이 오늘날 우리가 갖고 있는 자유에 대한 상식과 크게 다르지도 않기에, 여기서는 핵심을 추려 정리하지도 각 사례들을 모두 적지도 않을 것이다. 이 장은 몇 가지 인상깊은 사례들과 비교적 개괄적인 이야기를 추려서 다룰 것이다.
1) 자유를 포기할 자유는 허용되지 않는다. 스스로를 노예로 파는 행위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시 자유로워지는 선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자유의 목적에 어긋난다.
2) 남편은 아내의 자유를 통제하곤 한다. 부모는 자녀의 자유를 통제하곤 한다. 사회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3)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해가 아니라 득이 되는 상황이더라도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 스스로가 발전할 기회를 줘야하기 때문이고, 정부가 지나치게 거대해져 전국민이 정부의 움직임만 주시하게 되는 비효율을 방지해야하기 때문이다.
4) 영국 정치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들 : 주로 행정시스템에 대하여
“효율성을 지키면서 최대한 권력을 분산하라.”
“정보는 중앙으로 집중시킨 뒤 그곳에서 분산시켜라.” 등등
